"中과 구별되는 홍콩의 가치 훼손" 시위 참가한 홍콩 대학생의 절규

강혜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8-20 10: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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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성시대 부학생회장 겸 홍콩대학학생회연합 대변인 조이 수 인터뷰
"우리 고향이 또 다른 중국이 되는 것 두고 볼 수 없어"
"2014년 우산 혁명 때 중학생들이 커서 송환법 시위의 주축"

"대학생들은 자치권을 지닌 홍콩에서 태어난 세대입니다. 중국과 구별되는 홍콩인이라는 자긍심갖고 홍콩이 누리는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자랐습니다.지금 이런 가치들이 훼손되고 있고 정부가 방관하고 있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우리 고향이 또 다른 중국이 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최전선에 나서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성시대(Hong Kong City University) 부학생회장이자 홍콩 12개 대학학생회연합단체인 '홍콩 IAD(Hong Kong Higher Institutions International Affairs Delegation)' 대변인인 대학생 조이 수(Joey Siu·20·공공정책 및 정치학)씨는 홍콩의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 당시 수업 거부에 동참하던 중학생들이 5년 후 대학생이 돼 송환법 반대 시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12일 홍콩에서 진행된 현장 조사 결과 홍콩 시위대는 10대와 20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이라는 정체성이 강한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지난 19일(현지시간) 홍콩성시대 부학생회장이자 홍콩 12개 대학학생회 연합단체인 '홍콩 IAD'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이 수(20)가 홍콩성시대에서 U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콩=강혜영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대학생들이 시위 최전선에 서는 이유는

지금의 대학생들은 자치권을 지닌 홍콩에서 태어난 세대로 표현의 자유, 집회와 시위의 자유 등 홍콩이 누리는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자랐다. 중국과 구별되는 홍콩인이라는 자긍심도 높다. 따라서 우리 세대는 이런 가치들이 훼손되는 것과 이를 방관하는 정부에 분노하고 있다. 우리 고향이 또 다른 중국이 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최전선에 나가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나이가 많고 고위층인 기성세대는 홍콩을 바라보는 시각 우리와 아주 다르다. 그들이 우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사회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정치에도 입문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 힘쓰고 있다.

지난 18일 시위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지난 몇 주간의 시위에서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많은 대학생이 연행돼 갔다. 학보사 소속 기자들이 팔에 최루탄을 맞고 3도 화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방독면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구토를 하고 호흡곤란을 겪은 이들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홍콩의 자치권을 누려온 대학생들이 스스로 이를 수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계속해서 거리로 나오는 것이다. 홍콩의 취업난과 주거난을 해결하지 않는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것들은 아주 작은 이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시위에 동참하고 있나

이번 시위는 지도자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대학생들도 대규모 시위가 열릴 당시에는 개별적으로 시민으로서 참여하고 있다. 다만 각 대학 학생회에서는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보호 장비들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학생회 역시 시위에 앞서 물, 비상 의약품, 방독면, 헬멧 등을 배부해 폭력적인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 지난 16일(현지시간) 조이 수(가운데)를 비롯한 홍콩대학 학생회 연합단체인 '홍콩 IAD' 소속 학생들이 '홍콩을 지지하라, 시민에게 힘을' 집회를 홍콩 차타가든에서 개최하고 있다. [홍콩 IAD 제공]


아울러 대규모 집회를 홍보하는 포스터와 프로퍼간다 전단을 나눠주는 등 주최 측의 백업 역할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시위 중에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도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에 연행된 학생들을 위해 변호사를 통해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법률 지원도 하고 있다.

이번 시위에 지도부가 없다고 강조하는 까닭은

2014년 '우산 혁명' 당시에는 뚜렷한 지도부가 있었다. 그러나 그 지도부는 시위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이는 당시 운동이 좋게 끝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지도부의 의견과 지시사항에 동의하지 않았다. 홍콩 시위대 내에서도 주장하는 바가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독립을 지지하고 어떤 이들은 민주주의의 보장만을 지지한다. 이러한 다양한 견해를 지도부가 전부 아우르지 못한다는 교훈을 당시에 얻었다.

18일 시위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는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이들을 비롯해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시민들이 홍콩의 자치권을 수호하기 위해 연합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없기 때문에 다른 이의 지시를 따를 필요 없이 시위를 통해 각자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소 강경한 시위를 원하는 이들과 평화적 시위를 원하는 이들이 연합하고 합의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지난 18일 시위가 평화롭게 마무리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학연합단체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대학 연합 단체를 통해서는 국제 사회에 홍콩의 상황을 알리고 관심을 촉구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홍콩성시대를 포함한 12개 학교 학생회 연합 단체인 '홍콩 IAD'는 영국, 미국 등 해외의 정부 관계자, NGO, 대학생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과는 아직 협력하고 있진 않으나, 촛불 시위 등을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룩한 것을 보고 관심을 두고 있다.


▲ 지난 16일(현지시간) 홍콩대학 학생회 연합단체인 '홍콩 IAD' 주최로 차터가든에서 열린 '홍콩을 지지하라, 시민에게 힘을' 집회에 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홍콩 IAD 제공]


우리 단체에서는 지난 16일  '홍콩을 지지하라, 시민에게 힘을'이라는 주제로 대학생 시위를 주최하기도 했다. 시위를 통해 영국이 중국에 대해 홍콩반환협정 위반을 선언하고 미국이 홍콩 인권과 민주주의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약 600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홍콩 현지에서 시위에 동참하는 등 목소리를 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홍콩 및 중국 정부를 압박함으로써 시위가 지속할 수 있게끔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

오는 9월 개강을 앞두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수단으로 대학 수업을 무기한 거부할 방침이다. 그리고 시위를 지지하는 교수님들과 자발적으로 시위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열 계획이다.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이번 사태와 시위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중고등학교 수업 보이콧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중고등학생 단체와 학부모 단체 등과 미팅을 열고 이 같은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대규모 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린 빅토리아 공원 인근 도로를 집회 참여자들이 가득 메웠다. [홍콩=강혜영 기자]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번 시위의 의미를 알려주는 것, 즉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지금의 많은 대학생들은 2014년 우산혁명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다. 그때에도 학교 선배들과 대학생들이 정치적 상황과 시위의 중요성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도맡아 했다. 그 결과 우리는 학교 수업을 거부했고 선배들이 빅토리아 공원 등 야외에서 열어준 수업을 들었다. 이는 우리 세대가 사회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는 터닝 포인트가 됐고, 오늘날 우리가 시위대의 주축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됐다. 5년 전의 나처럼 지금의 중고등학생들도 5년 후에 대학생이 됐을 때 최전선에서 싸우길 소망한다. 


UPI뉴스 / 홍콩=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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