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이재용 재구속 기로에 "경제적 악재" 우려도

임민철 / 기사승인 : 2020-06-05 21: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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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억울 등 불만 표출 …혐의 제기 의혹엔 강력 반박
재계, 총수 부재시 국가경제 필요한 투자 동력 사라질 것 우려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재구속 갈림길에 서면서 경영 공백 등 삼성그룹 차원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은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이 부회장의 재구속 위기가 현실로 닥치자 당혹감을 넘어 충격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삼성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에 대해 이 부회장의 정당한 권리마저 무력화시켰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범죄혐의를 다룬 언론 보도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등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총수 부재시 중장기 전략적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고, 대규모 투자에 기반한 삼성전자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나 삼성 그룹 안팎의 협업이 난맥상을 보이며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나아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가경제에도 추가 악재로 작용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중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 행위에 이 부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몰아가자, 삼성은 우선 기소를 막기 위해 지난 2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삼성의 절박한 요구는 그러나 지난 4일 검찰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신청으로 이틀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삼성은 내부적으로는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검찰 영장 청구가 수사심의위원회 절차 진행보다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간 검찰의 소환 조사에서 검찰이 지목한 여러 혐의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 청구와 별개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절차를 예정대로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삼성 변호인단은 검찰의 영장청구에 대해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하는 정당한 권리마저 무력화했다"며 반발했다. 

또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 후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가조작 의혹이 이 부회장의 관련 혐의로 언론에 보도되자, 삼성은 "합병 성사를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운 정황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며 "이 부회장이 시세 조종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상식 밖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삼성 측은 그간 이 부회장의 재구속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여 왔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주문대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고, 준법감시위 권고대로 그간 지적된 경영권 승계·노동·시민단체 관계 등 문제에 재발방지 방안을 내놨다. 지난달 경영권 승계 포기와 무노조 경영 방침 철회를 선언한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도 그 일환이었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검찰의 영장 청구에 따른 재구속 갈림길에 서면서, 삼성은 3년 전 '총수 부재' 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공백 위기를 다시 맞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총수 부재시 중장기 전략적 판단이 보류되고, 대규모 투자에 기반한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나 그룹 안팎의 협업이 어려워져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의 2018년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3년 간 180조 원 투자, 2019년 종합 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위한 10년 간 133조 원 투자 등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통한 1년만에 석방된 뒤 새로 추진한 대규모 장기 투자다.

삼성은 지난 2017년 이 부회장 구속 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 체제로 전환, 계열사 조율이 필요할 경우 부문별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는 그룹 전반의 핵심적 의사결정에 제약 요인이 돼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서 오너가 모든 걸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좋다 나쁘다가 불확실한 상황, 몇 년 뒤를 바라보는 대규모 투자, 이런 판단이 필요한 사안의 결정은 결국 오너가 해야 한다"며 "총수의 부재는 삼성은 물론 물론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도 약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임민철 기자 imc@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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