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은 왜 사표수리 20분만에 복직 신청했나

김당 / 기사승인 : 2019-10-16 02: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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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당의 단매] 민정수석 사퇴 때 '방학중 복직' 논란 빚더니 장관 사퇴 때도 '이중급여' 챙겨

 

법무부 장관 취임 35일만에 전격 사퇴한 조국 전 장관이 사표가 수리된 지 20분만에 서울대에 복직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 전 장관은 사퇴 입장을 밝힌 14일 당일 복직 신청서를 제출해 사퇴 하루만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했다.

 

▲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교육공무원법을 준용하는 서울대의 경우, 휴직 사유가 소멸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복직 신청서를 제출하면 곧바로 복직 절차가 진행된다. 또한 소멸된 휴직 사유 외의 다른 사유로 휴직을 신청해 휴직을 연장할 수도 있다.

 

서울대의 휴직 기한은 관례상 3년이다. 조 전 장관에게 누적 휴직기간 3년 시한은 내년 6월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아내 병간호 같은 '일신상의 사유'로 휴직을 연장하지 않고 곧바로 복직했다.

 

법적으로 조 전 장관의 서울대 교수 복직은 허가가 필요 없는 신고 사항이다. 휴직 기간이 끝난 공무원은 30일 이내 복귀 신고만 하면 복직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사퇴 입장문에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가족을 사퇴 배경으로 밝혔으면서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 지 불과 20분만에 복직 신청을 했다.

 

당연히 이런 의문이 생긴다. 복직 신청기한이 앞으로 30일이 남은 상황에서 그는 왜 그렇게 서둘러 복직 신청서를 제출했을까? 본인만이 그 속내를 정확히 알겠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그 배경을 추정할 수는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사퇴 입장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우선 선의로 해석하면 상처받은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서둘러 복직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는 앞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느라 휴직(2017. 5. 11~2019. 7. 31)을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 두 번째 휴직(2019. 9. 9~2019. 10. 14)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복직했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학은 이미 학기가 진행돼 학기중에 강의를 새로 개설할 수는 없다. 그가 아무리 서둘러 수업을 하고싶어도 강좌가 새로 개설되는 내년 1학기까지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고로 이는 서둘러 복직한 이유와는 거리가 멀다.

 

두 번째로는 휴학으로 인한 주체할 수 없는 향학열로 연구실이 필요해서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대목은 주관적 영역이어서 쉽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합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조 전 장관은 공직을 사퇴했지만 잠재적 대권후보로까지 부각된 열성 지지자들의 존재를 감안하면 당분간 언론의 주목도가 큰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가 굳이 서둘러 복직해 기자들의 취재 대상이 되는 것을 감수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서둘러 복직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합법적으로 한달 월급을 챙기려면 하루라도 서둘러 복직을 신청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도 지난 7월 31일 임기 마지막날에 팩스로 복직 신청서를 제출해 8월 1일부터 복직한 바 있다. 이때도 그의 처신이 논란이 되었다. 사실상 법무장관으로 내정된 상태에서 복직을 신청한 것은 다른 교수들과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8월 1일 복직했지만 방학중이라 수업은 전혀 하지 않은 가운데 불과 8일 만에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곧장 '요란하게' 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함께 지명된 여느 장관 후보자와 달리, 그만이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소감 발표를 예고한 뒤에 기자들 앞에서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검찰개혁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9월 6일 인사청문회가 열려 9월 9일 임명장을 받기까지 조 전 장관은 "지난 한 달이 10년, 20년 같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아무튼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은 9월 9일부터 10월 14일까지 다시 2차 휴직에 들어갔다.

 

문제는 법무장관 후보자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에서 서울대에 복직해 교수의 기본 임무인 강의와 연구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8월 한달치 월급을 챙긴 것(무노동유임금)이다. 곽상도 의원(자유한국당)이 서울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의 호봉을 감안한 평균 급여액은 845만원이다.

 

조 전 장관은 학기가 시작된 9월에도 강의와 연구를 전혀 하지 않았지만 서울대에서 9월 월급의 일부를 받았고, 법무장관으로서 정부에서도 9월 월급을 수령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10월 14일 사퇴 당일 복직 신청서를 내 다시 정부와 서울대 양쪽으로부터 10월치 급여를 받게 된 것이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근무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무직 공무원인 법무부장관은 일할계산(日割計算)으로 14일치 봉급 수령에 직책급 등이 다 붙어 나온다. 조 전 장관의 평균 월급은 1천100만원 수준이니, 일할계산으로 10월 급여는 528만원가량이다.

 

서울대의 경우 급여지급일(20일) 이전인 15일부터 복직이 되었으므로 앞서의 한달치 급여 845만원(동일 호봉 추산액)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조 전 장관은 복직 신청을 서둘러 함으로써 이중으로 급여를 수령하는 셈이다.

 

정부 장관 월급은 물론, 교육공무원법을 준용하는 서울대 교수 월급도 모두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그의 이중 급여 수령은 결국 국민 세금을 축내는 것이다.

 

그는 장관에 지명된 뒤에 서울대 재직중에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두 학기 장학금(800만원)을 받고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돌아갈 장학금을 차지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장관직을 사퇴하면서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예정된 수순에 따라 민정수석을 그만둘 때도 퇴임 당일 복직을 신청해 이중으로 급여를 알뜰하게 챙기더니, 전격적으로 장관을 그만둘 때조차도 퇴임 당일 복직을 신청해 다시 이중으로 급여(국민세금)를 살뜰하게 챙기는 모양새다.

 

그가 사퇴 입장문에서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거듭 사과해 놓고 그 상처를 유발한 공정치 못한 결과물을 거듭 챙김으로써 그 상처에 다시 한번 소금을 뿌리는 격이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왜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비토 당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서울대 재학생 및 동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지금 복직하면 수업 하나도 안 맡고 월급 타가는 거냐. 정상출근, 정상수업이 불가능하게 꼭 막아달라", "학교로 못 돌아오게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학생들에게 그는 여전히 '조로남불'이다.

UPI뉴스 / 김당 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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