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홍콩 시위…범죄인 인도법안 논란에 연예계도 '술렁'

김현민 / 기사승인 : 2019-08-26 14: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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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화권 아이돌은 중국 정부 지지
홍콩 송환법에 현지 연예인은 입장 양분
김의성 홍콩 집회 지지해 누리꾼과 공방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집회가 장기화하고 있다. 한동안 평화 기조를 이어온 시위대는 지난 25일 경찰과 충돌하면서 극렬하게 대치했다. 현지 경찰은 물대포 차와 함께 최루탄을 썼고 시위대는 벽돌, 화염병 등을 던지며 갈등은 폭력적인 양상으로 번졌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중화권 스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송환법 논란과 관련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타들의 입장은 여론의 호응을 얻기도, 반발을 사기도 하며 대중의 관심사가 됐다.

한국서 데뷔한 중화권 아이돌, 중국 정부 공개 지지

한국에서 데뷔해 스타가 된 아이돌 가수는 한류를 타고 중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민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중국 국적의 연예인들은 한목소리로 중국 정부를 지지했다. 그들은 중국, 홍콩, 대만은 하나며 중국 정부는 하나라는 의미를 담은 '하나의 중국'을 주장했다.

 

▲ 엑소 레이는 삼성전자의 홈페이지에 국가 지역 표기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며 전속 모델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전자]

 

그룹 엑소의 레이는 지난 13일 웨이보에 성명을 올리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입장을 보이는 조직과 함께할 수 없다며 전속 모델을 맡고 있던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홈페이지에 국가와 지역 표기가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레이 중국 소속사의 지적이다.

 

▲ 프리스틴 주결경(왼쪽)과 우주소녀 성소는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 문제를 두고 중국 정부를 지지했다. [플레디스·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룹 프리스틴의 주결경 역시 지난 14일 웨이보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룹 에프엑스 출신의 빅토리아는 지난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사진과 함께 중국어와 영어로 "나는 중국을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한다. 홍콩은 영원히 중국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우주소녀의 성소, 미기, 선의도 이날 웨이보로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국적이 아닌 아이돌의 행보다. 홍콩 태생의 갓세븐 잭슨과 대만 태생의 라이관린도 웨이보에 오성홍기를 게재하고 '하나의 중국'을 외쳤다.

양분된 분위기의 현지 연예계

현지 연예계 분위기는 일관되지만은 않다.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목소리와 '일국양제(一國兩制)', 즉 한 국가 두 체제를 주창하는 외침이 공존하고 있다. 일국양제를 요구하는 이들은 중국과 별개로 홍콩에 행정·입법·사법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배우 류이페이(유역비)는 지난 15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며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개봉하는 류이페이 주연 영화 '뮬란'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일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곳곳의 누리꾼들은 류이페이의 입장에 반대하며 "#BoycottMulan"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 중국 배우 류이페이(유역비)는 웨이보에 홍콩 경찰지지 입장을 밝혔다가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 '뮬란' 보이콧 운동을 불렀다. [월트디즈니]

 

중국 배우 청룽(성룡)은 지난14일 중국 국영방송 CCTV와의 인터뷰에서 오성홍기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며 "중국은 내 조국이다.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홍콩이 평화를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배우 알란 탐, 량자후이(양가휘)는 6월 열린 중국 정부 지지 집회에 참여했다.

 

▲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중국 배우 청룽, 알란 탐, 량자후이(왼쪽부터) [청룽·알란 탐 페이스북, 뉴시스]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소신을 밝힌 연예인도 있다. 홍콩의 독립적인 자치권을 주장해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홍콩 가수 데니스 호, 앤서니 웡은 여전히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데니스 호는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 연설자로 나서서 "홍콩인들이 중국의 거짓된 일국양제 약속에 분노하고 있다"며 중국을 유엔 회원국에서 퇴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2014년 10월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에 참여했다가 중국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사실 이들처럼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14년 우산혁명을 지지했다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중국 배우 저우룬파(주윤발), 류더화(유덕화), 량차오웨이(양조위)는 이번 사태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이유 그리고 쯔위 사태

이처럼 스타들이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이유는 인구 14억의 중국 시장이 연예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중국 활동을 병행하는 소녀시대 윤아는 2016년 남중국해 분쟁으로 중국과 필리핀이 마찰을 빚던 당시 어느 쪽 입장을 지지하는지 밝히라는 누리꾼들의 댓글 세례를 받았다.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로 그룹 트와이스 쯔위의 대만 국기 사건이 있다. 대만 출생의 쯔위는 2015년 11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녹화 현장에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태극기와 함께 들고 등장했다. 이 장면은 당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고 이를 본 중국 팬들이 강한 반발을 보이자 쯔위는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올려 사과까지 하는 촌극을 벌였다.

 

 

▲ 트와이스 쯔위는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방송에서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들고 등장해 중국 팬들에게 비판받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방송 캡처]

 

이번 사태의 양상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일었던 2016년과 유사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가 남중국해 상의 해양 지형물 영유권 및 해양 관할권을 주장하는 해양 영토 분쟁이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다투던 필리핀은 분쟁 중재를 신청했고 2016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중국 여론의 반발이 일었고 중국의 연예인들 역시 여론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 배우 김의성의 소신과 윤균상의 '좋아요'

 

▲ 배우 김의성은 8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홍콩 집회를 지지했다. [김의성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김의성은 홍콩 집회를 지지하며 중국 누리꾼과 공방을 벌였다. 그는 8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지금 홍콩은 마치 80년 광주를 연상하게 합니다"라며 홍콩 시위를 지지하면서 "#freehongkong #prayforhongkong #westandwithHK"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배우 윤균상은 김의성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중국 팬클럽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 팬클럽 폐쇄 조치까지 이어지자 윤균상 측 관계자는 "정치적 의미나 뜻을 더해 누른 것은 아니라고 한다"고 해명하며 '좋아요'를 취소했다.

 

U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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