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신화' 원동력은 K리그

김병윤 / 기사승인 : 2019-06-15 09: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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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황금세대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내리그 키워야

U20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결승진출은 '폴란드 신화'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 신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수의 능력, 지도자의 가르침, 협회의 지원 등등. 누구 하나의 노력으로 될 수는 없었다.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이뤄낸 종합 작품이다. 이런 요소 중에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바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 투자와 헌신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1명의 선수 중 K리그 소속이 15명이다. 좀 더 세밀히 분석해 보자. K리그 유스 출신이 12명이다. 해외파 4명 중 2명과 대학생 2명 가운데 1명이 프로구단 유스 출신이다. 결과적으로 K리그 또는 K리그 유스 출신이 18명이다. 이들이 큰일을 해냈다. K리그의 발전이 없었다면 폴란드 신화는 이루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이 11일(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에콰도르를 꺾고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AP 뉴시스]

한국프로축구는 1983년 2개의 프로팀과 3개의 실업팀으로 출범한 수퍼리그가 모태다. 처음에는 준프로 형식으로 시작했다. 1987년부터 아마추어를 제외하고 프로 5개 팀이 참가하는 순수 프로리그로 제 모양을 갖춰 다시 출범했다. 이후 신생팀 창단으로 10개 프로팀이 구성돼 오늘의 기틀을 마련했다. 1996년부터 지역연고제를 도입해 팀명 앞에 연고지 지명을 붙이기 시작했다. 1998년에는 K리그라는 고유 명칭을 확정해 오늘에 이르렀다. 2012년 16개 팀까지 늘어난 K리그는 2013년부터 1부와 2부 리그 승강제를 도입해 경기력을 향상시켜 왔다. 2014년에는 본격적인 승강제가 도입돼 팀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K리그는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각 구단의 노력으로 현재 1부 리그 12팀. 2부 리그 10팀이 모범적 운영을 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1부 리그를 'K리그1', 2부 리그를 'K리그2'로 부르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K리그는 한국축구의 중심이다. 한국 최고의 리그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최강의 리그로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많이 들어 올렸다.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중동과 중국의 거센 도전도 가볍게 뿌리치고 있다. 영원한 맞수 일본의 J리그 팀들도 K리그 팀과 맞붙으면 한없이 작아진다. K리그의 이런 강인함은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리그 소속 구단들은 의무적으로 유스팀을 육성해야 한다. 유스팀은 체계적 프로그램으로 어린 선수의 기량 향상에 도움을 준다. 프로팀에서 연구하는 선진 기술을 접목해 주고 있다. 잘 구성된 식단으로 성장기 선수들의 체력증강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프로팀 감독들이 직접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프로 감독의 지도를 받고 나면 프로팀에 입단하려고 자발적 노력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팀 입단이라는 목표를 확실히 갖게 된다. 프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직접 관람하며 전술과 기량을 간접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런 환경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K리그 유스팀들의 기량은 'K리그1'과 'K리그2'의 차이가 없다. 비슷비슷한 실력으로 자웅을 가린다. 유망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을 뿐이다. 축구인들은 말한다. K리그 유스팀은 유망주들의 보물창고라고. K리그 구단들의 운영 방식 변화도 유망주들의 발굴과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구단들은 과거에 우수선수를 데려와 성적을 내는 단기적 운영을 했다. 이제는 유스팀을 통한 우수선수 육성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한마디로 자급자족 형태가 자리 잡았다.

현재 K리그 일부 팀에서는 유스 출신들이 주축으로 뛰고 있다.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구단으로서는 돈 안 들이고 우수선수 확보를 할 수 있게 됐다. 선수들도 어릴 때부터 함께 한 프로팀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배우며 편히 운동하고 있다. 구단은 프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는 선수에게 해외 진출의 길도 안내해 주고 있다. 전남의 지동원, 수원의 권창훈이 좋은 본보기이다. 구단과 선수는 서로 돈을 벌 수 있다. 선수는 해외 진출로 또 다른 기회를 잡게 된다.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다. 상부상조의 길이다.

K리그 유스팀들의 성장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정책 지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경기마다 23세 이하 선수 3명을 의무적으로 출전하게 했다. 이런 정책은 유스팀 육성에 촉매제가 됐다. 구단은 어린 선수 확보에 열을 올려야 했고 유스팀 육성에서 답을 찾았다. 프로축구연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준프로 정책을 도입했다. 유스팀 소속 선수들의 프로리그 출전도 허용한 것이다. 연맹은 졸업을 앞둔 유스팀 소속 고3 선수들에게 프로리그 출전권을 부여했다. 일찍부터 유망주에게 실전경험을 쌓게 하려는 적극적 발상이다. 연맹의 이런 정책은 폴란드 신화의 밑바탕이 되었다. 20세 이하 월드컵대회에 출전한 대부분 선수는 K리그 프로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기량이 향상됐다.

K리그는 2019년에 부흥의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K리그1 평균관중은 15라운드까지 8398명으로 2018년에 비해 47%나 증가했다. K리그2도 14라운드 기준 68% 증가한 2594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력, 구단의 적극적 홍보와 마케팅, 프로축구연맹의 행정지원이 모아진 3위1체 합작품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자체 방송 시스템도 구축, K리그2의 모든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축구 중계에 목말라 하던 팬들에게 감로수를 제공하고 있다. 역대 어떤 집행부도 못 했던 과감한 결단이다. 프로축구연맹은 2020년에 완벽한 중계시스템으로 팬들에게 다가설 계획이다.

▲ 지난달 5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리그1 수원삼성 대 FC서울의 경기, 서울 박주영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K리그 소속 프로팀들은 20세 이하 월드컵에 팀의 전력 손실을 감수하고 선수들 차출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큰 꿈을 위해 헌신했다. 그리고 한국 축구계에 신화를 창조했다. 프로축구연맹은 폴란드 신화 창조로 K리그 인기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폴란드 신화 창조의 주인공들이 K리그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팬들이 보고 싶어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축구 관계자들은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거둔 찬란한 결과에 공통된 의견을 내고 있다. K리그의 폭발적 인기가 한국축구 발전의 원동력이며 유일한 답이다.


U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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