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장 표지만 보여준 檢…채널A 기자 압수수색 위법"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7-27 08: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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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동재 측 영장 보여달라 했지만 거부
압수물 환부 신청 거부 시 준항고 신청 방침
검찰, 재항고 결정 불복·영장 재청구 고민 중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동재(35·구속) 전 채널A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수색한 검찰 처분이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최근 이 전 기자가 낸 '수사기관 처분에 대한 준항고'를 일부 인용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 노트북 1대를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준항고는 판사·검사·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하는 절차다.

이는 지난 4월 대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는 건 위법'이라며 첫 판례를 제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피의자 신분인 김모 씨가 '검찰 수사관이 압수수색 영장 표지만 보여주고 내용은 보여주지 않았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신청해 대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심을 받는 한동훈(47)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불기소 의견을 낸 당일 법원은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문제 삼은 셈이다.

김 판사는 "검찰의 처분은 피의자가 영장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는데도 수사기관이 영장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고 물건을 압수한 경우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4월 28일 이 전 기자의 주거지와 채널A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채널A의 압수수색은 소속 기자들의 반발로 일시 중지됐다.

이후 검찰은 5월 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채널A 관계자를 만나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를 건네받는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에 이 전 기자는 5월 22일 압수물 포렌식에 참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했다가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압수된 데 반발하며 준항고를 신청했다.

법원은 압수물 반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 전 기자 측은 27일 수사팀에 '압수물인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돌려달라'는 반환 요청과 함께 압수물을 포렌식한 자료들도 삭제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 측은 만약 수사팀이 거부할 경우 '압수물 환부 거부' 조치에 대해 준항고를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서울중앙지검은 법원의 재항고 결정에 불복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일단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이 전 기자에게 돌려준 뒤,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법도 이론적으론 가능하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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