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 안 합쳐도 점유율 이미 90%…공정위 판단은?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12-17 1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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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3분기 거래액 기준 모바일 음식 배달 점유율 94%
JP모건, 김앤장, 율촌, 태평양 등 굴지의 법무법인서 법률 자문
공정위 "점유율만 보지 않는다…신청서 봐야 판단 가능"
배민 CEO "낮은 수수료 덕에 이용자 늘어…수수료 인상 없다"
국내 배달 앱 1~3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모두 소유하게 되면서 시장 99%를 독점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단독으로도 점유율이 이미 90% 수준이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7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과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IR 자료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지난 3분기 국내 거래액은 17억2500만 유로(약 2조2796억 원)였다.

이 거래액은 배달의민족의 푸드테크 부문 및 베트남 지역 실적은 제외한 수치다. 배달요금도 제외됐다. 음식 포장용기 등을 판매하는 '배민상회'와 생필품을 배달하는 '배민마켓' 거래액은 포함됐다. 하지만 배민상회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약 100억 원이고, 배민마켓은 지난해 11월 시범 서비스를 론칭한 초기 단계다.

통계청의 지난 3분기 온라인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온라인 음식서비스 시장 규모는 2조5951억 원이었다. 이 중 모바일 시장 규모는 2조4360억 원이었다.

통계청은 이 자료에서 음식서비스 상품군을 '온라인 주문 후 조리되어 배달되는 음식(피자, 치킨 등 배달서비스)'으로 규정하고 있다. 모바일 음식서비스 시장이 곧 배달 앱 시장인 셈이다.

두 자료를 종합하면 배달의민족의 지난 3분기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93.6%다. 모바일에서 온라인으로 시장 범위를 넓혀도 점유율은 87.8%에 육박한다. 요기요의 점유율을 합산하지 않아도 이미 점유율이 90% 수준인 것이다.

▲ 배민라이더스 센터 전경. [배민라이더스 홈페이지]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거래액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아시아 지역 전체 거래액은 지난 3분기 6억5400만 유로(약 8643억 원)로 배달의민족 국내 거래액의 38% 수준이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현재 아시아에서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4조7500억 원)로 책정받은 것도 이 같은 거래액 규모 덕분이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IR 자료에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가 올해 연간 거래액 추정치에 0.6을 곱한 수치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즉, 배달의민족의 올해 연간 거래액은 8조 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 티몬보다도 많은 거래액이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20대는 지난 9월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와 11번가보다 배달의민족에서 더 많은 결제금액을 기록했다.

배달 앱 점유율로 주로 거론되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발표 수치인 배달의민족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는 MAU(월간 실사용자) 기준이다. MAU는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 이용자의 수를 말한다. 한 명이 해당 기간 여러 번 서비스를 이용했더라도 단 한 명으로 집계된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점유율이 거래액과 MAU 기준에 따라 크게 다른 것은 충성고객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지털광고 전문업체 DMC미디어의 '2019 배달 앱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주로 이용하는 배달 앱에 대한 응답에서 배달의민족은 74.8%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요기요는 16.2%였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에서 기존처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경쟁 구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추후 설립되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합작 법인인 '우아DH아시아' 소속이 된다. 우아DH아시아는 김봉진 대표가 회장을 맡게 된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기존처럼 딜리버리히어로 직계 소속을 유지한다. 우아DH아시아 소속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조인트벤처 '우아DH아시아' 경영구조 다이어그램. [우아한형제들 제공]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승인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이뤄진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음식 배달 시장을 배달 앱이 아닌 전화 주문까지 포함하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점유율을 합산해도 독과점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농촌경제연구소의 2018년 전국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의 86.8%가 전화 주문에 의존한 반면 모바일 앱을 이용한 사람은 6.4%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이번 계약에는 굴지의 법무법인 여러 곳이 법률 자문을 맡았다. 모건스탠리, JP모건, 설리번앤드크롬웰, 웡파트너십, 태평양, 김앤장, 율촌 등이 자문을 맡았다.

17일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신용현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은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딜리버리히어로가 광고료 및 서비스료 인상 등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관련 사항을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자영업자, 소비자의 부담은 키우지 않고, 기존의 열악한 종사자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점주-소비자-종사자 간의 상생을 이루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기업결합 신청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단순히 점유율만 보지는 않는다"며 "가격 인상 가능성, 경쟁사 감소에 따른 담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며 "기업결합 심사 대상인지도 신청서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왼쪽)와 김범준 차기 대표가 17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은 향후 요기요와 경쟁 체제를 유지할 것이며 수수료 인상 등의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차기 CEO는 17일 직원들과 대화 시간에서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낮은 수수료율이 결국 음식점주님들을 우리 플랫폼으로 모시는 원동력이 됐고, 많은 음식점을 만날 수 있으니 이용자와 주문 수도 늘었다"며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M&A를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봉진 대표는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며 "M&A 이후에도 우리는 아시아 경영과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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