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증폭되는 '수어통역사 해고'

오다인 / 기사승인 : 2019-01-06 20: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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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말이음센터 직접고용 전환시 12명 해고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원 고용승계는 또다른 채용특혜"
KT새노조센터지회 "진흥원 주장 무책임해"

연말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수어통역사 해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진흥원과 진흥원 산하 손말이음센터가 해명과 반박, 재반박을 이어가며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진흥원은 "센터가 또 다른 채용특혜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센터는 "진흥원이 원청업체의 노조원 탄압을 방관한 데다 사표 제출을 요구한 적 없다는 주장도 무책임하다"며 맞서고 있다. 

 

▲ 작년 12월 19일 손말이음센터 소속 중계사 30여명이 참여하는 단톡방에 공지된 KTcs 측 담당자의 퇴직서류 제출 요구. [중계사 제공]

 

손말이음센터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수어통역기관이다. 청각·언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전화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중계사' 역할을 한다. 


진흥원은 2005년 이런 중계서비스를 시작한 뒤 2009년 KT자회사인 KTCS에 위탁·운영해왔다. 정부가 2017년 7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진흥원은 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소속 중계사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진흥원이 중계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작년말 진흥원이 무기계약직 전환시험에 응시한 중계사들에게 원청업체인 KTcs에 사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며, '형식적 채용시험에 불과하다'는 말과 달리 실제로는 시험에서 탈락한 중계사 11명을 해고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중계사 1명을 포함하면 모두 12명이 이 과정에서 실업자가 됐다. 이들 중계사는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에 가입돼 있다. 

 

논란이 일자 진흥원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준수했으며 합의된 절차에 따라 엄격하고 공정한 채용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채용방식·평가절차는 중계사 대표가 참여하는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를 통해 합의된 사항이며 중계사에게 KTcs에 사표 제출을 요구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형식적 채용시험에 불과하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흥원 관계자 누구도 사전에 이런 내용을 전달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형식적 채용시험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특혜요구일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계사 측은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중계사 측인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 관계자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KTcs는 줄곧 사소한 일도 진흥원과 확인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진흥원의 승인 없이 KTcs가 중계사들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KTcs 관계자는 지난 12월 19일 중계사들 30여명이 참여하는 단체대화방을 통해 "KTcs에 남지 않는 분은 퇴직서류 모두 작성하셔야 한다"고 공지했다. 또 "퇴직서류 샘플을 참고해 작성하라"며 중계사들이 보고 따라할 수 있도록 PDF 파일을 올리기도 했다.

센터지회 관계자는 "KTcs가 잔류를 희망하는 중계사 2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했는데, '진흥원 조건이 좋은데 왜 여기에 남느냐, 그래도 남겠다면 다른 콜센터를 소개해주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중계사 입장에서는 KTcs를 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채용절차 합의시 '기존 중계사들을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니냐'고 묻자 '아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형식적 채용시험에 불과하다'는 말을 진흥원이 직접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업을 우려하던 중계사들에게는 그와 같은 뜻으로 읽힐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또 "센터가 굉장히 공적인 업무를 하고 있고 국가가 운영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진흥원의 말을) 순수하게 믿었던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한탄했다.

"사표 제출로 진흥원이 얻을 실익이 전혀 없다"는 진흥원의 해명과 관련해 김미영 KT새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실익 여부로 따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KTcs가 중계사들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사실을 진흥원에서 몰랐다는 건 이 중계사들에 대한 관리 책임이 진흥원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뜻"이라며 "진흥원의 해명은 '그런 의도가 없었으니 믿어달라'고 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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