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순 피해여성, 2월에도 5급 비서관에게 하소연"

김당 / 기사승인 : 2020-07-15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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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시장비서실 성폭행 사건 발생 2달 전에도 5급 비서관에 알려"
'6층 사람들', 2월과 4월 두 번의 기회 있었지만 문제 해결 외면
오성규 전 비서실장 "전혀 몰라…리스크 요인인데 알면 그냥 뒀겠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A 씨(전 비서)는 5개월 전인 2월에 성추행 사실을 비서실에 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시청 6층(박 시장 집무실) 정무라인을 잘 아는 인사는 최근 〈UPI뉴스〉에 "A 씨는 앞서 2월에도 박 시장 비서관에게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5급 비서관(여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피해자 A 씨를 지원하는 김재련 변호사·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측도 13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자가 성적 괴롭힘에 대해 박 시장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히며, 2월 6일자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공개하기도 했다.


 A 씨는 작년 7월 인사발령이 나 2월 당시는 비서실 소속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이 자신을 비밀대화방에 초대해 성적 괴롭힘을 지속하자, 시장 비서관 등에게 비밀대화방 메시지를 보여주며 문제 해결을 하소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두 달 뒤인 4월 14일 비서실 회식 때 비서실 남자 직원 B 씨가 비서실에 함께 근무했던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비서실 내부에서 '쉬쉬' 하면서 열흘 뒤에서야 서울시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로 공개되었고, B 씨는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되었을 뿐, 이렇다 할 징계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의 한 측근 인사는 〈UPI뉴스〉에 "4월 비서실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A 씨가 박 시장 성추행 사실을 정무라인에 알렸는데 이를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외면했다"면서 정무라인 인사들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UPI뉴스〉는 지난 13일 피해자측 기자회견에 앞서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직원(전 비서)이 피해 사실을 이미 지난 4월 박 시장 비서실에 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과 관련, 당시 비서실장 등 정무라인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고 단독 보도했다.

 

〈UPI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피해자 A 씨는 지난 2월과 4월, 적어도 두 차례 박 시장 성추행 문제해결을 비서실에 호소했다. 또 박 시장 비서실과 정무라인이 포진한 '6층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한 기회도 두 번 이상 있었지만 이를 외면한 것이다.

 

박 시장 재임 시절 비서실에는 통상 10여명의 비서진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박 시장에게 성추행당했다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7월까지 4년간 비서실장은 현 시장 권한대행인 서정협(2015년 3월∼2016년 7월), 허영(2016년 7월~2017년 3월), 김주명(2017년 3월~2018년 7월), 오성규(2018년 7월~2020년 4월)씨였다.

[표] 박원순 서울시장 역대 비서실장

성명

기간

현직

권오중

11년 11월~12년 10월

총리 민정실장

서왕진

12년 11월~14년 6월

서울연구원장

천준호

14년 7월~15년 3월

민주당 국회의원

서정협

15년 3월~16년 7월

시장직무대행

허영

16년 7월~17년 3월

민주당 국회의원

김주명

17년 3월~18년 7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

오성규

18년 7월~20년 4월

박원순 캠프(광화문팀)

고한석

20년 4월~ 20년 7월

10일자 당연 면직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본 사건은 박원순 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A씨의 시장 비서 근무기간) 4년 동안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15일 〈UPI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 호소인(여직원)이 성추행 사실을 비서실 동료직원이나 누구한테 얘기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사실을 듣지 못해 전혀 몰랐다"면서 "(성추행 건은) 박 시장한테 큰 리스크 요인인데 오히려 알았다면 그렇게 둘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오 전 실장은 또 해당 여직원에 대해 "상당히 밝고 에너제틱한 친구로 시장실에 활기를 넣어주는 스타일이었고, 오히려 정무라인보다 더 박 시장에 대한 로열티가 큰 친구였다"면서 "(그런 사정이 있는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무라인 별정직 공무원들의 집무 공간은 시장·부시장과 같은 서울시청 신청사 6층에 있다. 그래서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6층 사람들'로 통한다. 2011년 11월 박 전 시장 취임 뒤 여당과 시민사회단체 출신이 대거 '6층 사람들'로 기용됐다.

 

이들 정무라인에는 비서진을 포함해 20여명이 근무한다. 직급 별로 보면 정무라인 별정직 중에는 5급이 가장 많다.

 

〈UPI뉴스〉가 파악한 서울시장 비서실 근무 현황을 종합하면, 28명 중 1급 1명, 2급 1명, 4급(보좌관) 3명, 6급 4명, 7급 1명을 제외한 대부분(18명)이 5급 비서관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 중에서 '피해 호소인'의 호소를 들었다는 사람은 아무도 나오지 않고 있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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