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긴급재난지원금 있을까

조채원 / 기사승인 : 2020-05-15 15: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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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권' 2008년 처음 발행… 코로나19 이후 지난시 최초
3자 플랫폼 통해 발급…수령 방식·금액 등 지역마다 달라
3개월간 성과 대체로 긍정…'일시적 효과' 한계 지적도
한국은 요즘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뜨겁다. 지난 11일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면서 수령방법, 사용처, 기부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이다. 정부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재난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중국은 어떨까. 중국에서는 일찍이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그리고 심리적 위축으로 타격을 입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경제적 지원을 실시했다. 다양한 정책 중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유사한 형태의 것이 있다. 바로 '소비권(消费券)'이다. 

중국선 이번이 처음 아닌 '재난지원'…최초의 소비권은?


소비권이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중국의 각 지방 정부의 예산으로 발행한 일종의 할인 쿠폰을 말한다. 이를테면 100위안을 쓰면 20위안을 할인해주는 쿠폰을 지급하는 셈이다. 주로 쿠폰 형식이지만 특정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또는 현금성 지원도 '소비권'으로 칭한다.

중국소비촉진연구원의 자오핑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소비권은 주로 세 가지 형태로 발행됐다. 저소득 계층 지원, 특정 업종의 소비 촉진, 기업이 국가에 내야 하는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공제 방식이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형태는 다양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민들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과 목적이 같다.


중국에서 소비권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부 지역에서 소비권이 발행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소비권은 2008년 5월 광둥성 둥관시에서 발행됐던 2억 위안 규모의 현금성 지원으로 보고 있다. 이후 저장성 항저우시에서도 역시 9.1억 위안 규모의 소비권이 발행됐다.

▲ 우한시에서 발행된 소비권. [장강일보 캡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맞아 가장 먼저 소비권이 발행된 곳은 산둥성 지난시다. 지난시는 지난 3월 2일 2000만 위안의 예산을 들여 관광지, 여행사, 영화관, 공연장, 서점 등의 문화관광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권을 발행했다. 이후 3월 13일 저장성 닝보시와 장쑤성 난징시, 27일 저장성 항저우시 등 소비권을 발행한 도시도, 사용처도 점점 확대됐다. 중국 상무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28개 성, 170여개 시의 지방 정부가 발행한 소비권의 규모를 총 190억 위안으로 집계하고 있다.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중국의 소비권, 무엇이 다른가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중국의 소비권은 크게 세 가지 차이가 있다.

먼저, 수령 방식과 사용 방법이 다르다. 중국의 소비권은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3자 플랫폼을 통해서 발급된다.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한국과는 달리 3자 플랫폼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된 환경 때문이다. 

흔히 사용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쿠폰 적용 대상 업계나 업체가 3자 플랫폼에 공지되고, 플랫폼 사용자는 소비권을 다운로드 받는다. 그리고 해당 상점에서 결제할 때 쿠폰 '사용' 버튼을 누른 후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쿠폰에 해당하는 금액이 공제된다.

▲ 지난 4월 22일 베이징시 시청구(西城区)에서 위챗을 통해 발행된 소비권. 소비권을 사용할 수 있는 백화점 및 쇼핑몰이 공지돼있다. [중국청년망 캡처]


다음으로, 세대주를 중심으로 세대원 수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을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해당 시의 '소비자'라면 누구나 소비권을 발급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소비권을 발급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권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소비권을 발급하는 플랫폼에서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충칭시의 소비권을 발급 받고자 한다면 휴대폰을 통해 현재 충칭시에 있음이 확인되어야 하고, 신분증으로 실명인증 절차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통상 해당 시에 거주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적으로 액수나 사용처의 측면에서 일관성을 지닌 한국의 긴급재난지원금과는 달리 중국은 지역마다 그 지원 액수나 사용 범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각 지역의 재정 능력, 소비권 정책의 차이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같은 산둥성에서라도 지난시의 경우 2000만 위안을, 르자오시의 경우 1000만 위안의 예산을 소비권에 투입했다. 그리고 3월 초 문화관광분야에서 소비권을 발행한 지난시와는 달리 르자오시의 경우 4월 말에서 5월 말까지는 300만 위안을 식음료업에, 5월 말에서 7월 말까지 700만 위안은 대형마트, 문화관광, 교육업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지원 금액도 다르다. 예를 들어 저장성 항저우시에서는 40위안을 쓰면 10위안을 할인해주는 소비권을 5장 지급하는 데 비해, 르자오시에서는 100위안을 쓰면 50위안을, 50위안을 쓰면 30위안을, 30위안을 쓰면 10위안을 할인해 주는 소비권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각 지역에서 개인에게 지원하는 금액이 다를 뿐 아니라, 소비하는 금액에 따라 지원 금액도 달라지는 셈이다.

▲ 지난 4월 10일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발행된 소비권. 40위안을 쓰면 10위안이 할인되는 소비권이 일괄적으로 지급됐다. [진장완보 캡처] 


소비권 3개월 째…효과 있었나

'코로나19 소비권' 발행 3개월, 중국은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13일 양회를 앞두고 인민정협보가 주최하는 클라우드 포럼에 정치협상위원회(정협) 위원들이 참석해 '소비권'의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알리페이의 운영사인 앤트파이낸셜 CEO인 후샤오밍(胡晓明)은 3월 이후 전국적으로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발행된 알리페이 소비권이 평균적으로 8배가 넘는 레버리지 효과를 지닌다고 말했다. 쿠폰 가격 1위안이 8위안의 소비를 이끌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에게 다방면에서 경제적인 안정을 가져다줬다는 것이다.

광둥재경대학 비즈니스유통연구원장 왕셴칭(王先庆) 역시 경제일보 등과의 인터뷰에서 "소비권은 실제적으로 4~5배의 소비를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배포 과정에서 플랫폼과 제휴함으로써 소비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소비권이 실제적인 소비 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효과를 냈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간 발행됐던 소비권에 대한 문제점과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클라우드 포럼에서 정협 위원 두샤오강(席肖钢)은 "그간 소상공인 위주의 소비권 발행 액수는 그리 크지 않았다"면서 "소비권이 발행에 대한 설계를 더욱 촘촘히 해야 한다. 좀 더 '구멍 가게' 수준의 소상공인을 돕는 데 주력해야 일자리와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정협의원인 수광샤오(屠光绍) 역시 "소비권이 선착순인 경우도 있는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왕셴칭 원장은 "소비쿠폰은 특정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소비로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 효과를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비권은 한정된 시간과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며, 정부는 소비권으로 일시적 효과가 아닌 상시소비체제를 유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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