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격전지] '이재정 vs 심재철' 신구 현역빅매치…안양 동안을

김광호 / 기사승인 : 2020-04-07 11: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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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추혜선 후보도 도전장…현역 세 명 맞붙는 전국 유일 선거구
여론조사는 도전자 이재정 우세 속 거물 심재철의 '20년 아성' 위태
16-20대 총선에서는 심재철 내리 이겨…대선, 지방선거는 민주당 승리
평균 지지율 격차 10% 넘어…전문가 "부동층, 보수층 결집 지켜봐야"

4·15 총선에서 경기 안양 동안을은 현역 의원 세 명이 맞붙는 전국 유일의 선거구다. 이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한 '터줏대감' 심재철 미래통합당 후보의 아성에 여당 대변인 출신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쟁에다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추혜선 후보가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안양동안구을에 출마한 이재정(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재철 미래통합당 후보, 추혜선 정의당 후보가 지난 5일 경기 안양 동안구 호계동 일대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지역구 출마가 처음인 비례 초선 이 후보와 추 후보는 "안양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른바 '현역·세대 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서 심 후보는 "관록이 곧 능력"이라며 6선을 자신하고 있다.

이 지역은 1기 신도시인 평촌 신도시를 품고 있는 30년 된 아파트촌으로 리모델링과 교통 개선에 대한 수요가 강한 동네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역 민심은 보수와 진보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총선에서는 심 후보가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했다.

최근까지 나온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다소 앞서지만 비슷한 시기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적게는 '오차범위 내'에서 많게는 20%포인트 가까이로 극심한 혼전 양상이다.

기자가 직접 현장을 돌면서 민심을 청취하고 지역 '표심'을 훑어봤다. 각 후보의 차별화된 공약만큼이나 지역민들의 목소리 또한 다양하고 제각각이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후보가 6일 경기 안양 동안구 범계동 인근 중앙공원에서 주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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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이재정, "안양 시민들 변화에 목말라 해"

6일 안양 동안구 일대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만큼이나 각 후보의 유세현장도 활기찬 모습이었다. 저마다 일터에서 바쁜 월요일 오후였지만 각 후보들의 표심잡기 경쟁은 뜨거웠다.

이날 오후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유세차량에 올라탄 민주당 이재정 후보는 지나가는 호계동 주민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악수는 자제했으나 이 후보는 밝은 얼굴로 주민들을 만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젊은 후보답게 지역민들에게 격의없이 다가가며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푸근한 동네 언니, 누나 같은 이미지에 20-30대층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 후보와 인사를 나눈 직장인 최 모(29·여) 씨는 "이 후보가 민주당 대변인으로 일하면서 당차고 소신있게 발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더 호감이 간다"며 "젊은 후보답게 안양을 더 활기차고 열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 한 모(40·여) 씨도 이 후보와 만난 뒤 "국회의원이기에 앞서 한 아이의 엄마인 이 후보라면 아이와 여성을 위한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 후보가 워킹맘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와 안양에 새바람을 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대구가 고향이지만 변호사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안양에 살며 결혼과 출산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처장 출신인 그는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했고, 신인이지만 집권여당의 '입'을 맡아 20대 국회 최장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이 후보는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을 2016년 대표 발의해 2019년 통과시키는 등 초선 비례임에도 눈에 띄는 입법 성과를 냈다. 총선 전 1년 반 동안 당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의정보고를 하는 등 사실상 지역구 의원의 길을 닦았다.

특히 이 후보는 비례 초선임에도 당내 공천 경쟁을 뚫어 높은 생존력을 입증한 터다. 민주당은 4차례 심 의원을 상대로 도전에 나섰다가 전패한 이정국 후보 대신 그를 5선의 제1야당 원내대표인 심 의원의 맞수로 낙점했다.

유세 현장에서 UPI뉴스와 만난 이 후보는 "오늘로 유세 넷째 날인데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의 호응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바라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심지어 자유공원에 계신 어르신들도 '젊은 사람에게 맡겨야 좀 달라지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체감한 민심을 전했다. 그는 "적어도 안양에 있어서는 어르신들까지도 새로운 변화에 목말라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부분 리모델링보다는 1기 신도시 자체 구조를 유지하면서 도시 전체를 재정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후보는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된지도 오래됐고 도시 성격도 베드타운에서 삶의 현장으로 바뀐 만큼 1기 신도시에 대한 철학과 방향을 재논의해야 한다"며 "1기 신도시보다 열악한 지역이 있는 탓에 정책적 차원의 배려를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래통합당 심재철 후보가 6일 오후 경기 안양 동안구 범계동 인근 공원에서 지나가는 시민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김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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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심재철 "정권 실정과 독선 바로잡고 지역경제 살릴 것"

패기 넘치는 '젊은피' 이 후보와 달리 통합당 심재철 후보는 20년 간 주민의 선택을 받은 터줏대감이자 '관록'의 정치인이다. 심 의원은 국회 부의장과 원내대표까지 거친 중진이면서도 지역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안양시민의 숙원사업인 인덕원~수원 복선 전철사업을 해결했다.

또 당내에서 호남·운동권 출신에 비박(비박근혜) 등 비주류임에도 원내지휘봉을 잡았다. 다선의 무게감을 의식하지 않고 통합당의 '공격수'를 자처하며 대여 투쟁 선봉에 서 왔다는 평가다.

이날 퇴근 시간을 앞둔 오후 5시께 범계역 인근에서 만난 심 후보는 산전수전 다겪은 '정치 베테랑'답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주먹 인사'를 하며 친근하게 다가섰다.

심 의원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인지도다. 중장년층에서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함께 사진을 찍자는 요청도 다른 후보에 비해 많았다.

근처 공원에 운동을 나왔다가 심 후보를 만났다는 박 모(72·남) 씨는 "20년 넘게 여기 살고 있는데 선거때마다 심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지난 20년 동안 심 후보가 안양을 위해 해왔던 일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범계역 인근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 모(54·남) 씨도 "문재인 정권 들어 경제가 더 나빠져 우리같은 소상공인들은 살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정부,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 그래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중진이자 지도부인 심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세 도중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한 심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독선을 바로 잡고, 안양의 지역경제를 살려달라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크다"고 전한 뒤 "국민들이 잘못된 정책과 체계적이지 못한 제도로 인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안양시민들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후보 캠프 관계자도 "20년 동안 인정받은 능력을 더욱 큰 정치에 쓰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 정의당 추혜선 후보가 6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갈산동주민센터 앞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광호 기자]


반전 꿈꾸는 추혜선
"구시대 거대양당 구도는 낡은 정치"

두 거대 양당 후보에 맞서 반전을 꿈꾸는 정의당 추혜선 후보도 완주를 다짐하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추 후보는 이미 2년 전 동안을 출마를 결심하고 지역구 주민들과 꾸준한 스킨십을 이어왔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추 후보는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뒤 외교통일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에 이어 정무위원회에서 일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당 수석대변인과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하며 당내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날 오후 갈산동주민센터 앞 유세 현장에서 추 후보는 "구시대 거대 양당 구도는 낡은 정치이며, 이번 선거는 이같은 낡은 정치를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미래정치로 바꾸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후보는 특히 "애플 R&D 센터 유치로 안양을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의 심장,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로 만들고, 애플 아카데미 센터 유치로 안양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는 교육도시가 아닌 글로벌 인재의 산실인 '진짜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가 한밤중에도 땀 흘려 일하는 시민들의 삶 속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이웃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측 관계자는 "2017년부터 안양에 사무실을 열고 골목상권 관련 정책 제안도 내놓는 등 지역구 내 인지도와 호응이 높은 편"이라며 "유세 현장에서도 지나가시던 분들이 화이팅을 외쳐주는 등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 6일 오후 미래통합당 심재철 후보가 경기 안양 동안구 평촌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방문해 상인,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광호 기자] 


현안 
'안양교도소' 이전저마다의 공약에 주민들은 '냉담'

안양 동안을의 대표적인 지역 현안은 안양교도소 이전이다. 1963년 호계동에 들어선 안양교도소는 어느새 이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주민 반발이 잇따르며 선거철마다 교도소 이전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주변 지역에서 모두 교도소 이전을 반대해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토대로 "중앙 정부와 협력해 교도소 이전을 이뤄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해당 부지에 경기남부법무타운 조성을, 추 후보는 애플 연구개발(R&D)센터 유치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에 대한 주민 반응은 냉담하다. 호계종합시장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이 모(56·남) 씨는 "선거 때마다 교도소 내보낸다고 했는데 누가 보냈느냐. 이 번이라고 다를 것 같지 않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지역 주민들 상당수는 교도소 이전보다 경제 회복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범계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최 모(48·여) 씨는 "교도소보다 경제가 더 문제다.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뚝 끊겼다"며 "누구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촌동 주민인 황 모(38·남) 씨도 "이번에는 당만 보고 뽑지 않을 것"이라면서 "각 후보의 경제 공약들을 꼼꼼히 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 그래픽=김상선


3월 여론조사 평균 이재정 47%, 심재철 35%, 추혜선 5.2%

안양 동안을은 평촌신도시를 포함한 동안구 전 지역과 만안구 일부 동을 관할하는 선거구이다. 심재철 의원이 내리 5선을 지냈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여권이 강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심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에도 위태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의원은 동안을이 분구된 17대 총선 때부터 19대 총선까지 모두 득표율 50%를 넘겨왔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이정국 후보에게 1700여표차, 1.9%p로 신승했다.

19대 대선에서 동안을 유권자의 44%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에는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55% 가량 득표했고, 시장 선거에서도 최대호 민주당 후보가 57% 가량 득표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세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어떠할까. 미국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조사방법론에 따라 두 후보의 3월 한 달 간의 지지율을 평균해보니 이 후보 47%, 심 후보 35%, 추 후보는 5.2%를 기록했다. 이 후보와 심 후보의 격차는 12%p에 달한다.

더욱이 각각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봐도 이 후보가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 3월 28~29일 MBC가 실시한 조사에선 이 후보가 46.8%, 심 후보가 33.6%였다. 추 후보는 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가장 큰 차이는 3월29~30일 경기일보·기호일보의 조사 결과로 이 후보 52.9%, 심 후보 33.4%였다. 추 후보는 3.7%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인 3월 24~25일 경인일보 조사에선 이 후보 44.3%, 심 후보 40.0%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나타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후보가 6일 오후 경기 안양 동안구 범계사거리에서 퇴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광호 기자]


전문가
"이재정 다소 유리, 심재철 탄탄한 지지기반 무시 못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선거에서 20대 총선까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후폭풍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이 후보의 최근 기세가 심 후보의 20년 아성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동층이 많아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하순 후보등록 시점을 전후한 일부 여론조사에선 '무당층'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파악될 정도로 부동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위기론이 급부상한 상황에서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이 후보가 다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당 후보가 당선이 돼야 우리 지역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겠다는 단순 논리에서 지지율이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의 급상승한 것이 이 후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이 지역구에서만 심 후보가 무려 20년간 당선되면서 새 인물과 변화에 대한 갈망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이 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심 후보의 탄탄한 지지기반과 경험·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며 "만약 보수층과 보수 성향의 중도층이 결집한다면 심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까지 상승해 이 후보를 따라 잡을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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