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조 '치킨게임' 점입가경…쿠팡·이베이·롯데·신세계 '네죽내산'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12-24 17: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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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vs 쿠팡, 거래액 1위 두고 각축...실속파 vs 외형파
오프라인 강자 롯데·신세계, 온라인 시장 결전 예고
위메프·티몬 적자 축소로 반전 시도
11번가, 매출감소세…순위다툼서 밀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현재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을 한마디로 대변해주는 말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고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업계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존처럼 공격적인 경영을 유지하는 '외형파'와 수익성 제고로 방향을 전환한 '내실파'로 갈리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09조2235억 원이다. 올해 월평균 거래액은 11조 원을 상회하고 있어, 2019년 국내 온라인 쇼핑 연간 거래액은 13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11조8939억 원과 비교하면 약 16% 증가한 수치다.

국내 온라인 쇼핑 연간 거래액은 지난 2014년만 해도 45조2440억 원이었다. 5년 만에 시장이 3배 규모로 확장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전년 대비 거래액 성장률은 2014년 17.5%, 2015년 19.1%, 2016년 20.5%, 2017년 19.2%, 2018년 22.6%로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2020 산업전망 - 유통/소비재'에서 "2019년 한 해 오프라인 유통업종 주가 하락을 이끈 핵심 요인은 쿠팡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침투율 확대였다"며 "소비경기 자체도 좋았다고 볼 수 없지만 이커머스와의 경쟁 과정에서 매출액 및 마진이 크게 하락한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 새벽배송 중인 쿠팡 배송차량. [쿠팡 제공]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쿠팡, 위메프, 티몬,  11번가 등 5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다.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 신세계와 롯데도 최근 온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는 온라인 신설 법인 SSG닷컴을 올해 3월 출범시켰다. 신세계는 지난해 온라인 사업을 위한 1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하고, 2023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신설을 이어가며 시장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8개 계열사의 통합 모바일 쇼핑몰 '롯데 ON'을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해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온라인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 매출 20조 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세계와 롯데가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가져오기 위해 다른 업체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추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 외부 전경. [SSG닷컴 제공]

그동안 온라인 쇼핑 업계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다. 시장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 만큼 당장의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외형 확장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당일 배송을 넘어 새벽 배송 경쟁을 펼치며 물류 투자를 늘리고, 초저가 경쟁 지속에 따른 막대한 마케팅 비용도 감당하고 있다.

그 결과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쿠팡, 11번가, 위메프, 티몬은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는 영업이익 486억 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1조970억 원, 11번가 678억 원, 위메프 390억 원, 티몬 127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SG닷컴도 올해 1~3분기 누적 적자가 456억 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그동안 연간 거래액에서 업계 1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쿠팡에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거래액이 이베이코리아는 12조8655억 원, 쿠팡은 12조1945억 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쿠팡이 처음으로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을 추월했다.

올해 1~3분기 11번가는 7조 원, 위메프는 5조 원, 티몬은 3조 원 수준의 거래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마트 IR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SSG닷컴의 거래액은 2조 원 수준이었다.

다만 거래액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순위를 가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 SSG닷컴을 제외하면 거래액을 자체적으로 발표하는 곳은 없다"며 "외부감사가 이뤄지는 재무제표의 매출과 달리 거래액 발표 수치는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베이는 지난 2001년 국내 최대 온라인 경매 사이트였던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에 본격 진출했다.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프랑스, 일본에 이은 이베이의 8번째 진출 국가였다. 옥션은 1998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경매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의 선두 업체였다.

이베이는 2009년 오픈마켓 시장 1위를 두고 이베이 옥션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당시 1위였던 G마켓까지 인수했다. 당시 옥션과 G마켓의 오픈마켓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해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새로운 경쟁 사업자 출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3년간 판매수수료율 인상을 금지하는 등의 조건으로 이베이의 G마켓 인수를 승인했다.

▲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에서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제공]

실제 온라인 쇼핑 시장은 이후 등장한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성장하고 오픈마켓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독과점 상황을 벗어났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은 최근 오프라인 유통 업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초저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온라인 쇼핑 업체들과 경쟁이 이어지며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특히 악화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올해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 46% 감소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올해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 24% 줄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 57%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 업체들 또한 낮은 수익성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11번가와 티몬은 최근 수익성 강화로 기조를 바꿨다. SK그룹 소속인 11번가는 비용 지출이 큰 직매입 사업을 축소하며 적자구조를 탈피하려 노력했으나 매출 규모만 계속 줄고 있다.

11번가는 세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176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569억 원, 2분기 1458억 원, 3분기 1405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가파르게 외형이 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와이즈앱이 발표한 지난 9월 결제액에서도 11번가의 결제액은 7365억 원으로 쿠팡, 이베이코리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 만족도에서도 11번가는 오픈마켓 중 4위를 기록했다. 사용량 상위 9개 쇼핑앱 중 이탈률은 11번가가 가장 높았다. 이탈률은 지난달 해당 앱 사용자 중 이번 달 해당 앱을 미사용한 비율을 의미한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월 2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별화된 마케팅과 비용 효율을 통해 연간 기준으로도 BEP(손익분기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수익성 확보와 함께 거래액 성장 밸런스도 맞춰야 하므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티몬도 올해 하반기 신선식품 배송의 직매입 구조를 줄이는 등의 노력으로 적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 내년 1분기 중 월 단위 흑자 전환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만년 적자라는 소셜커머스 산업의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어내고 업계 처음으로 정상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건전한 기업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쿠팡과 위메프는 공격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적자 규모 또한 지난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조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추가 투자 유치 없이는 경영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쿠팡은 기존처럼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위메프는 올해 하반기 3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내년에도 가격 경쟁 등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했다. 위메프는 지난해까지 꾸준히 적자 규모를 줄여왔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투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격적으로 투입해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것"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도 유일하게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보다는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1월은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수기였지만 올해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사 역량을 동원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펼쳐지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며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를 감내하는 출혈 경쟁이 계속되면서 매각설, 상장설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롯데가 티몬 인수를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가 반복됐으나, 양측 모두 이를 부인했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 추진설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당장의 나스닥 상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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