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서 주운 휴대전화…훔칠 의사 없으면 '무죄'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7-01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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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영득 의사 있다 보기 어려워"
지하철역에서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주운 뒤 한달 넘게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 법원 자료사진 [정병혁 기자]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절도(예비적 죄명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된 A(39)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주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볼 객관적 자료는 없고, 중국으로 가져가 사용하거나 처분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추적을 피하려고 전화를 무시하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하철 역무원 등에게 휴대전화를 맡겨 반환하는 방법도 가능했겠지만, 이런 사정만으로는 불법적으로 물건을 취하려는(불법영득) 의사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봐도 휴대전화를 숨기지 않고 이동하는 등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지하철역 의자에 다른 사람이 실수로 두고 간 휴대전화 1대를 들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 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일하다가 사건 당일 새벽 귀국하는 길에 휴대전화를 주운 A 씨는 우체국에 들러 주인을 찾아주려고 했지만, 이른 아침이라 우체국이 문을 열지 않자 자기 집으로 가져갔다.

A 씨는 주운 휴대전화를 집 서랍에 넣어둔 뒤 잠이 들었고 오후에 일어나 친구를 만나려고 외출을 하면서 서랍 속에 주운 휴대전화를 넣어 둔 사실을 잊어버렸다.

이후 6일 뒤 다시 중국 공장으로 출근한 그는 약 한 달 후 다시 귀국했다가 수사당국의 연락을 받았고 절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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