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병호 전 국정원장, 北 암살 위협으로 '경호중'

김당 / 기사승인 : 2020-05-22 16: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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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후 경호 이례적…재임중 北내부 '김정은 암살계획' 관련 테러 대비
재임중 태영호 공사·류경식당 여종업원들·전자 전문가 탈북 등 공세적
北보위성·보안성·중앙검찰소 연합성명 "지구 끝까지 쫓아 능지처참"

이병호(80) 전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의 암살 위협으로 인해 국정원의 경호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정원 간부는 22일 "이병호 전 원장이 재임 중 김정은 암살공작을 추진했던 것과 관련 북한의 보복암살 테러가 우려돼 퇴직했음에도 여전히 경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경호원의 근접 경호를 받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할 때도 이병호 전 원장은 다른 피고인·증인들과 달리 경호원들이 근접 경호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UPI뉴스›는 경호원들이 국정원 정규직원인지 외부 인력인지 국정원측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이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내며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 지난해 6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은 북한의 암살 위협 때문에 민간인 신분임에도 여전히 국정원의 경호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괴뢰국정원장 이병호의 살인지령은 무려 80여 차례"

 

과거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도발원점 타격' '지휘세력까지 타격' 같은 대북 강경발언을 하자 북한이 '첫 벌초 대상' 등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해 위협한 가운데 북한 암살조의 국내 잠입설까지 나돌아 경호를 강화한 바 있다. 하지만 퇴직한 민간인에 대한 경호는 매우 이례적이다.

 

고위 공직자 중에서 정부의 공식 경호를 받는 요인은 전·현직 대통령과 현직 국무총리, 그리고 국정원장뿐이다.

 

이병호 전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마지막 국정원장을 지내는 동안 북한에 대해 공세적인 정보활동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전 원장은 재임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암살하려는 북한 내 혁명조직의 존재를 파악해 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작 내용은 1급 비밀이다.

 

또한 이 전 원장은 김정은 체제를 흔들기 위한 공작의 일환으로 최고위급 탈북자 중 한 명인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공사 망명, 중국 옌지(延吉) 소재 류경식당 여종업원 집단 탈출, 북한의 핵심 전자(電子) 전문가(비공개) 등을 탈북 입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은 '국정원이 기획탈북한 것'이라며 이병호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 2015년 3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이유로 북한은 2017년 대통령선거 직전인 2017년 5월 5일 국가보위성 대변인 성명을 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극렬하게 비난했지만, 선거운동 기간이어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괴뢰국정원 원장 이병호 놈은 테러범을 '민족과 국정원에 있어서 아주 소중한 존재'라고 추어주면서 테러작전을 직접 조직하였고 국정원 팀장 한가 놈과 요원 조기철 놈들이 그 앞장에서 집행하도록 하였으며 괴뢰들이 작전수행을 위해 테러범(김국기)에게 준 살인지령은 무려 80여차에 달한다."

 

北, 문재인 정부 출범하자 "공화국에 이병호 넘겨라"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12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관영매체를 동원해 "남조선 괴뢰국정원장 이병호가 북에 침투시킨 최고수뇌부를 노린 테러범 일당을 체포해 진면목을 낱낱이 파헤쳤다"면서 "남측은 이병호를 지체 없이 체포하여 우리 공화국으로 넘겨야 한다"고 비난 성명을 냈다.

 

이어 6월 28일 '최고수뇌부를 해칠 흉계를 꾸민 범죄자들을 극형에 처한다'는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중앙검찰소 연합성명을 내고 재차 이병호 원장을 넘겨 달라고 주장했다.

 

"감히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해칠 천인공노할 흉계를 꾸미고 추진한 특대형 국가테러 범죄자들인 박근혜 역도와 전 괴뢰국정원 원장 이병호 일당을 극형에 처한다는 것을 내외에 선포한다. 남조선 당국은 우리 최고수뇌부를 노린 특대형 국가테러 범죄행위를 감행한 박근혜 역도와 전 괴뢰국정원 원장 이병호 일당을 국제협약에 따라 지체없이 우리 공화국에 넘겨야 한다."

 

이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30일 '무엄한 개꿈을 꾸는 자는 이 세상에 살아 숨쉴 곳 없다'는 기명기사에서 "우리의 최고수뇌부에 도전해 나서고 감히 수뇌부의 안전을 해치려든 박근혜X과 리병호 놈을 위시한 괴뢰국정원 일당은 이 세상 끝에라도 따라가고 천길 땅속, 물속을 파헤치고 뒤집어엎어서라도 기어코 찾아내 열백 번 능지처참해 버려야 할 만고역적, 천하의 악귀들이다"고 위협했다.

 

이병호 전 원장은 1963년 육사(18기)를 졸업하고 1970년 중앙정보부에 입부(入部)해 주로 해외공작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중정 해외공작국장과 안기부 해외담당 차장을 끝으로 1996년 퇴직했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장으로 기용됐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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