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웃도어, 롱패딩·신상 플리스 80% 할인…역풍 우려

남경식 / 기사승인 : 2020-05-21 1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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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패딩·플리스 할인 경쟁, 역효과…"원가 얼마길래?"
K2·블랙야크·네파·아이더, 지난해 두 자릿수 역성장
시장 침체·불황에도 노스페이스등 일부만 성장
롱패딩 80% 할인 등 파격적인 행사를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아웃도어업계가 '자가당착' 마케팅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밀레는 이달 중순 역시즌 마케팅을 시작했다. 20FW 신제품 플리스 재킷을 40% 할인하거나, 플리스 재킷 1개를 구입하면 제품 1개를 추가 증정하는 이벤트다. 재고 소진을 위해 이월 패딩 제품은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블랙야크의 18FW시즌 롱패딩은 출시 당시 정가가 39만9000원이었지만, 현재 온라인 최저가는 80% 이상 할인된 7만8390원이다. 2018년은 롱패딩의 인기가 최정점에 달했던 때다.

▲ 밀레 '플리스' 역시즌 프로모션 포스터 이미지. [밀레 제공]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뜨거운 할인 경쟁 소식을 마냥 반가워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가가 얼마이기에 이렇게 큰 폭 할인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아웃도어업계의 효자 상품이었던 롱패딩은 물론, 지난 겨울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부상한 플리스마저 대폭 할인 판매하는 현실은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웃도어업계는 1위 노스페이스를 제외한 대부분 브랜드들의 실적이 지난해 크게 악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4107억 원으로 기록하며 2018년에 이어 유일하게 4000억 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594억 원을 기록했다. 노스페이스는 2018년에도 주요 브랜드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업계 1위를 수성했다.

반면 K2, 블랙야크, 네파, 아이더는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블랙야크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LF가 15년간 운영해 오던 라푸마의 사업 종료를 선언하고, 연말에는 K2코리아가 살레와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등 시장 이탈도 이어졌다.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실적 부진은 국내 아웃도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5963억 원에서 2018년 2조5524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롱패딩을 비롯한 특정 아이템에 대한 아웃도어업계의 쏠림 현상이 재고 부담 증가 및 경영 악화의 악순환의 고리로 빠지게 되어 결국 치킨 게임 양상이 되어버린 것이 지난 몇 년간 실적으로 확인됐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년 같은 아이템의 반복된 할인 행사가 피로감을 가중하며 아웃도어가 진부하다는 인식이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업계 1위 노스페이스의 사례는 국내 아웃도어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스페이스는 다운 함량 및 구조 설계 최적화로 초경량에 성공한 '수퍼 에어 다운'으로 다른 롱패딩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롱패딩 외에도 뉴트로, 스트리트 패션 등 트렌드에 걸맞은 다양한 히트 상품도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빅사이즈 백팩 '빅 샷'은 1020세대의 주 쇼핑 채널인 무신사에서 판매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기능성 소재 및 인공 소재의 개발과 제품 적용은 물론, 정교한 시장 수요 예측에 의한 반응 생산(QR) 진행을 통해 성공적인 원가 관리가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높은 내구성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춘 다양한 히트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함으로써,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애슬레저, 홈트레이닝, 원마일 웨어 등의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국내 레깅스 시장의 대표 주자인 안다르의 지난해 매출은 약 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저성장 및 불황 상황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들과 브랜드들은 항상 존재해왔다"며 "지난해에도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성공을 거둔 기업 및 브랜드의 사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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