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뒤에 숨은 日 띠어리·프레드페리…"나 떨고 있니?"

김지원 / 기사승인 : 2019-12-18 16: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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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브랜드 띠어리, 프레드페리…"불매운동, 영향 없다"
'노노재팬' 사이트, 일본 브랜드 리스트 계속 추가 중
ABC마트·데상트, 불매 대상 되며 실적 하락 직격탄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가 매출이 반토막나는 타격을 입은 가운데, 유니클로 뒤에 숨은 일본 패션 브랜드가 소비자 사이에서 거론되며 해당 브랜드에도 불매운동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일본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브랜드는 '띠어리', '프레드페리' 등이다. 해당 브랜드가 일본 기업이라는 사실에 소비자는 "상상도 못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데상트 역시 일본기업임이 알려지며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띠어리와 프레드페리에도 일본 불매 운동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레드페리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브랜드 설명. 프레드페리는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일본회사에 매각됐다. [프레드페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패션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직격탄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유니클로의 10월, 11월 1~20일 매출액은 60%이상 급감했다.

유니클로의 10월 달 매출액은 196억 원으로 지난해 10월 590억 원과 비교해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1~20일, 11월 15~20일 매출액은 2018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4%, 70%감소했다. 올 11월 1~20일간 매출액은 20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564억 원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불매운동의 영향이 없다고 말했던 유니클로의 모기업 역시 한국에서의 성적 부진을 감출 수 없었다. 유니클로를 보유한 대형 일본 패션 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2019년 회계연도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의 일본 불매운동 영향을 감지할 수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4월 11일 기준 2019년도 회계 보고서에 'UNIQLO South Korea reported rising revenue and profit'이라 명시하며 총수익과 순수익이 올랐다고 기록했다. 반면 10월 10일 업데이트한 버전에는 한국에서 총·순수익이 모두 감소했음을 드러냈다.

매출이 절반 넘게 떨어진 유니클로와 달리, '일본 티'가 나지 않았던 '띠어리'와 '프레드페리'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띠어리와 프레드페리는 각각 미국, 영국에서 시작됐으나 일본에 매각됐다. 즉, 현재는 일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 대형 일본 패션 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에 속한 회사 목록. [패스트리테일링 공식 홈페이지 캡처]

특히 띠어리는 유니클로가 속한 패스트리테일링의 그룹 중 하나다.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난 2009년 3월 인수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19년도 회계 보고서에 띠어리에 대해 '꾸준하게 이득을 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었던 한국에서도 띠어리는 큰 변화를 겪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띠어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의 2018년 매출 규모는 1조7594억 원이며, 수입 의류 브랜드의 경우 전체 매출 대비 10%정도를 차지한다. 수입 의류 브랜드 중에서는 띠어리가 차지하는 비중과 규모가 가장 크다.

띠어리의 한국 내 매장 수는 아울렛을 포함해 총 101개로, 일본 내 매장 수인 108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적지 않은 수입 규모와 매장 수 등을 고려해본다면, 불매운동 시작 시 띠어리가 일본브랜드라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졌을 경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수입 의류브랜드 중 띠어리가 차지하는 규모가 가장 크다"면서도,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띠어리는 글로벌 브랜드로 인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상은 일본브랜드인데, 고객들이 글로벌브랜드로 인지하고 있어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피해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레드페리 역시 매출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레드페리를 수입하는 플랫폼 관계자는 매출 변화 관련 질문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프레드 페리는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1995년 일본의 'Hit Union Japan'사(社)에 팔렸다.

하지만 현재 일본 기업명을 모아둔 사이트에 이름을 올린 이상 안심할 수만은 없다. 사이트 '노노재팬'은 일본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노노재팬에 이름을 올린 일본 브랜드 제품과 대체 제품 수는 불매운동 초기였던 7월초 100여 개에서 3배 가량 늘었다.

노노재팬에서는 패션, 화장품, 취미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브랜드가 언급된다. 사이트를 통해 일본 브랜드 제품 여부를 묻는 질문과 대체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띠어리와 프레드페리 역시 노노재팬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제품과 브랜드를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프레드페리가 이름을 올린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프레드페리가 노노재팬 리스트에 올라가자 "와 이건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프레드페리를 수입하고 있는 플랫폼 고객센터에 프레드 페리의 일본 제품 여부에 대해 묻자 "고객센터는 환불, 반품 등의 문의만 가능하다"며 "자세한 문의는 게시판을 이용해달라"는 답이 돌아왔다.

▲프레드페리가 일본 브랜드라고 명시한 '노노재팬' 사이트에 달린 댓글.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유니클로 자회사인 GU 역시 '노노재팬'에 일본 브랜드임이 명시됐다. 이에 유니클로가 GU를 내세운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GU는 지난 추석 명절 대규모 세일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자매브랜드인 GU를 내세워 유니클로의 불매운동을 비껴가려는 것 아니냐", "유니클로 재고 처리냐"등의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니클로 자회사인 GU에 대한 네티즌 반응. [노노재팬 사이트 캡처]

이처럼 '노노재팬'의 활성화와 일본 불매 운동이 일본 패션 브랜드로 광범위하게 번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띠어리와 프레드페리를 비롯해 일본 브랜드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기업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노노재팬에 이름이 올라가며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은 ABC마트와 데상트의 실적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국내 신발 시장에서 약 60% 정도의 점유율을 보여오던 ABC마트 역시 불매 운동 여파를 맞았다. ABC마트코리아의 지분 99.96%를 일본 ABC마트 본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인터넷에 ABC마트 로고를 'ABE MART(아베 마트)'로 바꾼 사진이 돌아다니는 등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다.

▲ABC마트가 일본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네티즌이 ABC마트의 문구를 ABE마트(아베 마트)의 문구로 바꾼 로고를 올렸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이 한국에 집중돼있는 데상트 역시 일본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타격을 입었다. 지난 11월 고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이 "7~9월 한국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며 "상당히 심각한 매출 감소로, 이렇게까지 심해질 줄 예상 못 했다"고 말할 정도다.

이에 데상트는 올해 순이익 전망을 87% 낮춰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1월 7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은 데상트가 전날인 6일 2019년도 순이익 예상치를 53억 엔(약 566억 원)에서 86.8% 낮춘 7억 엔(약 75억 원)으로 낮춘 사실을 보도했다.

다수의 패션 브랜드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 위험성을 안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소유권을 50%이상 일본이 가지고 있으면 '일본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또한 브랜드 원산지, 브랜드 시작이 어디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일본브랜드에 대한 정의, 불매운동에 대한 접근도 다각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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