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음식점 '진상' 손님에 업주·종업원 속앓이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1-13 17: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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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할 수 있지만 가게 이미지 부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진상' 없애야

송년회와 신년회가 이어지는 연말·연초, 업계에 따르면 술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일부 '진상' 손님의 난동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서울 종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사장 A 씨는 "별사람들 다 있다. 소리를 지르거나 상을 치는 건 예사고, 일행끼리 다투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며 하소연했다.

혹자는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법은 업주들이 방해받지 않고 영업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한 대한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손님을 거부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며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거나 싸움을 벌이는 등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면 업무방해죄로 신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리 보장'이 언제나 '권리 행사'로 이어지진 않는다. 업주들은 진상 손님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만 가게 이미지 등을 고려하면 그 권리를 행사하는 데는 부담이 따른다.

▲ 술집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동네 장사의 경우 고민은 더 깊어진다. 안면이 있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의 특성상 '손님을 신고한 가게'라는 말은 입에서 입으로 전파돼 주홍글씨가 될 수 있기 때문.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업주 입장에선 선뜻 '신고'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기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업무방해죄는 일반범죄로 분류되어 있다. 피해자의 고소나 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인 친고죄나,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와 달리 경찰이 한번 죄를 확인하면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업주 입장에서 손님이 처벌받는 상황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사장 B 씨는 "반말하고, 욕하고, '돈 받았으면 제값 하라'며 음식 타박을 하기도 한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좋게좋게 말해 진정시키는 편이다"면서도 "가끔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난동을 피우면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만취한 취객에게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는 주인장의 부탁은 종종 무력하다.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전화기를 들고도 쉬이 112에 신고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업주들의 가슴앓이를 해소해줄 실질적 대안은 없을까. 무엇보다도 공공장소에서 감히 허튼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우선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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