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일 소장 "폭스테리어 견주는 처벌을, 개는 훈련 기회를"

김진주 / 기사승인 : 2019-07-05 09: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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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테리어 사건'에 대한 또 하나의 시선
정 소장 "사고 낸 개, 내가 훈련시켰으면"

지난 6월 21일, 경기도 용인에서 약 12kg의 폭스테리어 종 개가 생후 35개월의 여아를 물어 상해를 입힌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일명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는, 지난 3일 그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고를 낸 폭스테리어는 안락사 시키고, 견주는 앞으로 어떤 개도 키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냥개의 일종인 '폭스테리어'가 4일 오후 급상승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강형욱 훈련사의 발언은 파장을 일으켰다.


▲ 지난 3일 SBS는 경기 용인의 모 아파트의 한 주민이 키우는 폭스테리어가 같은 아파트 주민들을 물어 다치게 하는 일이 상습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SBS '8 뉴스' 캡처]


한편, 강형욱 훈련사와는 또 다른 의견을 내놓은 전문가가 있다. 한국애견행동심리치료센터 정광일 소장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풍산개들의 훈련을 맡기도 했던 정 소장은, "자기 개를 관리하지 못해 타인에게 고통을 줬으니, 견주는 처벌 받아 마땅하다. 앞으로 개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 것도 타당한 조치"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대로 훈련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개를 안락사 시킨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광일 소장에 의하면 사람이나 다른 개를 보고 짖는 개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목줄(칼라)이 아닌 가슴줄(하네스)을 착용했으며 줄이 길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최근 목줄(칼라) 대신 가슴줄(하네스) 착용이 보편화됐으며, 줄도 예전보다 길어졌다. 반려견을 좀 더 자유롭게 해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경향으로 보인다. 그 마음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자유가 훈련에는 독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의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인 생후 3~6개월에는 목줄 대신 하네스, 그리고 긴 줄로 적당히 자유를 줘도 좋다"며 "하지만 7개월 이후부터는 목줄을 착용시키고, 외출 시 줄을 짧게 해 통제력과 절제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한국애견행동심리치료센터 정광일 소장은 "생후 7개월 이후부터는 목줄을 착용시키고, 외출 시 줄을 짧게 해 통제력과 절제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픽사베이]


정 소장은 "개는 개다. 즉 사람과는 뇌 구조부터 다르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훈련의 필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개의 뇌는 사람의 뇌와 달리 통제와 절제 기능을 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부분이 아주 미미하므로, 즉 통제력과 절제력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 동물이 사냥본능까지 가지고 있으니, 훈련 없이는 위험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지속적이고 때로는 강도 높은 훈련이 필수적이다.

"영화 '기생충'에 보면 '넘지 말아야 할 선' 이야기가 나오는데, 개에게는 그 '선'을 알려주는 기본적인 학습도구가 공공장소에서의 목줄이다. 그래서 내 개가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에 줄을 함부로 풀거나 느슨하게 하는 것은, 그 사랑하는 개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이다. 사고를 낸 폭스테리어의 견주도, 내 개가 안쓰러운 마음에 '위험한 자유'를 줬고, 결국 그 행위가 사랑하는 개를 안락사 당할 지경으로 내몬 것이다."

정 소장은 "내 개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인터넷이나 방송에 나온 훈련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도 문제"라며, "또한, 최근 반려동물 관련 방송들을 보면 의인화가 대세인데, 이는 개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개의 입장에서 개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면서, 결국 사람의 방식과 언어로 개의 생각을 해석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수다. 하지만 사람이 온전히 개의 입장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사람이고 개는 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 소장은 "문제의 폭스테리어 때문에 고통 받은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 개가 제대로 훈련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안락사 시키기 전에 한 번만 기회를 줄 순 없을까? 다시는 사람을 물지 않도록, 내가 직접 훈련시키고 싶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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