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화력발전소 '2인1조' 요구 묵살, 누구 책임?

장기현 / 기사승인 : 2018-12-13 14: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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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수차례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아"
서부발전 "인력 관리는 우리 몫 아냐"
하청업체 "노동부 조사중이라 언급 곤란"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을 하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발전소 측이 노동자들의 '2인 1조' 준수 요구를 묵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씨가 사고가 나기 열흘 전인 1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캠페인에 참가해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


신대원 한국발전기술 노조지부장은 1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오래 전부터 위험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2인 1조로 일을 할 수 있게 개선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발생한 예견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컨베이어 운전원 김씨는 지난 11일 새벽 '홀로' 일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여 숨졌다.

 

김씨 동료들에 따르면 이 컨베이어벨트에는 비상시 멈출 수 있는 '풀코드'라는 장치가 있다. 레버를 당겨 긴급하게 컨베이어벨트를 정지시키는 장치다.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다른근무자가 이 장치를 작동시켜 김씨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 지부장은 "지난해에만 11월에 두 차례 사상자가 있었고, 8년 간 태안화력발전소 내에서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5년 간 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재 97%가 하청 노동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에 다 떠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故)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충남 태안군 서부발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하청업체로 떠넘긴 위험의 외주화가 김씨를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힘들고 위험한 업무는 외주화하고, 비용 절감만을 외쳤던 발전소가 결국 하청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정부가 바뀌어도 청년 하청노동자의 죽음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겪은 것과 같은 사고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대체 왜 이렇게 됐는지 조사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국발전기술은 태안 화력발전소 석탄운송설비 운전을 담당하는 하청업체로, 원청은 한국서부발전이다. 숨진 김씨는 지난 9월 17일 1년 근무 시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사한 지 넉 달 만에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원청인 서부발전 관계자는 "위탁사인 발전기술에서 '2인 1조'에 관한 규정 등을 담은 작업 매뉴얼을 승인받게 돼있다"면서도 "전량 위탁하기 때문에 업무지시를 할 수도 없고, 인력을 바꿔서 운영해도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청업체인 발전기술 관계자는 "'2인 1조' 규정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에서 조사 중에 있어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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