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64세, '시니어 인턴'으로 다시 출근합니다"

강혜영 / 기사승인 : 2019-05-13 16: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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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퇴직 연령 49세 시대, 고령층 64% 72세까지 근로 원해
영화 '인턴' 현실판 시니어 인턴십, 노인일자리 문제 대안 될까
▲ '시니어 인턴십 사업'을 통해 청소년 독서실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게 된 김은규(64) 씨 [강혜영 기자]


"24:1의 경쟁률 뚫고 인턴으로 재취업했어요. 55년생,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죠."


서울 금천구시설관리공단 산하 청소년독서실 관리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은규(64) 씨. 10여년 간 기업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해온 그는 지난해 부장 직책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났다. 그는 퇴직 이후 집에서 쉬는 대신 올해 2월 인턴으로 다시 취직했다. 만 60세 이상 인턴을 채용하면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노인 일자리 사업인 '시니어 인턴십' 제도를 통해서다. 그는 3개월간의 인턴십 과정을 이수하고 이달 1년 계약을 맺어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도서관 관리직 인턴 자리에는 24명의 고령 지원자가 몰렸다. 김 씨에 따르면 서류 전형을 거쳐 5명이 선발됐고, 이들은 인재서비스 대표 기업이자 시니어 인턴십 운영기관인 '스탭스'를 통해 3시간에 걸쳐 기본 소양 교육을 받았다. 이후 공단에서 면접을 봤고, 이 모든 전형을 통과한 김 씨가 최종 합격자가 됐다. 주 5일 주·야간 교대로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김 씨는 "집에서 놀기보다는 나와서 일하면서 용돈도 벌고 다양한 복지혜택도 누릴 수 있다"면서 "공단 측이 일정을 조율해 줘 대학원에서 학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 나이와 근로 희망 연령 사이, 20년 공백


49.1세.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직장인의 평균 퇴직 나이다. 그러나 고령층이 스스로 계속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상한선으로 생각하는 평균 나이는 72세다. 실제로 일터를 떠나는 연령과 희망퇴직 나이까지는 20년이 넘는 격차가 있는 것이다. 고령층 직장인들은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 통계청의 2018년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 고령층(55~79세) 인구의 과반이 넘는 64.1%(861만3000명)가 '일자리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들이 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 때문이다. 고령층 중 연금 수령자 비율은 45.6%(612만9000명),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57만원이다. 절반이 넘는 노령층은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김은규 씨 역시 "주변 55년생, 56년생들 중에도 일할 여력이 있고, 자식들에게 기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2019년 3월에 공표한 '장래인구추계 중위추계'에 따르면 55세 이상 인구는 2019년 기준 1560만 명에서, 2024년도 1844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시점부터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대량 은퇴가 이어지면서 노인 일자리 문제가 더욱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인턴십 수료 후 계속 고용률 96% 달해


퇴직 이후 일자리를 찾는 고령층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시행하는 시니어 인턴십 사업이 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기업 및 비영리민간단체가 위탁 운영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한 만 60세 이상 근로자를 최대 3개월 간 인턴으로 고용할 경우 급여의 50%(직종에 따라 월 최대 40만원)를 지원금으로 주는 제도다. 참여 기업이 인턴십 종료 후에도 해당 참여자와 6개월 이상의 계속근로계약을 체결하면 최대 3개월간 월 급여액의 50%를 채용성과금의 형태로 지원한다.


▲ 시니어 인턴십 참여 기업 및 참여자 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 현재 84개의 운영기관을 통해 1391개의 기업이 시니어 인턴십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매년 5000명이 넘는 인원이 이 사업을 통해 인턴으로 고용됐다. 2018년에는 5686명이 인턴십 사업에 참여했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65.5세였다. 시니어 인턴십을 수료한 이들이 계속고용(6개월 이상)되는 비율도 높았다. 2018년 기준 인턴십 참여 완료자 대비 계속고용된 비율인 계속교용률은 96%에 달했다.


시니어 일자리 참여자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표했다. 코레일에서 34년 근무하다가 유관 중소기업 K종합서비스에 시니어 인턴으로 취업한 임동원(60) 씨는 기관차의 경유 급유작업을 하고 차량 기지 내에서 기관차의 정시 운행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임 씨는 "철도에 평생을 바쳤는데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계속 근무하며 보수도 받을 수 있어 보람차다"면서 "일자리 구하기에 나이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신체적 기능이나 인지적 기능이 왕성하기 때문에 70세까지는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 시니어 인턴십 참여자들이 지난 2월 22일 운영기관 '스탭스'에서 사전 소양교육을 받고 있다. [스탭스 제공]


단순 기능직이 55%…"장기 대책도 모색해야"


다만 시니어 인턴십을 통해 제공되는 일자리는 대부분 저숙련 직무로 구성돼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2017년 노인일자리사업 통계를 보면,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 도매 및 소매업 등 단순 기능직 중심의 일자리 연계가 시니어 인턴십의 55.1%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연계하기 위해 경영·사무·금융·보험 등 다양한 직무를 포함한 '전략직종형' 인턴십 기회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질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윤진 세종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니어 인턴십 등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보다는 사회적 일자리를 통해서 양적인 성장 고용률 수치를 높이는 데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기적인 대책으로 임금 피크제 확대나 일본처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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