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일꾼의 '심장 쾅쾅 울리는' 평양의 봄

김당 / 기사승인 : 2020-04-20 18: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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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톺아보기] 5. 평양종합병원 건설 '속도전' 총력전
노동신문, 한달간 관련기사 64건 중 35건을 1면에 배치

평양은 지금 꽃피는 봄소식과 함께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독려하는 방송과 선전선동의 이야기꽃이 한창이다.

 

▲ 20일 '조선의오늘'에 실린 평양의 봄소식을 다룬 기사 [조선중앙통신]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20일 "화창한 봄계절을 맞이한 공화국의 수도 평양의 거리가 꽃 속에 잠기었다"면서 "올해에는 평양의 거리들에 새형의 이동식 화대들이 설치되어 수도의 거리를 더욱 이채롭게 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관영매체들에서는 평양의 봄소식과 평양종합병원 건설공정을 알리는 보도가 연일 1면을 장식하고 있다. 평양에선 각종 꽃을 심은 이동식 화대(화분대)가 거리에 전시된 가운데 대형 확성기를 장착한 방송선전차가 연일 '건설노동자들의 심장을 쾅쾅 울리며'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월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가진 평양종합병원의 건설공정을 연일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노동신문 '평양종합병원' 기사 64건 중 35건이 1면에

20일 현재 노동신문 인터넷판에서 '평양종합병원'으로 검색하면 착공식을 보도한 3월 18일자부터 64건의 기사가 뜬다. 그 가운데 1면에 실린 기사만 35건이다. 관련 사설과 논설도 3건을 썼다. 북한 당국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얼마나 중요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 평양종합병원 터파기 기초 '콩크리트'치기 공사 현장에 각종 선전구호와 깃발이 걸려 있다. [조선의오늘 캡처]


노동신문은 19일 '정면돌파전의 기상을 알려거든 여기로 오라' 제목의 기사에서 당의 사상과 정책을 시각적으로 담은 표어, 벽보 등 직관선전물을 활용해 성과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건설 현장'에는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빛내이는 훌륭한 건축물들을 더 많이 일떠세우자!"를 비롯한 전투적 구호 30여 점과 50여 점의 표어, 10여 점의 선전화, 3개의 대형속보판과 300여개의 이동속보판, 그리고 20여개의 경쟁도표와 3천여개의 붉은기가 걸렸다.

 

"낮과 밤이 있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충성의 돌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는 낮과 밤이 따로 없다. 낮도 밤도 한 모습, 오직 불도가니이다. 바로 그 철야결사전의 불길이 더욱 거세차게 타오르게 하는 것이 건설연합상무 정치분과의 사상공세작전이다."

 

북한에서 '상무'는 일종의 태스크포스(T/F) 비상설 조직을 가리킨다.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태스크포스 연합조직을 구성해 가동할 만큼 중차대한 과업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공사 착공식에 참석해 대중연설을 하며 속도전을 다그친 데서 이미 예견된 바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병원 착공식에서 다른 계획된 건설공사를 미루고 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오는 10월 10일까지 병원 건설을 끝내야 한다고 선언하고, 직접 착공 첫 삽을 뜨고 발파 단추를 눌렀다.

 

이어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올해 보건부문 예산을 전년(5.8%)보다 1.6%p 증가한 7.4%로 늘려잡으며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계획대로 보장하게 된다"고 밝혀 병원 건설이 최우선 목표임을 명시했다.

 

최고인민회의보다 하루 앞서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실질적 의사결정기구인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도 '세계적인 대유행전염병에 대처하여 인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제1의제로 논의되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 김정은의 '인민대중 제일주의'로 선전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3월 17일 '당창건 75돐을 맞으며 평양종합병원을 훌륭히 건설하자'라는 제목으로 한 연설을 '인민대중제일주의'로 선전하고 있다.

 

▲ 김정은 위원장이 3월 17일 '당창건 75돐을 맞으며 평양종합병원을 훌륭히 건설하자'라는 제목으로 연설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자기 나라 수도에마저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했다"며 '올해 계획되었던 많은 건설사업들을 뒤로 미루고' 착공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평양종합병원 착공으로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총력 대응 속에서 주민들 건강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부각하고 열악한 의료인프라를 시급히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완공 목표 시점을 당 창건 75주년인 오는 10월 10일로 못박은 점이다.

 

김 위원장은 직접 "당창건기념일까지는 이제 불과 2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시일의 긴박성을 강조하면서도 "제기일 안에 공사를 완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200일 전투'의 속도전을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200일 전투'의 승리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으로 '충성의 돌격전, 치열한 철야전, 과감한 전격전'을 벌려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발언은 곧 법이다. 대동강 유역 문수거리 중심부에 자리잡은 건설현장에서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철야결사전'이 벌어진 배경이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200일 전투' 속에 '화선(火線)식 경제선동'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낮과 밤이 따로 없는 '200일 전투'를 펼치다보니 실제 전투에서처럼 예술인들을 동원해 생산 현장에서 대중의 사기를 북돋우는 이른바 '화선(火線)식 경제선동'을 진행하고 있다.

▲ 공사현장에서 대중에게 영웅심을 직접 고취하면서 적극적으로 생산활동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화선(火線)식 경제선동'(위왼쪽)이 벌어지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공사 진척 상황판의 '경쟁도표'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청년중앙예술선전대를 비롯한 중앙기관의 예술선전대들과 국립민족예술단 등 중앙예술단체의 경제선동대원들이 참여한 예술선동으로 건설일군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중앙미술창작사, 만수대창작사의 미술가들도 노력혁신자들의 인물화 수십 점을 그려 힘을 보탰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배속한 근위영웅여단 현장정치부의 선전선동과 관련해 "방사포의 일제사격과도 같은 여단예술선전대, 가족예술선동대, 군악대의 집중포화, 연속포화로 군인건설자들의 심장을 쾅쾅 울려주고 있다"고 묘사했다.

 

노동신문은 이 같은 '전방위적인 독려' 덕분에 당초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까지 계획했던 기초 굴착과 박토(剝土) 처리를 9일 앞당겨 지난 6일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의오늘'도 19일 "건설이 시작된 지 20여일만에 기초굴착공사가 결속되고 지금 기초콩크리트치기 공사가 한창이다"면서 "건설자들은 공법의 과학화 수준을 높여 시공의 질을 철저히 보장하면서 기초콩크리트치기 공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현재 40%계선을 훨씬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밝힌 대로 "겹쌓인 애로와 격난을 뚫고 수도의 한복판에 솟아오르게 될 평양종합병원은 적대세력들의 더러운 제재와 봉쇄를 웃음으로 짓부시며 더 좋은 내일을 향하여 힘있게 전진하는 우리 조국의 기상과 우리 혁명의 굴함 없는 형세를 그대로 과시하는 마당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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