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낙마 통합당 중진들 막막…"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남궁소정 / 기사승인 : 2020-04-21 08: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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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나경원 행보 '아리송'…정우택 충북지사설 '솔솔'
신상진 "원외 정치활동 계속", 이종구 "정치 안하겠다"
21대 국회에서 차기 지도부를 노렸던 미래통합당 중진들이 대거 낙마했다. 4·15 총선에 출마한 3선 이상 중진급 16명 중 생환한 이는 단 5명. 주호영·정진석·조경태·이명수·홍문표 의원뿐이다. 나머지 11명은 생환하지 못했다.

특히 차기 당대표는 물론 대권 물망에도 올랐던 4선 나경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신인 이수진 당선인에게 패배했다. 5선 심재철 의원도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 초선 이재정 의원에게 졌다. 4선의 신상진 후보는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게 밀렸다.

험지에 출마한 중진 의원들 역시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정우택·이종구·김용태·김학용·이혜훈·안상수·이학재·박순자 의원이 그렇다. 이들의 향후 계획은 뭘까. 정치적 재도약을 위해 권토중래를 노리는 의원이 있는 반면, 자신의 입지를 고심하는 의원도 있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 심재철(왼쪽), 나경원 의원. [뉴시스]

심재철·나경원 향후 행보 고심…신상진 "당 내부 변화에 기여"

가장 큰 관심은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에게 쏠린다. 나 의원은 보수진영의 최다선 여성 의원이지만 정치초년생 이수진 민주당 당선인에게 패배하며 정치인생에서 첫 낙선을 했다.

나 의원은 한나라당(통합당의 전신)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뒤 자진 불출마했던 19대 총선을 제외하면 2008년 18대(서울 중구), 2014년 재·보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2018년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원내대표까지 지냈다. 이런 커리어 덕에 그는 '차기 대권주자' 물망에도 올랐다.

나 의원의 정치 행보는 아직 안갯속이다. 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언론이랑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도 불참했다. 나 의원은 당분간 휴식기를 갖고 향후 정치적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4선인 신상진 의원(경기 성남 중원)도 청와대 출신 윤영찬 당선인에게 패배하며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그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될 줄 알았는데 떨어졌다"며 통합당의 패인과 관련 "내부 혁신을 못 해서 그렇다. 정책적인 것부터 당 운영의 문제까지 당 내부에서 바꿔야 할 것들을 바꾸지 못해 수도권의 평범한 중도층 민심을 못 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원외에서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등 기회가 생기면 재도전할 의사도 나타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당 내부가 변하는 데 기여하고, 보수우파가 대선에서 승리해 나라를 바로잡는 일에 효과적인 일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경기 안양동안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5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내고, 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그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1만 표 이상의 차이로 패했다. 당 지도부로서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현재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놓고 당내 의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 정우택(위), 신상진 의원. [뉴시스]

'험지 출마' 이종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험지에서 악전고투를 벌인 3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은 대부분 패배했다. 3선 이종구 의원은 통합당의 '양지'인 강남갑을 떠나 '험지' 광주을에서 뛰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 의원은 향후 계획과 관련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UPI뉴스에 밝혔다. 이 의원은 "정치를 접으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역부족을 느꼈다"라며 "5월 말까지는 국회의원직을 잘 수행하고 6월부터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도 "무책임하게 탈당하진 않고, 조용히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통합당의 패인과 관련 황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했다. 그는 "황 대표가 단식할 때까진 괜찮았는데 이후 공천 등에서 우왕좌왕하고, 확실하게 친박을 쳤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정책을 바꿔야 한다. 지금 통합당은 완전히 편향된 '경상도당'이다"라고 했다.

4선 정우택 의원도 소속 지역구인 청주 상당에서 '통합당 험지'로 분류되는 청주 흥덕으로 출마지를 옮겼지만 패배했다.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진보 텃밭으로 불려왔다. 보수진영이 16년 동안 깃발을 꽂지 못한 곳이다. 결국 이번에도 금배지는 민주당 도종환 당선인 몫이었다.

정 의원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 정 후보는 충북지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이로 인해 2년 뒤 지방선거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의원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치적 역량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비록 낙선했지만 43.8%라는 적지 않은 득표율이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낙마한 3선 의원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

수도권 열세 지역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떨어진 3선 의원들도 많다. 3선을 한 지역구 양천을을 떠나 험지 구로을에 출마한 김용태 의원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대결했지만 패배했다.

21대 초대 통합당 원내대표로 유력하게 꼽혔던 김학용 의원도 민주당 부대변인 출신 이규민 후보에게 안성 지역을 내줬고, 이혜훈 의원은 내리 3선에 성공했던 서울 서초갑 대신 험지 동대문을로 옮겨 출마했지만 정치 신인 장경태 민주당 당선인에 밀렸다.

안상수 의원 역시 3선을 지낸 인천 중·동·강화·옹진에서 지역을 옮겨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3선을 하며 12년 넘게 활동해온 윤상현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다. 인천 서구갑에 출마한 이학재 의원도 민주당 김교흥 당선인에 밀려 4선에 실패했다. 3선 박순자 의원(안산 단원을)도 민주당 김남국 당선인에게 3653표 차로 졌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원외 인사로 당권에 도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의 무게감이 필요하다. 또 지방선거, 재·보궐선거를 노리는 방법도 있다. 4년 뒤를 기약할 수도 있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는 선언도 선택지 중 하나다. 향후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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