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권장한 '류석춘 폭탄'과 '홍준표 원죄론'

김당 / 기사승인 : 2019-09-23 00:30:22
  • -
  • +
  • 인쇄
정치권으로 번진 류석춘 '망언' 터질 게 터졌다
민주당 "류석춘은 한국인, 아니 사람이기는 한가"
한국당 "반국민적 발언…위안부 피해자와 국민께 사죄해야"

"류석춘 교수는 한국인이 맞는가, 아니 사람이기는 한가.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하고 한국을 떠나라."(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 브리핑)


▲ 2017년 7월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신임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


강의 시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여성으로 지칭한 류석춘 교수(연세대 사회학과) 수업중 발언의 후폭풍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또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에 이어 '원정 출산' 의혹까지 제기하는 가운데 홍 전 대표와 가까운 류 교수의 망언이 터져 나와 한국당은 이로 인해 ‘내홍’까지 겹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21일 토요일임에도 현안 브리핑에서 "류석춘 교수가 수업시간에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몰아붙이고 '일본은 잘못이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학생들의 항의에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며 여학생에게 치욕을 주기도 했다. 천인공노할 짓이다"고 비판했다.

"과연 류 교수는 한국인이 맞는가, 아니 사람이기는 한가"


이 대변인은 "류 교수는 우리 사회가 ‘거짓말을 받아들이고 확대 재생산한다’며 국민들까지 싸잡아서 비난했다"면서 "일본 극우집단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망언 중의 망언이다. 과연 류 교수는 한국인이 맞는가, 아니 사람이기는 한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류 교수는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사람이다. 한국당이 추종하는 우리나라 일부 몰지각한 보수 지식인의 민낯을 보는 듯하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굴종적 대일관계를 선린우호로 착각하는 수구집단이 얼마나 왜곡된 역사의식과 지식착란에 사로잡혀 있는지 그 바닥을 들여다보는 듯하다"고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의 김정화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에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학교(연세대)의 명예를 넘어 국민 모두의 명예가 걸렸다. 즉각 파면이 답이다"고 파면을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가슴 아픈 역사 앞에, 칼을 꽂는 막말을 보니 한국당 혁신위원장 출신답다. 위안부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류석춘은 더럽고 추한 말로 살인을 저지른, '정신적 살인자'이다"라고 한국당과 류 교수를 싸잡아 비판했다.

한국당도 이날 오후 김성원 대변인이 '류석춘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짧은 논평을 내긴 했다. 딱 세 문장이었다.

"류석춘 교수의 반국민적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 류 교수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께 지탄받아 마땅하다. 즉시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하기 바란다."

그러자 다음날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 변인이 다시 현안 브리핑에서 "왜곡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는 류석춘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당 중책에 임명했던 한국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단순한 유감표명에 그쳤다"면서 "류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망언에 대해 한국당의 진정성 있는 사죄와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류 교수 발언은 여성인권에 대한 무지와 역사왜곡으로 ‘성인지 감수성 제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한국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 아니다"고 다시 한번 한국당을 걸고 넘어졌다.


▲ 제7회 지방선거 및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류석춘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2.26. [뉴시스]


류석춘은 홍준표 전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


실제로 류 교수는 한국당, 특히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뉴라이트 공동대표를 지낸 류 교수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2017.7~2018. 6) 시절에 한국당 혁신위원장(2017년)과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2018년)을 지냈다.

홍-류 콤비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바꾼 당을 현재의 모습으로 혁신(?)한 장본인들이다. 그러다 보니 류 교수의 과거 망언과 최근 홍준표 전 대표의 잇단 ‘내부총질’까지 겹쳐서 '지구를 떠나거라' 수준의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류석춘 교수는 지난 2017년 12월 28일 한국당 1기 혁신위를 마치면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이란 제목을 붙인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선언'을 발표했다.

류 교수는 당시 "나태와 안일, 용기 박약과 도전 회피가 구보수의 민낯이었다"면서 "보수의 민낯은 보수가치를 훼손시켰고 보수정치를 파탄냈다"고 지적했다.

또 "탄핵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것도, 내부 싸움에 골몰하다 분열에 이른 것도, 속절없이 권력을 넘겨준 것도,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 폭주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스스로 초래한 보수정치 실패의 결과다"라며 "통렬한 반성과 고백이 있어야만 신보수의 길이 열릴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류 교수는 한국당이 추구하는 신보수의 네 가지 가치로 △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 △ 시장을 통한 사회정의 실현 △ 국가와 국민의 존엄한 생존권 수호 △ 담대한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여 대한민국을 다시 이끌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행동이 신보수의 새로운 좌표이자 목표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류 교수가 제시한 신보수의 가치는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 하나만으로도 그의 언행에 비추어 어불성설이다. 사실 류석춘 교수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류석춘 "일베 하세요…내가 아는 뉴라이트는 일베 하나밖에 없다"


류 교수는 혁신위원장 시절 대학생들로부터 당의 미래에 대해 쓴소리를 듣는 간담회에서 보수진영에서도 '귀족노조' '농약급식'처럼 직관적으로 논리를 설파할 수 있는 이름 붙이기 훈련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선점하는 일은 정치평론가들이 할 일"이라며 "일베 하세요. 일베 많이 하시고"라며 일베 사이트를 거듭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SNS와 온라인에서 진보진영에 비해 이미지 정치가 뒤진다는 지적이 나왔을 때도 류 위원장은 "내가 아는 뉴라이트만 해도 일베 하나밖에 없다"며 "여시(온라인 사이트 '여성시대') 등 전부 저쪽(진보 진영) 편이다"고 다시금 일베 사이트를 강조했다.

이 때문에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생포럼·한국당 대학생위원회 회원들은 한목소리로 "당이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새로 영입된 혁신위원장의 극우 성향 언행으로 인해 한국당이 본격적인 '극우정당'의 길로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었다.


▲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2017년 8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혁신위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류 교수는 혁신위원장 취임 회견 때부터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던 많은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저 또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체가 없기 때문에…"라고 박근혜 탄핵을 광우병 사태에 비유해 그 부당성을 역설했다.

그때도 민주당과 당시 바른정당에서는 즉각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 상식과는 동떨어진 위험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당내에서도 "혁신이란 이름으로 당이 극우화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 외연을 확장하기에는 시각이 너무 좁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당시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장제원 의원은 "국민 80% 이상이 찬성한 탄핵을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권을 교체시킨 국민과 헌법재판소 그리고 국회를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된다"고 공개 비판할 정도였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장 의원의 촉구를 "극우라는 개념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일축해 류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한국당이 처한 암울한 현실은 '일베'를 권하는 극우 인사를 혁신위원장에 앉힌 홍준표 전 대표의 원죄에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UPI뉴스 / 김당 기자 dangk@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핫이슈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