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의 새 요금제 '제2의 임대료' 됐다

김들풀 / 기사승인 : 2020-04-04 15: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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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정액제를 대폭 축소하고 정률제 도입
소상공인들 "배달 앱 시장 99% 독점의 폐해"
▲ 출처: 배달의민족 앱
지난해 도이칠란트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주요 배달 앱인 요기요와 배달통 인수에 이어 배달의민족(배민)까지 싹쓸이하자 수수료 인상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수 발표 당시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각종 매체는 물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만나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음식점 업계는 배민이 꼼수를 부려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를 대폭 축소하고 정률제를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4월 1일 자로 개편한 수수료 정책은 기존 정액제는 가게당 3건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배민 앱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 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정액제 1건당 월 8만8000원 수준의 요금만 내면 됐지만 매출이 높은 음식점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게 된다.

정액제 3, 4건을 이용하면 26~35만 원 정도를 내면 되던 것이 수십에서 수백만 원의 추가 비용을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월 매출 1000만 원의 업소인 경우, 58만 원, 월 매출 3,000만 원 업소의 경우 174만 원을 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수수료 부담이 늘어났다는 의미를 넘어서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순이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문제는 정액제 축소로 광고 노출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정률제로 갈아탈 수밖에 없다.

▲ 배달의민족 입점 업체들의 매출 대비 광고비 비율. [우아한형제들 제공]

소상공인연합회는 3일 성명을 통해 "정률제는 월 3000만 원 매출의 경우, 현행 26만 원보다 무려 670% 인상된 174만 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즉, 1명분의 인건비나 임대료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배달 앱 시장 99% 독점의 폐해를 선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민 측은 전국 14만 음식점 중 52.8%가 이번 수수료 개편에 따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적은 소규모일수록 수수료 개편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5.8%는 수수료 기반으로 운영되는 국내와 해외의 푸드 딜리버리·이커머스 업계 통상 수수료율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바뀐 가격 정책으로 기존보다 적은 수수료를 내는 구간은 월 매출 155만 원 이하로 일 매출 5만 원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유래를 찾기 힘든 일방적인 수수료 대폭 인상으로 음식점주들의 불만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의 주장대로라면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과정에서 배민 측의 이러한 수수료 정책 변경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반영해야 할 것이다.

UPI뉴스 / 김들풀 iT과학 전문기자 itnew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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