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SKT '플로' 새 차트정책, 음원 차트조작 개선할 듯"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3-26 14: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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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플로, 음원 차트 갱신 주기 1시간→24시간으로 늘려
신대철 "'단시간 사재기→차트조작' 어려워, 차트 왜곡 개선될 것"
"플로 점유율(17.7%) 작은 것은 한계…1위 멜론이 나서야"

SK텔레콤의 플로(FLO)가 최근 '음원차트 조작 방지'를 위해 음원차트 갱신 주기를 기존 1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린 것에 대해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 등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 '창작자 제 몫 찾기 운동'을 벌여온 뮤지션 단체 '바른음원협동조합'의 신대철 이사장.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씨의 큰아들이자 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인 그는 '플로'의 새 차트 정책에 대해 "음원차트조작을 방지하는 데 다소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1위 플랫폼인 멜론을 비롯해 다른 플랫폼으로 확산하지 않으면 국지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제공]


SK텔레콤 플로는 24시간 누적 기준 차트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FLO Chart(플로차트)'를 출시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이 말하는 '플로 차트'…"도움 될 듯"

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이자 바른음원협동조합의 이사장인 신대철 씨는 플로의 새로운 차트 정책이 차트조작 방지에 다소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른음원협동조합(바음협)은 2014년부터 '창작자 제 몫 찾기 운동'을 벌여온 단체로 지금은 고인이 ()신해철, 중식이밴드, 리아, 킹스턴루디스카 등의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 바른음원협동조합 창립식에서 신대철 이사장(가운데)과 조합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제공]


신 이사장은 "단시간 내에 차트에 특정 곡을 진입 시켜 상위권에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1시간마다 갱신하던 음원 차트를 24시간마다 갱신하게 하면 지금보다는 차트 조작을 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1시간마다 음원 차트의 인기도를 집계하면 순간적으로 특정 곡을 많이 재생시키는 것으로 차트에 진입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 번 차트에 진입한 곡은 사용자들에게 노출이 많이 되기 때문에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상대적으로 덜 인기 있고 덜 유명한 곡도 1시간만 바짝 밀어(?)주면 '인기곡'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대철 이사장은 "바음협은 전부터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자고 주장했었다"면서 "플로 외에 다른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도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거나 적어도 24시간 혹은 그 이상으로 갱신 주기를 늘리면 음원 차트 조작을 방지하기 쉬워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수 있으나 나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시간 집계 방식 아래서는 개입과 조작이 쉽다"면서 "반면, 24시간 누적 데이터를 집계해서 차트를 갱신할 경우, 1시간 단위로 차트를 갱신하던 때보다 조작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원이 많아지므로 조작 세력이 활동하기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1등을 하던 것보다 하루 동안 1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면서 "잠깐만 개입해도 순위가 바뀌는 방식은 차트 조작에 있어 가장 취약한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 음악감상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플로 한 곳의 변화만으로는 미약…1위 사업자의 변화도 필요"

다만 신 이사장은 플로의 새로운 차트 정책만으로 음원 차트 조작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시간 주기 차트를 24시간으로 늘리는 것이 차트 조작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플로가 점유율 측면에서 큰 회사가 아니라는 점은 한계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조작 세력은 파급력이 큰 1위 플랫폼을 노릴 것이라고 분석한다.

플로의 변화가 국지적으로는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으나 근본적인 변화는 1위 플랫폼인 멜론이 나서야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플로의 점유율은 17.7%로 추산된다.

신대철 이사장은 "플로 외에 다른 사업자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할수록, 24시간보다 주기를 더 길게 할수록 시장 왜곡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1위 사업자인 멜론이 음원 차트 조작 방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데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플로가 했는데 멜론이 못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상황이 더 이득이 되니 바꾸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플로에서 제공하는 음원 차트. [플로 웹사이트 캡처]


김성수 문화평론가 역시 "음원차트 조작 논란이 불거진 지 오래됐는데 왜 아직도 고쳐지지 않는 건, 플랫폼이 음원 사재기로 이득을 보기 때문이라고 본다" "조작 세력의 공세를 플랫폼 사업자가 모를 리가 없다. 충분히 잡아낼 수 있으면서도 잡아내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문화평론가는 "후발 주자인 플로가 음원 차트 정책을 바꾼 것은 음원스트리밍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주도권 다툼으로, 속내는 차트 '공신력'을 높여서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 스트리밍 사이트가 한국에 진출해 공신력 높은 차트 등을 내세워 마케팅할 가능성도 있으니 대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음원 스트리밍 '빅3' 음원 차트 갱신 주기는?

국내 음원스트리밍 플랫폼 '빅3'는 얼마나 자주 차트를 갱신할까.

국내 음원스트리밍 업계에서 1위·2위를 차지하는 멜론과 지니는 모두 1시간 주기로 음원 차트를 갱신하는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2월 멜론의 시장점유율은 38.6%, 지니뮤직은 25.7%, 플로는 17.7%를 점유해 3위다.

멜론 측은 "음원차트 조작 논란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다"면서 "음악 산업 내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저작권신탁단체, 문체부 등과 이야기하는 중이며 여러 각도로 고민하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지니 측은 "1시간마다 차트를 갱신하는 초창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용자들이 듣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차트에 반영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음원차트 조작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면서 "플랫폼사로서 협조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문체부 측은 "현재 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며, 문체부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플랫폼 업체에 요청해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보다 근본적인 '차트조작 방지 대안'

신대철 이사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음원 차트 조작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저마다 의견을 내놨다.

우선 신 이사장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랫폼 사업자가 아티스트에게 '로그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 같은 음악 권리자(창작자)는 내 음악이 얼마나 판매됐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인에게 어떤 노래가 얼마나 팔렸는 지에 대한 로그 기록을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다. 창작자 등 관계자들에게 기록을 공개하라는 것이다"라면서 "투명하게 공개해야 시장 왜곡을 종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24시간보다 음원차트 갱신 주기를 더 길게 잡는 방법도 제안했다.

하 문화평론가는 "주간 차트 정도만 남겨두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면서 "빌보드차트 중 전부는 아니지만 주간 단위로 산정하는 차트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약 5년간 홍대 등지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해온 뮤지션 A(27) 씨는 음원 차트를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 차트를 숨긴 것처럼 스트리밍 사이트도 음원 차트를 숨기는 쪽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원 차트가 야기하는 경쟁과 역기능이 심하니 차트를 덜 보이는 곳에 위치시키자는 것이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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