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체제' 재현된 4·15 총선에 사라진 제3세력

임혜련 / 기사승인 : 2020-04-16 15: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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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 0석 그쳐…계파갈등·셀프공천 등 악재 이어져
'교섭단체' 구성 실패한 정의당…눈물 보인 심상정
비례 3석 그친 국민의당…'녹색 돌풍' 재현은 무위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으로 적용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대 양당의 의석 갈라먹기가 연출됐다.

민생당과 정의당 등 제3세력은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의 출현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군소정당의 국회 진출을 위해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무색해졌다.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병혁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3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33.35%를 기록하며 17석을 얻을 것으로 집계된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180석을 얻으며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지역구에서 84석을 얻는 미래통합당은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 의석을 합해 103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양당이 전체 의석의 약 95%에 해당하는 280석을 나눠 가지며 '양당 독식 체제'로 회귀했다는 분석이다.

▲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김정화·장정숙 민생당 공동선대위원장 및 선대위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민생당 당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현역 의원만 20명에 달하는 민생당은 사실상 공중분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으로 출범한 민생당은 공천을 놓고 계파 갈등을 빚어왔다. 여기에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하는 '셀프공천'을 하며 당 안팎으로 비난이 이어졌다.

민생당은 투표용지 제일 위 칸에 이름을 올리며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지역구에서는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특히 호남에서 민주당이 광주, 전남, 전북 등 28곳 중 27곳을 싹쓸이했다.

천정배(광주 서구을),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북 전주병),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등 다수의 민생당 현역 다선의원이 출마했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의석확보 최소 기준인 3%에 미치지 못하며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손 위원장은 전날 민생당이 1개 의석도 확보하지 못할 것이란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총선이 또다시 커다란 지역 구도로, 진영 구도로 휩쓸려 버려 앞으로 정치가 거대 양당의 싸움판 정치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발언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은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5석을 확보하며 현재 의석수인 6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앞서 지역구 2~3석, 비례 8~9석 획득을 전망했다. 특히 정의당은 이번 총선의 목표인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20석을 만들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지역구에서는 심상정 대표(고양갑)를 제외하고는 당선된 후보가 없다. 정의당이 기대를 걸었던 여영국 후보(경남 창원 성산)와 윤소하(전남 목포)·이정미(인천 연수을) 의원 등은 모두 낙선했다.

비례대표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9.7%를 얻어 5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정당별 지역구 의석수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이 배분되기 때문에 정확한 의석 수는 개표가 모두 종료된 뒤 16일 오후에 확정된다.

앞서 민주당은 비례 연합정당으로 시민당을 창당하며 정의당의 참여를 요구했지만, 심 대표는 '원칙'을 앞세우며 불참 입장을 고수했다.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심 대표는 이날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결국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민주당과 사안별 연대를 해오던 정의당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마련된 4.15 총선 개표 방송 상황실을 찾아 출구조사 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은 6.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석을 얻을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선거에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 냈다.

국민의당은 4년 전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중도층의 표심을 휘어잡으며 득표율 26.7%, 38석(지역수 25석.비례대표13석) 확보로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 총선에서도 제2의 녹색 돌풍을 기대하며 비례 10석 이상, 정당 득표율 20% 이상을 전망했지만, 결과는 저조했다.

지난 1월 귀국해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했지만 세를 모으지 못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원내 인사인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 등은 안 대표를 떠나 통합당을 선택했다.

정치 입문 8년 만에 새정치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에 이어 네 번째 창당에 나선 데 국민들의 피로감도 적지 않았다는 평이다.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후보만 내며 사실상의 '야권연대'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대구로 가 의료봉사를 하고, 선거운동 대신 '400km 국토대종주'를 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끌었지만, 지지율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안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실용적 중도정치를 정착시키고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싶었지만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삶의 현장으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U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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