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가 뭐길래...한국 진출 시 국내 시장 평정할까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2-22 10: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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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설에 기대 고조…유투브 '한국서 스포티파이 쓰는 법' 도
앞서 진출한 애플뮤직이 실패를 극복하는 것이 스포티파이의 숙제
국내 업체들 " 한국 진출 공식 확정 아냐…지켜보는 중"
▲ 스포티파이 로고. [뉴시스]


작년에 이어 다시 스포티파이 한국 진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협의 주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은 "아직 계약이 체결된 건 아니다"라고 밝힌 상황이지만,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사무실을 구하고 곧 정식으로 론칭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음악애호가인 리스너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이전에 비해 가능성은 높아졌다. 지난해 3월에도 스포티파이 한국진출설이 돌았다. 당시 4대 저작권신탁단체는 "스포티파이와 (음원 수익)배분율 논의가 진행된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올해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국내에서 음원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이들 저작권신탁단체와의 협의가 필수적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스포티파이가 뭐길래음원계의 넷플릭스, 가입자만 2억 이상

스포티파이는 음원계 넷플릭스다. 지난해 9월 기준 가입자는 24800만 명으로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 3위와의 격차는 제법 크다. 2~3위를 다투는 애플뮤직과 아마존뮤직의 가입자는 5500~6000만 명 선이다. 애플뮤직은 지난해 6 6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아마존 뮤직은 올해 초 55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의 시작은 20대 청년이 만든 스타트업이었다. 2006년 당시 25살이었던 스웨덴의 청년 사업가 다니엘 에크는 '모두를 위한 음악(Music for everyo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스포티파이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스포티파이는 이후 12년 동안 유럽,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석권했다.

▲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모습.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캡처]


국내 리스너 "스포티파이 빨리 오길" 기대 고조되는 이유는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 가능성이 보도되자 리스너들의 기대가 한층 고조된 모양새다. 지난 13일 스포티파이 한국 진출이 확정됐다는 보도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는 들썩였다.

'한국에 스포티파이 언제 와요', '스포티파이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 등의 트위터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스포티파이 한국 진출 관련 기사는 수백 수천번씩 공유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는 이전부터 있었다. 이미 유튜브에 '스포티파이'만 검색해도 '스포티파이 한국 사용법'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실제 한국에서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콘텐츠도 있다. 스포티파이는 현재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하고 있지 않으니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 국내에서 스포티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콘텐츠. [유튜브 캡처]


리스너들이 스포티파이를 기다리는 이유는 무얼까. 스포티파이의 음악 추천 기능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는 인공지능의 빅데이터 분석에 전문 인력의 선곡까지 더해져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불거진 국내 플랫폼의 음원 사재기 및 차트 조작 의혹 당시 리스너들이 느낀 실망감도 한몫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스포티파이 나오면 갈아타겠다"며 국내 플랫폼이 음원사재기 논란이 있었을 때 적절한 조치를 하고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해외 플랫폼이 들어오면 공정한 음원 스트리밍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방대한 음원 수나 광고 기반 무료 감상도 관심을 끈다.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들으면 노래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스포티파이 가입자 약 24800만 명 중 유료가입자 수는 약 11300만 명이다. 바꿔 말하면, 무료가입자는 약 13500만 명인 셈이다.

▲ 얼마전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국내 리스너들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트위터 캡처]


멜론 아성 못 넘은 애플뮤직, 스포티파이는 넘을 수 있을까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진출하면 고객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애플뮤직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 이래 약 4년이 지났지만,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계를 꽉 잡고 있는 건 여전히 국내 서비스들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 1위는 멜론(42.2%)이다. 지니뮤직(23.9%)과 플로(20.8%)가 각각 2, 3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업계 추정에 따르면 애플뮤직의 점유율은 1% 미만(지난해 1월 기준)이다.

애플뮤직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국내 이용자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음악감상 플랫폼을 선택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용 습관이다"라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국내 플랫폼의 UI·UX(사용자경험·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익숙하게 느껴졌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애플뮤직이 확보한 국내 음원 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애플뮤직을 사용하다 플로(FLO)로 갈아탄 유저 A(29) 씨는 "해외 음원이 많은 건 좋지만, 국내 음악이 너무 없어서 바꾸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리스너는 외국 음악보다 국내 음악을 더 즐겨 듣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년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용자가 가장 즐겨 듣는 음악은 국내 음악이었다. 국내 음악 이용자(유효 표본 3000)가 즐겨듣는 국가별 음악(1+2순위 기준) '국내가요' 9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영어권 음악(79.2%)', '일본(JPOP)(5.3%)', '비영어권 음악(일본, 일본 외 아시아 제외)(3.2%)' 등 순이었다.

▲ 국내 사용자는 외국 음악보다 국내 음악을 더 즐겨 듣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2019년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스포티파이에게 남겨진 숙제국내 소비자 입맛 맞춰낼까

스포티파이에 대한 기대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 진출이 이뤄지면 국내 음원 시장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결국 스포티파이의 성패는 국내 리스너들의 니즈를 얼마나 잘 맞추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음원 확보가 관건이다.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음원 수는 전 세계 최대 수준이나 국내 음원 소비자 이용 행태가 외국 노래보다는 국내 노래에 맞춰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저작권단체 및 유통사와의 협의를 통해 국내 음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지에 따라 소비자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해외 사업자인 애플뮤직의 경우 국내 음원 부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큐레이션 및 플레이리스트 등에 대한 신뢰 확보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음원 시장에서 음원 사재기 및 차트 조작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들은 스포티파이의 서비스가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한지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얼마나 만족도 높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지도 관건이다. 애플뮤직의 경우 국내 음원스트리밍 플랫폼과 다소 다른 UI·UX로 인해 사용자 불편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애플뮤직을 사용한 적 있는 A(29) 씨는 "애플뮤직의 경우 곡 추가, 플레이리스트 생성, 검색 등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멜론·지니·플로 국내 톱3 "아직 공식 확정 아냐…지켜보는 중"

국내 사업자들은 대체로 본격적인 대책에 대해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멜론 측은 "아직 스포티파이의 진출이 공식 확정된 게 아닌 상황이다"라며 "저작권단체와의 논의에 따라서 들어올 수도 있고, 안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가설을 가지고 논의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음원사재기·차트 조작 의혹 등에 있어 제대로 된 대응이 없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 상황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차트 정책과 모니터링 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KT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지니 측도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뚜렷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의 플로 측은 "국내 음악팬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시장 성장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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