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웨이發 충격' 길게 보면 '기회' 될 수 있다

임민철 / 기사승인 : 2020-05-20 17: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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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장비·스마트폰 '반사익', 메모리 반도체·패널 '선두유지' 가능할 듯
'협력' 끊는 실적 악화보다 경쟁분야서 두각 나타내 약진 기회 될 수도
미국의 화웨이 수출 제재 추진으로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론 실적악화 등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론 세계 스마트폰 및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시장 등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단기 실적악화의 원인인 모바일용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화웨이로의 공급 물량 감소는 다른 업체 수요 증가로 상쇄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정부는 오는 9월부터 화웨이가 전세계에서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진 반도체 부품을 미국 정부 허가 없이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 제재로 세계 1위 5G 이동통신장비 사업자면서 세계 2위 스마트폰 사업자인 화웨이와 '경쟁' 관계이면서 '협력' 관계인 삼성전자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차질은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메모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감소와 분기별 매출 24조 이상 규모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매 분기 삼성전자의 매출 10% 이상을 발생시키는 5대 고객사 중 하나였다.

화웨이는 기존 협력관계을 끊고 미국 쪽으로 돌아선 대만의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 대신 중국의 5위 업체 SMIC와 같은 곳에 관련 부품 주문을 늘릴 수 있다. 이는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과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삼성전자를 추격자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를 대신할 중국 거래선 확보 등 긴급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회사의 올해 1분기 실적 기준 5대 고객에서 화웨이는 빠졌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발표 직후 메모리반도체 제조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 사업장에 출장을 가 현지 고위 공직자의 협력도 약속받았다.

19일 김성옥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UPI뉴스›와 통화에서 "화웨이는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는데 미국의 제재로 이제 제품을 제조하기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더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내다봤다.

화웨이의 이동통신장비 사업부는 작년 한 해 매출 2967억 위안(약 51조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8%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작년 세계 5G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1위는 화웨이(26.2%), 2위는 에릭슨(23.4%), 3위는 삼성전자(23.3%)였다.

5G 이동통신장비 시장에서 세계 1위인 화웨이가 주춤하는 사이에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망 설계 업체 텔레월드솔루션즈를 인수하며 미국과 세계 5G 장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예고한바 있다.

▲ 삼성전자 사옥 전경 [문재원 기자]

삼성전자, 글로벌 5G 통신장비·스마트폰 점유율 확대되는 계기될 듯 

화웨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위탁생산했던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미국 정부 제재 이후 화웨이로부터 추가 주문을 안 받기로 했다. 중국 내 파운드리 업체는 TSMC 역할을 대신할 기술력을 아직 갖지 못해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AP '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이번 수출 제재에 화웨이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수혜가, (중국에서) 오포, 비보 등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하는 소비자 사업부의 작년 한 해 매출은 4673억 위안(약 80조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4% 성장했다. 화웨이는 작년 스마트폰 출하량 2억4000만 대를 기록하며 연간 3억 대 가량을 파는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해 왔지만, 시장 점유율 추가 확대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UPI뉴스›와 통화에서 "화웨이가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생산 차질을 겪더라도 세계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는 만큼,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매출이 늘어나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마트폰 메모리·패널, 화웨이 대신 타사로의 공급처 확대로 실적 악화 상쇄 가능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이 줄면 삼성전자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로의 공급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 감소가 장기화된다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및 중소형 OLED 패널 구매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은 17조6000억, 스마트폰 패널을 포함한 디스플레이 사업은 6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의 연간 매출의 10%가 화웨이로부터 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두 회사의 화웨이 공급 매출 비중이 같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는 작년 반도체 매출 65조 원의 10%인 6조5000억 원어치를 화웨이에 공급했을 것으로도 볼수 있다. 

화웨이가 올해 들어 삼성전자 5대 매출처에서 빠진 만큼 관련 매출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삼성전자 분기 실적 가운데 화웨이 관련 매출 추정 비중을 1.4%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를 환산하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 중 7746억 원, 연간 매출 3조 원이 화웨이에서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화웨이를 상대로 한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의 수요를 공략해 실적 하락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핸드폰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세계 시장 전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건 아니고 특히 중국에선 오포, 비보, 샤오미가 그만큼 더 생산을 하게 되면 기본 화웨이에 공급되는 부품 물량이 그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 영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 최고경영자도 ‹UPI뉴스›에 "화웨이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삼성 등 타사의 디스플레이 구매는 줄겠지만 애플, 삼성(무선사업부), 샤오미, 오포, 비보처럼 화웨이 점유율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의 구매는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U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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