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무조건 일본 편드는 '신친일파' 경계해야"

김형환 / 기사승인 : 2020-04-14 15: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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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신친일파'로 '반일종족주의' 허구성 반박
"신친일파는 일본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
일본인보다 한국인들이 나를 더 비판해 의아"
지난해 7월에 나온 책 <반일종족주의>는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학 수업 중 해당 책을 언급하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조선인 노동자는 전부 거짓말" 등의 망언을 늘어놓는 교수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정치학 교수였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지난 13일 세종대 인근 카페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형환 인턴기자]

"신친일파는 한국인인데도 일본을 변호해주는 사람들, 일본의 대변인입니다. 이들은 일본과 커넥션을 가지면서 한국이 나쁘다, 일본은 다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이에요."

세종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호사카 유지 교수는 '신친일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지난해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을 보며 역사를 왜곡하는 이러한 책을 반박하지 않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반일종족주의>와 관련된 내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반일종족주의>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신친일파>를 발간했다. <신친일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독도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으며 <반일종족주의>의 왜곡과 오류를 바로잡을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다.

—<신친일파>에 대해 소개를 해달라

"이 책은 지난해 화제가 됐던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을 비판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담고 있다. <반일종족주의>의 핵심 내용은 강제징용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다. 이 책의 문제점은 일본 극우 측 논리를 가져와 여러 가지 살을 붙여 썼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일종족주의>를 반박하는 것은 일본 극우파의 논리를 극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이 책이 많이 팔렸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평소 언론을 통해 한국 내 '신친일파'에 대한 경고를 많이 했다

"신친일파란 일본의 대변인, 한국인인데도 일본을 변호해주는 사람들이다. 일본하고의 관계도 확실히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한국이 무조건 나쁘고 일본이 다 옳다고 말한다. <반일종족주의> 저자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영훈 이사장이나 이우연 박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믿어버리게 되는 방식으로 쓰고 있다. 그래서 굉장히 위험하다. 이영훈 이사장은 역사학자가 아니라 쭉 경제학 연구를 한 사람인데, 이런 사실을 숨기고 마치 역사 연구를 평생 해 온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굉장히 속임수가 많은 사람이란 것을 느꼈다."

—<반일종족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작년 일본은 수출규제를 통해 경제보복을 가했다. 한일 간에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이 경제보복 속에는 강제징용 문제가 들어가 있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은 강제징용자에 대한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거기에 대한 반발로 경제보복을 한 것이며 아직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반일종족주의>는 대법원 판결과 문재인 정부의 외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부분이 일본 극우파의 주장과 똑같다."

—강제징용 관련해 상세히 얘기해 달라

"<반일종족주의>는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징용이 없었고 징용이라고 해도 합법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일본으로 간 한국인들은 모집이나 알선으로 갔기 때문에 자유로웠고 일본인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인데 이는 완전 거짓말이다. 100의 사실이 있으면 30만 말하고 나머지 70은 거짓말로 채운다. 일본인과 한국인이 액면으로 똑같은 월급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제 받은 돈이 중요한 것 아닌가. 급여의 상당 부분을 강제로 저축하게 했고, 일본인은 자기 통장과 도장을 직접 갖고 있었지만 한국인은 관리자가 갖고 있었다. 가혹하게 노동자를 구타하니 도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도망치면 저축한 돈을 관리자가 다 갖는 거다. 일본인은 액면 급여의 대부분을 실제로 받았고 한국인들은 고작 10% 정도만 받았다. 다양한 연구에 이런 사실이 나와 있는데 <반일종족주의>에서는 모두 빠져있다."

—<반일종족주의>에서는 위안부를 공창제였다고 주장하는데

"<반일종족주의>에서는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논리를 만들었다. 그 사람들은 '위안부는 원래부터 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안부는 기생제, 공창제였고 그 공창제를 일본군이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런 공창제가 미국 양공주로 연결됐고 한국에 있었던 매춘 조직이 모두 일맥상통하다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이런 논리를 만들었다. 위안부는 명백히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근거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인용하거나 쓰지 않는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주장도 잘못됐다. 우리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한다고 말한 적이 없고, 일본 정부에 남아있는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협의하자고 했다. 또한 해당 합의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사하고 관계없이 결정됐기 때문에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를 종결할 수 없다. UN 인권위원회 역시 한일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내용을) 나쁘다고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선전(프로파간다)에 불구하다.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의심이 든다."

—일본 극우파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일본 극우파는 45년(침략 전쟁을 일으켰던) 집권 세력의 후예다. '45년 세력'이라고 하면, 침략 전쟁을 일으킨 극우 세력을 말한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이전 일본이 했던 것은 모두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위안부는 매춘부고 일본은 강제연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 역시 이 극우 세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일본 극우파들의 테러나 공격에 곤욕을 겪은 일은 없는지

"저번에 한 방송에서 강연을 했는데 거기서 한국에는 비선실세가 있어도 1~2명인데 일본 비선실세는 '일본회의'라는 단체로 4만 명이나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막 전화가 와서 왜 비선실세 이야기를 하냐고 공격을 했다. 나는 박근혜라고도, 최순실이라고도 한 적이 없는데 왜 박근혜 전 대통령 비방하느냐고 전화가 많이 왔다. 위안부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지 4~5년 정도 됐는데, 비판하는 건 오히려 일본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다. 내용도 '위안부는 다 매춘부',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제 연구실에도 이런 전화를 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책을 여러 권 낸 이후 비방이 줄었다. 일본인들이 '유지 교수는 학자'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지난 13일 세종대 인근 카페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동훈 인턴기자]

—일본 극우파들의 논리는 '결국 한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반일종족주의> 이영훈 교수는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거짓말 문화가 있다고 주장한다. 거짓말이 없는 나라가 어디 있나. 거짓말 문화는 한국의 일부이지 한국의 본질이라고 절대 느끼지 않는다. 그런 것은 말하지 않고 한국인이 모두 사기꾼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일본 극우의 논리가 그대로 담긴 <반일종족주의>가 일본에 판매돼며 일본 극우 세력이 매우 기뻐했다. 심지어 40만 부가 팔리기도 했다. 한국인들 스스로가 '우리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니 얼마나 기쁘겠나. 결국 신친일파들과 일본 극우파들이 '한국은 거짓말쟁이'라고 말한 목적은 위안부도 거짓말이고 독도도 거짓말이고 강제징용도 다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한일 역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일본에 있을 때 재일교포 친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만약 일본 황후가 그렇게 죽음을 당했다면 일본인들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알게 되고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렇게 공부를 어느정도 마친 후 강의를 맡게 되었다. 그 강의 중에 학생들이 독도가 누구의 땅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그때 내가 잘 몰라서 공부해서 답변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독도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를 시작했다."

—한일 관계 경색의 본질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일본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거부하고 있다.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는 한국의 진단 키트를 다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드라이브스루 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은 절대 도입하지 않는다. 일본은 한국이 먼저 했기 때문에 도입하지 않는다. 아베 정권은 절대 한국의 방식을 도입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정권의 기반이 혐한 세력이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이 있는 한 한국에서 시작한 것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일본에서 볼 수 없을 것이다.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서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동등한 위치에 서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한일관계에 있어 한국을 아래로 본다. 그런 시각을 버려야 한다. 일본은 중국은 동등한 관계로 바라보지만 한국은 아래 있으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국가 대 국가의 태도가 아니다. 이런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인터뷰를 마치며 유지 교수는 <신친일파>가 <반일종족주의>를 읽은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금 <신친일파> 일본어판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이 꼭 전해지길 희망합니다. 또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런 기본적인 내용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그래야 시각에 균형이 잡힐 것입니다."

UPI뉴스 / 김형환⋅양동훈 인턴 기자 hwan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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