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대입제도 개편, 정시확대 vs 학종개선

강혜영 / 기사승인 : 2019-09-09 13: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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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에 학종 공정성 높인다는 교육부
전문가 "땜질식 개편 누더기 입시제도" 우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딸과 관련된 입시 특혜의혹들이 확산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대학입시 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번 논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 딸 의혹을 언급하면서 대학입시 제도를 재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입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교육계는 "백년대계인 교육이 정치적 사안 때문에 좌지우지돼선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동양대 자료 요청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학종 공정성 강화에 초점…2022년 이후 대입


교육부는 지난 4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대입제도 개편 관련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뒤 학생부종합전형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첫 회의를 마치고 "학생부종합전형의 투명성·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미 지난해 발표한 내용에 자소서나 학생부를 대부분 축소·단순화시켰다. 그 부분을 더 보완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입 전형 사전예고제에 따라 확정된 오는 2022학년도 대입은 지난해 발표한 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계는 교육부가 학종 평가 결과를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학종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달리 최종 점수나 탈락 사유를 알지 못해 '깜깜이 전형'으로 불려왔다. 따라서 교육부는 평가 결과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8월 대학이 평가 기준만 자율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등 학종 평가 공개를 조금씩 유도해 왔다.

아울러 지난해 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 초안에 담았다가 완화된 방안들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상경력, 봉사활동,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중 자율동아리 내용 등은 학생부에서 삭제할 가능성이 검토됐으나 정책 숙려 과정에서 완화됐다. 이 같은 내용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 63%는 "정시가 수시보다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이 대입제도 개편을 지시하자 정시확대방안이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유은혜 부총리는 정시·수시 비율 조정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4일 "정시와 수시 비율 조정으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장기적인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리얼미터 제공


그러나 국민 대부분은 정시 확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학종 투명성 제고만으로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대학입시제도와 관련한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501명 중 63.2%가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 위주의 수시 전형보다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측에 따르면 모든 직업·연령·지역·이념성향·정당지지층에서 '정시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학생과 20대는 70% 이상이 정시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계 "교육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 말라"


교육계는 정치적 문제로 교육제도를 개편하면 교육현장에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떠밀려서 지난해 공론화로 정해진 대입제도를 일 년도 안 돼서 흔드는 것은 학교 현장에 혼란만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입제도야말로 교육 법정주의에 입각해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교육 제도는 문제가 불거지면 단편적으로 그걸 고치는 누더기 입시제도를 만들면 안 된다"면서 "미래 사회의 변화와 인재 육성의 방향 등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서 점진적으로 개선 내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조국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대학 입시에도 관련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정치적 문제로 백년대계 교육이 좌지우지되지 않아야 한다"며 "조국 장관 딸의 문제는 10년 전에 발생한 것인데 이를 가지고 지금 대입제도를 바라보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가 그동안 내세운 근본적인 교육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개인의 사안, 그것도 정치적인 난제를 풀기 위해 교육을 수단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 고교체재 개편 서열화 해소 등 당초 내세웠던 공약부터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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