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눈으로 움직이다...주목받는 '시선추적' 기술

오다인 / 기사승인 : 2019-10-13 12: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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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비주얼캠프', 모바일 아이트래킹 SW 개발
클릭수만으론 파악할 수 없는 이용자 시선 분석 가능
올해 국무총리상 2번 받아…"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식당.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가운데 점을 보시면 됩니다."

얼떨결에 그가 시키는대로 했더니 깜빡거리던 점은 이내 사라지고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화면이 나타났다. 이후 화면 아래쪽을 응시하면 시선을 따라 화면이 위로 말려 올라갔고, 반대로 위쪽을 응시하면 화면이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보고 싶은 콘텐츠에 시선을 정지하면 화면도 따라 정지했고, 웃음을 지어보이면 공감의 표시인 '하트'에 불이 들어왔다. 손을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 오직 시선만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박재승(56) 비주얼캠프 대표의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비주얼캠프는 시선 추적, 즉 '아이트래킹'(Eye-Tracking)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2014년 설립 후 눈으로 타이핑할 수 있는 장애인용 소프트웨어, 가상현실(VR) 기기 시선 분석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으며 지난해부터 모바일 분야로 사업을 전환했다.

아이트래킹 개발사는 해외에 △ 아이플루언스(2016년 10월 구글에 인수) △ 아이트라이브(2016년 12월 페이스북에 인수) △ SMI(2017년 6월 애플에 인수) 등의 업체가 있지만, 국내에선 비주얼캠프가 유일하다.

특히 비주얼캠프는 아이트래킹을 모바일에 특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아이트래킹 소프트웨어는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해 이용자의 동공을 인식시키고 동공의 움직임에 따라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가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VR AR 전시회'에서 '시선 추적 기술, 아이트래킹의 산업화'를 주제로 발표한 후 청중과 대화하고 있다. [박 대표 제공]

아이트래킹은 기술 자체로는 80여 년의 역사가 있지만, 지금까진 비용 문제로 상용화에 장벽이 있었다. 박 대표는 "이 벽을 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술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트래킹은 손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손을 보완하는 기술"이라고도 강조했다.

기술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도 강점이다. 비주얼캠프의 기술 레이턴시(자극과 반응 사이의 시간)는 1초를 1000번 나눈 '1밀리초(ms)'에 불과하다. 실제 사용해 봤을 때도 시선 흐름에 따라 버벅거리는 것 없이 자연스레 화면이 움직였다. 체감상으론 사실상 즉각적이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비주얼캠프는 올해 들어서만 국무총리상(대한민국임펙테크대상 및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을 두 번 받았다. 이 밖에도 △ 2016년 레드헤링 아시아 100대 기업 선정 △ 2017년 알리바바 국제창업대회 2위 △ 중국 동승배 국제창업경진대회 3위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모바일 아이트래킹은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자의 시선이 정확히 어느 부분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영상 속 제품 간접광고(PPL)를 집행할 때 시청자가 해당 제품에 실제로 얼마나 눈길을 줬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온라인 이용자 행태 분석 시 지금까진 결과에 해당되는 이용자의 '클릭'에만 의존해야 했지만, 모바일 아이트래킹 기술을 도입하면 시선 분석으로 보다 최종 선택까지의 과정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특정 제품을 얼마나 봤는지, 그 제품의 어느 부분을 봤는지 등까지도 광고 집행자가 분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주얼캠프는 고객사에 이런 '시선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고객사는 자사의 사업 환경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현재 비주얼캠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트래킹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추가할 필요 없이 일반 카메라만으로 기술 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이트래킹 기술의 응용 분야는 마케팅에만 그치지 않는다. 학습 몰입도 측정 또는 학습 태도 모니터링 등 교육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으며, 운전자 안전 시스템 구축 같은 자동차 분야, 영유아 시력 진단 솔루션 등 의료 분야, 취조 시 용의자 시선 분석 등 공공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당장 웹툰만 하더라도 엄지손가락으로 넘겨볼 필요가 없어진다.

비주얼캠프가 바라보는 시장은 국내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아이트래킹 선두업체로 당당히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지온마켓리서치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아이트래킹 시장 규모는 16억5700만 달러(약 1조9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비주얼캠프는 처음부터 세계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기술을 개발해 왔다"면서 "개인과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원천기술 고도화 등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U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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