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맞은 '한글 사수 항전세대' 문인들

조용호 / 기사승인 : 2020-06-08 15: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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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생 문학인 11명 선정, 문학제 개최
올 주제 '인간탐구, 전통과 실존을 가로질러'
민족 고유 전통 찾아내고 소수 목소리 대변
"작가들의 문학적 공과 객관적으로 평가"

2020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학인을 기념하는 문학제가 열린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상국)는 1920년생 문학인들 가운데 곽하신, 김상옥, 김준성, 김태길, 김형석, 안병욱, 이동주, 이범선, 조연현, 조지훈, 한하운 등 11인을 대상작가로 선정해 6월 18~19일 심포지엄과 문학의밤 행사 등을 연다.

▲한국적 전통을 잘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동주(1920~1979·오른쪽), 조지훈(1920~1968) 시인. [대산문화재단 제공]


1920년에 태어난 문학인들은 대체로 10대 후반 무렵인 1930년대 후반부터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일제가 전시 동원 체제를 전면화하고 각급 학교의 한글 사용을 금지한 시기에 이들은 중등교육을 마치고 전문학교나 대학에 진학했고, 문단에 첫 발을 디뎠다. 이들이 "역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고 전후의 황폐함 속에서 인간 삶의 내면을 탐색했다는 특징"을 지녔다는 점에서 올해 주제는 '인간탐구, 전통과 실존을 가로질러'로 정했다.

방현석(소설가·중앙대 교수) 기획위원장은 "1920년에 태어난 문학인들은 일제의 식민지배정책에 따른 '학병 세대'가 아니라 민족의 정신을 지킨 '한글 사수 항전세대'로 명명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들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을 찾기 위해 애썼고, 해방공간에서 진영대결의 행동대로 활동하면서도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학인들의 특징을 압축했다.

▲전쟁 체험을 녹여낸 '오발탄'의 작가 이범선(1920~1981·왼쪽)과 현대시와 동시까지 넘나들며 장르 실험을 했던 김상옥(1920~2004) 시조시인. [대산문화재단 제공]


신현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문학사를 바라보는 입장, 정치적 차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근대 문인들이 선택 또는 배제되면서 다함께 조명 받을 공론의 장이 없었다"면서 "통합과 포용의 문학사를 지향함으로써 작가들의 문학적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점이 이 행사의 큰 의의"라고 밝혔다.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경영임원) 기획위원은 "2001년 시작해 20년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 행사에서 친일이나 월북 등 문학 외적인 선택과 배제의 요인을 떠나 문학인이라면 작가로서의 공적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한 번도 깬 적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은 6월 18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연다. 방현석의 총론을 시작으로 이재복, 오형엽, 장이지, 이수형, 김양선, 이경수, 정종현, 박숙자 등 문학평론가들이 참여해 일제강점기, 해방, 분단, 근대화로 이어지는 격변기를 살아내며 한글을 사수하고 우리 문학을 지킨 1920년생 작가들에 대해 발표한다. 문학의 밤은 6월 19일 오후 7시, '경의선책거리 공간산책'에서 대상문인들 작품을 낭독하는 '백 년 동안의 낭독'으로 꾸며진다. 권민경 김수온 김호성 송지현 양순모 등 한국작가회의 젊은 시인들이 참여해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낭독한다.

▲올해 만 100세를 맞은 생존 수필가 김형석(왼쪽)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지내며 문단 권력의 상징으로 군림했던 문학평론가 조연현(1920~1981). [대산문화재단 제공]


부대행사로 한국시학회와 공동 개최하는 '탄생 100주년 시인·시비평가 기념 학술대회'(6월 27일 한양대학교) 등 다양한 작가별 행사도 연중 진행할 예정이다. 심포지엄과 문학의밤 행사는 각각 사전 참가신청을 한 소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심포지엄은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U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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