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 법안 미흡…양육비 안 주는 배드파파는 형사처벌해야"

김지원 / 기사승인 : 2020-05-22 17: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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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양육비 미지급 이행 방안' 국회 통과…'국가대지급제' 초석
'아동학대'로 간주해 형사처벌 등 강력한 강제성 방안 아직 미진

"최근 코로나로 인해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병원이 휴업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 교육비가 걱정됩니다. 양육비가 제대로 지급이 되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요. 올해가 가장 힘든 해가 될 거 같아요. 피아노를 좋아하고 음대에 갈 목표가 있는 딸아이를 꼭 지켜 주고 싶습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사연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여성이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늘며, 한 부모 가정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배드 파파'에 이어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다.

▲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양육비 이행 강화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여성의당과 양육비해결총연합회 회원들이 20대 국회에 양육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지원 기자]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의 80%는 '모자 가구'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대다수는 남성이다. '배드파파'란 용어가 나온 이유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일자리를 잃는 여성이 늘어나며 한 부모 가정이 '배드파파'에 이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최신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2억2000만 명의 여성이 코로나19 충격에 민감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여성 실직 위험성이 높아지며, 여성이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사는 모자가정의 형편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양육비 해결 문제가 더욱 시급한 이유다.

한편 국회는 최근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를 제재할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0일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이들에게 지급 이행을 강제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양육비 이행 강화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여성의당과 양육비해결총연합회 회원들이 20대 국회에 양육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지원 기자]

그러나 강력한 강제성을 갖추기 위해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간주해 형사법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양육비 관련 사안을 민법과 가사소송법으로만 다루고 있다.

아울러 운전면허 제재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출국금지, 신상공개 등 더 강력한 규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통과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양육비이행법)'은 △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으면 지방경찰청장에게 운전면허 정지 처분 요청 △ 한시적 양육비를 긴급지원한 후 양육비 채무자에게 징수 △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시 양육비 채무자 동의 없이도 신용 보험정보를 관계 기관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아동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경우, 국세를 체납한 것과 같이 보고 금액을 강제로 징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영 대표는 "양육비 지급이 아동의 생존권 문제고, 공적 책임이라는 걸 사회적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이행강화를 높일 수 있는 형사처분, 출국 금지, 신상공개 등 규제 수단 병행이 필요하다"며 "그게 궁극적으로 양육비 대지급제로 가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는 "해외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자체를 처벌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며 "양육비 미지급시 형사처분한다 등 명시적으로 규정이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육비 대지급제는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한 뒤, 양육비를 줘야 하는 사람에게 국가가 대신 받는 제도다. 2017년 5월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바 있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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