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심장이 '덜컥'…자녀의 실패와 잘못, 어떻게 대응할까?

UPI뉴스 / 기사승인 : 2019-11-11 1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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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책임은 자녀가 지도록 해야 한다. [셔터스톡]


단풍철이라 사람들이 산을 많이 찾는 때다.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이도 산을 자주 찾는다. 산중의 절은 물론이고 곳곳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을 기원한다.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일들이 많다. 입시성적 뿐만 아니라 진로 결정을 위한 면접, 자격을 갖추는 데 필요한 시험 등. 더불어 자녀가 학교나 사회에서 원만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청소년기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원한다.

 

부모들은 한 번쯤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거나 문자가 올 때 섬뜩 놀라는 경험을 한다. 자녀가 중요한 경기에서 졌다거나 목표로 한 시험에 떨어졌다거나 예상보다 저조한 실력을 보였다는 등 주로 실패한 소식을 접할 때다. 또는 학교나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켜 조사대상이 되었다는 정보에 밤잠을 설칠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실패나 뜻밖의 나쁜 소식을 들었을 때 부모는 보통 생병이 난다. 자녀 일이기에 그렇다. 일어난 현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 실제 자녀 본인은 더한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부모도 태연한 척 일어난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자녀의 성취 정도가 기대 이하여서 절망할 때도 있다. 이때의 실패는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달라진다. 애초에 부모 눈높이에 맞는 어떤 결과를 설정하고 기대했을 수 있다. 그에 미치지 못하면 실패, 그 이상이면 대박이 된다. 모든 사람이 대박을 기원한다. 처음부터 목표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 실패는 불가피하다. 그때의 '실패'는 어찌 보면 부모가 만들어 낸 가상의 현실일 수 있다. 어느 수준의 성취를 당연히 여겼기에 그에 못 미치면 실패가 된다. 자녀가 최선을 다해 얻은 정직한 결과로 받아들이면 실패라고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기회에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다른 집 자식은 그럴 수 있어. 그러나 내 자식은 아니야. 왜 이 정도밖에 못 하지? 더 잘할 수 있는 아이인데"하며 이중적인 잣대로 판단하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녀에게 실망한 내색을 보이면 관계가 나빠진다. "더 잘 지원해 주지 못했다. 부모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의기소침해 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는 부모가 살면서 부딪힌 실패에만 책임이 있다. 자녀의 실패는 자녀의 책임이다.

"내 자녀는 성장과정에서 경험하여야 할 다양한 체험 중 한 가지를 하고 있는 거야. 이 결과를 '실패'라고 이름 붙이지 말자. 어차피 모든 사람은 살면서 실패를 피해 갈 수 없다. 문제는 그 실패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다. 이미 벌어진 일을 돌아보며 곱씹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내 자녀가 이 상황을 어떻게 책임질지를 생각해보자"라고 마음을 진정하는 편이 모두에게 이롭다.

또한, 자녀가 청소년기에 금기시된 일탈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담배, 술, 폭력에 노출되는 예도 있다. 이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먼저 부모가 통감하고 해결해 주면 안 된다. 자녀는 더 무책임해진다. 이후 더 심한 일탈 행동을 하게 된다. '난 잘못을 저질러도 돼. 결과를 부모가 책임져 주니까. 또 다른 잘못을 저질러도 문제없어.'라는 학습을 하게 된다. 자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책임은 자녀가 지도록 해야 한다. 자녀가 도덕적인 면에서 실패했을 때 부모는 안내자로서 자녀와 행동의 결과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 본다. 자녀가 생각을 거듭하고 어떻게 그 상황을 벗어날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한다.

자녀가 기대만큼 성취하지 못했을 때, 중요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바른 판단과 선택을 하지 못해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1. 부모가 자녀의 실패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자녀는 연약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독립심이 강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자녀의 문제에 공감하고 안내자 역할을 하려 노력한다. 해결하는 데 집착해서 그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버리면 곤란하다. 그러면 자녀는 실패를 통해 배울 기회를 놓치게 된다.

2. 자녀가 도덕적인 잘못을 저질렀거나 사회적인 금기했을 때 어떻게 해서든 그 죗값을 치르지 않게 하려는 부모가 있다. 부모가 무조건 해결해 주면 자녀는 어떤 일을 저질러도 자신의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자녀가 쓰라린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의 행동은 자신이 책임지도록 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3. 자녀가 잘못했을 때 대다수 부모는 자책하기 쉽다. "누구 얼굴에 먹칠하고 다니니?"라는 말은 자녀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자녀는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그러므로 부모 역할은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녀가 한 행동이 부모의 행동은 아니다. 부모가 부모 역할을 잘 못 해서 자녀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녀가 실패했을 때 혹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도하라고 부모 자리가 있다고 본다.

4. 자녀를 진정으로 이해해주어야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부모에게 마음을 연다. 슬기롭게 대처하는 부모 중엔 "이미 저질러진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요. 그다음을 생각해요."라고 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자녀를 나무라거나 설교조로 충고하면 자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때 단정이나 명령보다 자녀의 말에 반응하면서 질문하는 식으로 대화하는 게 좋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볼 수 있는 점은 아마도 이런 점일 거야.", "부모인 우리가 이해해주지 않을 거라고 여겼구나. 네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게 이런 뜻이니?"라는 질문은 자녀가 생각과 감정을 좀 더 분명하게 정리해 볼 수 있게 한다. "나는 지금 네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해"라고 명령하거나 요구하면 자녀가 부모와 대화를 피하고 싶어 한다.

5. 자녀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고 같이 협조해 간다. 자녀의 행동을 옹호하자는 뜻이 아니다. 실패를 통해 자녀는 독립심을 더 키우고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자녀에게 "네가 그렇게 하고 싶어? 아마 그렇게 하면 이러이러한 일들이 일어날 거야. 네가 선택한 그 점들은 어떠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할 가능성이 있어"라고 말해준다. 자녀는 부모가 명령하기보다 그런 가능성을 차근차근 이야기해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문제를 이해하고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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