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윤준식 씨도 '킹덤'에 빠졌다 "단숨에 6부작 정주행"

홍종선 기자 / 기사승인 : 2019-02-09 13: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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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식 "한국형 좀비가 '킹덤'에서 부활하는 느낌"
김성훈 연출, 주지훈 액션, 이름 없는 좀비들 빛나
류승룡vs주지훈, 권력vs권력 아닌 권력vs민심 '신선'
심장 뛰게 하는 추격전에 녹아든 사회적 메시지 눈길
▲ 지난 1월 25일 전 세계적으로 공개된 조선 좀비 스릴러 '킹덤'. [넷플릭스 제공]


금쪽같은 설 연휴의 하루를 '킹덤'과 보냈다. 한 편만 봐야지 했는데 시즌1이 끝나는 6부까지 멈출 수가 없었다. 드라마임에도 영화 '킹덤'이라고 적을 만큼 김성훈 감독이 선사하는 수려한 영상미와 완성도 높은 연출력, 인간 대 좀비의 살 떨리는 추격전 위에 펼쳐지는 세자 주지훈 대 영의정 류승룡의 흥미진진한 싸움,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계속해서 '다음 회' 버튼을 누르게 했다.

똑같이 황금연휴의 하루를 보낸, 단 번에 6부까지 정주행한 사람이 또 있다. 서울에 사는 50세 윤준식 씨다. 회사 내 영화동아리 활동을 통해 개봉 신작을 챙기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탭, 휴대전화 등 각종 기기를 통해 국내외 영화들을 섭렵하는 그다. 평소 좀비물을 좋아하는 그는 '킹덤'을 보기 위해 처음으로 글로벌 영상콘텐츠 서비스 Netflix(넷플릭스)에 처음으로 접속했다.

 

▲ 백성의 배고픔이 괴물이 된 '킹덤'. 동작도 표현도 색다른 좀비가 온다 [넷플릭스 제공]


"한국형 좀비가 '부산행'에서 떴다가 '창궐'에서 퇴보, '킹덤'에서 부활하는 느낌입니다."

그야말로 극찬이다. 그는 이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2% 아쉬운 점도 있다"고 총평을 보탰다. 어떤 면이 마음을 사로잡았고 어떤 점이 아쉬움을 샀는지 들어보자.

"좀비에 대한 일반상식을 깨고 낮과 밤의 차이가 아니라 OO에 민감하다는 발상이 신선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낮이면 해가 없는 곳으로 숨어들었다가 밤이면 다시 살아나 가공할 만한 식탐과 속도, 파괴력을 보이는지 그 좀비 발현의 '조건'은 묵음 처리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시즌2에서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좀비물 애호가인 만큼 좀비를 어떻게 구상하고 구현했는가가 만족과 불만족의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는데 윤 씨는 호평으로 일관했다.

"서서히 변하는 것이 기존의 좀비인데 물리자마자 변하는 '킹덤'의 좀비는 독특했습니다."

'봉테일' 감독 봉준호 못지않게 디테일까지 채우는 완벽주의자 김성훈 감독은 '킹덤'을 준비하고 표현함에 있어 좀비에 대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좀비 전문 배우 오디션 당시부터 아크로바틱, 무용, 무술 등에 능한 이를 선택했고 수개월 연습을 통해 좀비 특유의 몸짓을 넘어선 몸 연기가 가능하도록 연출했다. 추운 날씨에도 얇은 옷을 입고 고생한, 몸을 아끼지 않고 열연한 좀비 배우들 덕분에 어느 작품의 좀비들보다 인상적인 동작, 무섭도록 빠른 추격을 선보였고 인간 대 좀비 대결의 공포와 스릴이 극대화됐다.

김성훈 감독은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좀비 설정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영화가 아님에도 '킹덤'을 선택한 이유에서도 그러한 의중이 읽힌다. 대본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도 입을 모았다.

"15, 16세기 극동아시아 조선에서 일어난 민초들의 투쟁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좀비, 괴물이라기보다는 우리는 역병환자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시대가 가지고 있는 고요하고 기품 있는 정적 아름다움이 끔찍한 역병환자들과 충돌했을 때 어떤 긴장감을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해서 연출을 맡았습니다."(김성훈)

"제가 봤던 좀비들은 배고픈 크리처(기묘한 생명체)였습니다. 좀비를 역병으로 풀어 보면 어떨까, 현재도 역병이 있지만, 훨씬 더 통제 불가능한 조선시대면 어떨까. 잔인한 장면들이 많아 기존 플랫폼에서는 표출하기 힘들었고 2011년부터 기획했지만 대본 작업이 힘들기도 했는데, 넷플릭스를 만나면서 자유로이 창작할 수 있었습니다."(김은희)

땀으로 준비된 외형적 행태에 정교하게 고안된 존재적 특성이 보태지며 '킹덤'의 크리처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정치사회적으로 배고픈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 된다. 이즈음에서 윤준식 씨를 아쉽게 한 부분을 들어보자.

 

▲ 의녀 서비 역의 배두나.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이번엔 사극이다 [화면 캡처]


"극적 구성이 단단하고 영화 같은 화질에 영상 퀄리티도 좋고 엑스트라까지도 연기 잘하는데 중전의 연기는 계속 걸렸습니다."

물론 한 개인의 의견이지만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특성 자체가 한 명 한 명의 의견이 소중하다. 주지훈, 류승룡 연기야 말할 것도 없이 백성 한 명, 좀비 한 명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배두나가 인지도에 비해 비중이 낮아 의아했다며 그 출연을 반겼다. 연기력 논란과 관련해서도 처음 보는 사극연기라 초반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지니 배두나만의 연기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의녀 서비의 감정변화를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 '민낯의 힘'을 믿고 노-메이크업으로 고군분투한 보람이다.

영의정 조학주(류승룡 분)의 딸이자 세자 이창(주지훈 분)의 새어머니인 중전 역을 소화한 김혜준의 변호사가 잠시 되고 싶다. 아직 신인이기에 연기에 과장이 있고 미숙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인으로서 꽤 큰 역을 맡았음에도 기죽지 않고 중전의 야심과 욕심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아버지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를 거부하고 주도적으로 나서 역병에 걸린 왕의 권력을 장자 이창이 아닌 뱃속 자신의 아이에게 이양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표현했다. 어쩌면 역이 커서 더 시청자의 낯섦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면을 크게 보이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 차분해서 더 무섭다. 피바람을 일으킨 영의정 조학주 역의 류승룡 [넷플릭스 제공]


남배우 얘기를 해 보자. 세자 주지훈과 영의정 류승룡의 대결은 '킹덤'의 관람 포인트다. 권력의 최고 정점에 오르고자 하는 마음은 똑같으나 목적이 다르다. 왕족으로 태어나지 못한 영의정 조학주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최고 권력을 자신의 것으로 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세자 이창은 간단치 않다, 변화를 겪는다. 처음엔 조학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왕이 되고자 했다. 이때까지는 완성형 '권력' 대 미완성 '권력'의 싸움이었다.

조학주와 이창의 대결은 이창의 변화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역모로 몰려 경상도 동래로 몸을 피했던 이창은 자신의 아버지를 인육을 탐하는 괴물로 만든 원인을 알게 됨과 동시에 조정이 권력암투에 몰두하며 '잊어버린' 백성들이 배고픔 속에 어떤 괴물이 되었는가를 목도한다. 그리고 이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을 위해, 눈앞의 제 몫만 챙기는 여느 위정자들과는 달리 결코 백성을 저버리지 않고 지키는 사람이 되기 위해 떨쳐 일어선다. 이로써 싸움의 본질은 '권력 대 민의'가 된다. 이창이 백성의 지지와 존경 속에 힘을 키우면서 극악한 권력자 조학주와의 대결은 더욱 뜨거워진다.

그 팽팽한 대결을 파워풀 중저음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류승룡, 젊은 에너지와 단단한 심지를 겸비한 주지훈이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류승룡이 정중동의 무게감 있는 연기로 권력의 무서움을 표현했다면, 주지훈은 익히 영화 '신과 함께' 혜원맥으로 입증한 화려한 검술액션을 입김 호호 나는 추운 날씨에 굴하지 않고 펼쳐냈다. 이창의 감정과 태도 변화를 설득력 있게 연기했음은 물론이다.

 

▲ 이창의 성장을 따라 드라마 '킹덤'이 흐른다. 액션도 되고 감성연기도 되는 배우 주지훈 [화면 캡처]

주지훈 곁에는 찰떡 콤비도 있다. 바로 김상호다. 세자를 지키는 호위무사 무영을 맡아 기대 이상의 액션은 물론이고 잔잔한 웃음으로 극의 경직을 막는다. 참 든든한 배우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윤계상 분)의 왼팔 양태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성규는 서비를 돕는 영신을 통해 '킹덤'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몸을 던진 액션은 기본, 정체를 숨긴 인물로 극의 미스터리 요소다. 장차 역할이 점점 커질 안현대감 허준호, 서비 배두나를 살뜰히 챙기는 동래 부사 전석호와 천만영화 '극한직업'에서의 인기로 호감도가 더욱 높아진 진선규가 시즌2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도 궁금하다.

"6부가 끝나는 순간 시즌2 언제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2편에서 이창의 조학주에 대한 반격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고, 어떤 배경으로 이런 좀비가 나왔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 내용이 나올 것 같아 기대됩니다."

그렇다. '킹덤'은 세자 이창의 성장을 따라, 나를 지키려던 무딘 창이었던 주지훈이 백성을 지키려 창다운 창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킹덤'을 단순 좀비물에 그치지 않게 하는 요소, 가장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2030세대뿐 아니라 4050세대의 심장도 뛰게 하는 '킹덤'은 현재 한 달 무료보기가 가능하다. 

 

U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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