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 '주먹구구' 인사시스템에 직원들 '사분오열'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04-24 18: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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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최종삼 대표, 임기내 성과 내려 직원 희생 강요"
홈앤쇼핑 "페이밴드, 직원 여론 반영해 도입"

홈앤쇼핑(대표 최종삼)의 주먹구구식 인사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직원들이 사분오열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올해 페이밴드(payband)를 전면 도입한 새로운 인사제도에 따라 연봉계약을 체결한 이후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홈앤쇼핑 직원 A 씨는 "지난 3월 전사 승진자가 6명으로 역대 최저 승진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직원들은 또 한 번 연봉 때문에 좌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임 성공을 위해 임기 내 성과를 극대화하려고 직원들의 희생을 강조하는 최종삼 대표의 의중일 수 있다"며 "최근 대표 및 임원들의 연봉과 처우만 향상시키고 직원들의 급여인상 문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홈앤쇼핑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경영진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기문 전 중기중앙회장은 홈앤쇼핑 공동대표를 겸임하며 연간 7억 원을 웃도는 급여를 받았다"며 "이는 일반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의 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강남훈 홈앤쇼핑 전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7억 원으로 책정돼 허민회 CJ ENM 대표와 같은 수준이었다.


홈앤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CJ오쇼핑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매출 4039억 원, 영업이익 448억 원을 기록했다. CJ ENM의 커머스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2944억 원, 영업이익 1241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강 전 대표는 퇴직소득으로 5억8034만 원을 받았을 뿐 아니라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7억 원도 수령했다. 이와 같은 고액의 퇴직위로금은 최근 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 홈앤쇼핑(대표 최종삼) 직원들이 주먹구구식 인사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사분오열하고 있다. [홈앤쇼핑 제공]


홈앤쇼핑은 최근 새로운 인사제도를 만들면서 3직급 체계를 5직급 체계로 변경하고, 페이밴드를 적용했다.

페이밴드는 직급별로 설정된 범위 안에서 개인 성과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는 제도다. 일정기간 안에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 인상이 제한된다.

그런데 연봉이 직급별 페이밴드 최저점을 밑도는 직원이 다수 발생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홈앤쇼핑 측은 이번 연봉조정 과정에서 경과조치를 적용해 연봉이 페이밴드 최저점에 못 미치는 직원들의 연봉인상률을 높였다. 전체 직원의 60% 가량이 경과조치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경과조치 적용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직급별 페이밴드를 밑도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서 직원들을 우롱하는 제도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과조치를 적용받지 않은 직원들은 연봉 인상률이 2~5%로 제한돼 높은 성과를 냈더라도 경과조치를 받은 직원보다 인상률이 낮다는 이유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직군에 관계없이 동일한 페이밴드를 적용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자신의 직군 평균 급여가 높은 직원의 경우 페이밴드에 따라 연봉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


지난해 기준 홈앤쇼핑의 1인 평균 급여액은 △ 영업부문 6943만 원 △ 방송부문 6578만 원 △ 경영지원부문 7146만 원으로 직군별 차이가 최대 568만 원에 달했다.

아울러 페이밴드 적용으로 전체 기본급 규모가 증가하면서 사측이 인건비 지출 유지를 위해 성과급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 과정에서 직원들의 원성이 커진 이유는 그동안 인사평가제도에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채 입사자들은 대졸 초봉 기준을 적용받았지만 경력입사자들은 별다른 기준 없이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직원간 연봉 차이가 커졌다.


홈앤쇼핑의 인사제도 개선은 직원 사이의 연봉 격차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저액 연봉자들의 불만을 오히려 더 키웠을 뿐 아니라 과거 주먹구구식 인사제도의 민낯이 드러나게 됐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인사컨설팅을 받을 때 새로운 인사제도는 신입사원만을 대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받았지만, 연봉 차이에 불만이 많은 직원들의 여론을 반영해 기존 직원들에게도 적용한 것"이라며 "성과급은 연말 실적과 회사 사정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미리 결정되는 게 아니고, 연봉협상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홈앤쇼핑 홍보팀 관계자는 "인사제도 개편에 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후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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