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불매 조짐…소상공인들 "배민-요기요 결합 반대"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12-27 15: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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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수수료·광고료 대폭 상승 시 불매 등 단체 행동"
추혜선 의원 "공정위, 갑질 경제구조 강화하지 않도록 심사해야"
국내 배달 앱 1, 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한 식구가 되는 것에 대해 소상공인들이 강력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공동으로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 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촉구했다.

▲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들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 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우려가 증폭돼 공포로 확산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 결합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고 소비자 선택을 저해할 것인 만큼,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특정 시장의 독점 소식에 배달 앱을 활용하는 소상공인들은 수수료 및 광고료 인상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기업 결합이 현실화되고 수수료 및 광고료가 대폭 상승한다면 소상공인들의 분노를 모아 배달 앱 불매를 포함한 강력한 단체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불황 등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는 배달업 종사 소상공인들에게 배달 앱 수수료는 현재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독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상승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발표한 '배달 앱 가맹점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배달 앱 가맹점 506개사 중 55.9%는 지불하고 있는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또, 절반 이상은 할인과 반품, 배송 등에 대한 서면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소상공인들이 할인, 반품, 배송과 관련한 위험과 책임을 떠맡고 있는 것이다.

추혜선 의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배달 앱은 이미 선택이 아닌, 좋든 싫든 반드시 이용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배달 앱이 등장한 이후 소상공인들은 수수료와 광고비라는 새로운 짐을 이미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조금 덜 무거운 짐을 지는 쪽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하나의 기업이 배달 앱 시장을 독점할 경우 상인들은 제한된 선택조차도 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상인들의 높아진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에 모두가 내몰리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 정의당 추혜선 의원, 안양시 소상공인연합회 최광석 회장(왼쪽부터)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 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배달 기사들의 노동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추 의원은 "최근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기 시작한 배달 노동자들도 독점의 폐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도 1, 2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배달료를 올려 기사를 모집한 후 시간이 지난 뒤 배달료를 일방적으로 내리는 일이 적지 않은데, 하나의 기업이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게 되면 최소한의 견제 환경조차 무너져 더 값싼, 더 위험한 노동환경에 내몰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혁신을 지나치게 고려하다 우리 사회의 적폐인 갑질 경제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관련 의견서를 통해 두 기업이 그동안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경쟁 기업 또는 가맹점 및 소비자에 대해 손해를 끼치거나 이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해왔는지를 파악하고 인수합병으로 인해 이런 행위가 더 심화될 소지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심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시장 획정을 하는 단계에서 배달 앱과 배달서비스 이용자 간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뿐 아니라 배달 앱과 가맹점 간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 배달 업무를 하는 라이더 등 노동이 공급되는 시장 등 전‧후방 시장을 모두 고려하고, 각각의 시장에서 발생하는 경쟁 제한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독일계 배달 서비스 전문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와의 인수·합병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 외부 투자자 지분 87%와 창업자 김봉진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지분 13% 등 주식 전부를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하는 형태였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법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를 통해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 배달 앱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장차 시장 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시장에 한 업체가 99%의 시장을 지배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로 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우리 사회가 시급히 법적, 제도적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1개 기업으로 배달 앱 시장이 통일된다는 것은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 명확하다"며 "650만 자영업자들이 배달 앱 시장의 독점 장악을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배달의민족은 향후 요기요와 경쟁 체제를 유지할 것이며 수수료 인상 등의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차기 CEO는 17일 직원들과 대화 시간에서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낮은 수수료율이 결국 음식점주님들을 우리 플랫폼으로 모시는 원동력이 됐고, 많은 음식점을 만날 수 있으니 이용자와 주문 수도 늘었다"며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M&A를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봉진 대표는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며 "M&A 이후에도 우리는 아시아 경영과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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