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왜 적자 '스노우'에 매년 수백 억 지원할까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5-03 1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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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모델' 논하기엔 일러…지금은 사람(사용자) 모을 때"
아바타 '제페토' 사용자 1.4억명 성과…1일 별도법인 분사

스노우는 한국판 스냅챗으로 불리는 카메라 앱이다. 네이버의 자회사인데,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그런 스노우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무슨 속셈일까. 

▲ 스노우는 한국판 스냅챗으로 불리는 카메라 앱이다. 시작은 네이버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의 사업부서였지만 2015년 9월 정식 출시된 지 1년 만에 한국, 중국, 일본에서만 7000만 건 이상이 다운로드되자 아예 분리 독립했다. [스노우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스노우에 대해 7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고 지난달 3일 밝혔다. 네이버는 2017년엔 400억 원, 2018년엔 1300억 원, 이어 2019년엔 700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했다.

그러는 동안 스노우는 2018년 609억 원, 지난해에는 86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스노우는 현재 뚜렷한 수익 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 매년 수백 억대 영업손실이 나는 이유 중 하나다. 2017년 화장품 유통 자회사인 '어뮤즈'를 설립해 립 제품과 블러셔 등을 판매했지만 큰 소득을 거두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힘 쏟고 있는 서비스인 아바타 소셜 플랫폼 '제페토'와 운동화 리셀링 장터 '크림', 영어학습앱 '케이크' 같은 서비스들 모두 수익 모델의 관점에서 보면 걸음마 수준이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스노우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애초에 지금 당장 수익을 기대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네이버가 노리는 것은 '사용자 확보'다. 당장 돈이 안 될지라도 사용자를 최대한 확보해 장기적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더 중요한 건 수익모델 확립보다 사용자를 모으는 것"이라면서 "네이버도 지난 10년 동안 사용자를 모았던 것이 이제야 재무적인 성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스노우의 사용자 확보는 잘 되고 있는 것일까. 스노우는 '10대'라는 타깃을 설정하고 사람 모으기에 힘 쏟고 있다. 내놓은 모든 서비스가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그 중엔 괜찮은 성과를 낸 것도 있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전 세계 가입자 약 1억4000만 명을 확보한 아바타 소셜 플랫폼 '제페토'가 대표적이다. 이 중 10대 이용자가 80%를 차지한다.

제페토는 십수 년 전 유행하던 '싸이월드'를 연상하게 하는 서비스다. SNS, 육성 시뮬레이션게임, 플리마켓 등의 요소를 한 데 합쳐놓았다.

▲ 스노우의 서비스 중 유망주로 평가받던 제페토는 5월 1일로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홀로서기에 나선다. 네이버 관계자는 "분사를 할 만큼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제공]


사용자는 증강현실(AR) 3D 기술을 적용한 아바타를 꾸밀 수 있으며 아바타끼리는 교류가 가능하다. 아바타의 모습은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1000개의 표정과 헤어스타일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고 심지어는 사용자가 직접 그린 옷을 '제페토 스튜디오'(일종의 크리에이터 플랫폼)에서 서로 사고팔 수도 있다.

제페토는 1일 스노우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사할 정도로 내부에서는 '유망주' 대접을 받고 있다.

운동화 리셀링 장터 '크림'의 성장세도 주목할만하다. 희소한 운동화를 사고파는 '리셀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 반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림의 강점은 '검증 시스템'이다. 중고 물품으로 거래할 수밖에 없는 리셀 시장의 특성상 구매자는 가품 여부에 대한 불안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수 인력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면서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 희소한 운동화를 사고파는 건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다. 수량이 얼마 없는 한정판 운동화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한다. 미국 코웬앤드컴퍼니 투자은행 통계에 따르면 세계 운동화 리셀 시장은 지난해 20억 달러(2조 4000억 원 이상) 규모로 추산된다. 2025년까지 약 60억 달러(약 7조 원 이상)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운동화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가 하려는 것들은 대부분 새로운 것들"이라면서 "지금 당장 수익성이 나지 않아도 이런 새로움으로 사용자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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