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차 임금협상도 실패…현대중공업 노사 '네 탓' 공방 치열

김혜란 / 기사승인 : 2020-07-31 15: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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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소식지에 담화문까지…한영석 사장, 코로나 위기 극복 강조
노조 "양측 갈등은 정몽준-정기선 세습경영에 치중한 결과" 반격
2019년 임금협상을 해를 넘겨 일 년 넘게 끌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여름휴가 전 타결에 실패했다. 양측은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여론전에 나섰다.

▲ 현대중공업 조선소의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은 여름 휴가를 하루 앞둔 31일 사내 소식지를 내고 "모두가 바라는 휴가 전 임협 타결을 이뤄내지 못해 안타깝다"며 "회사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명백한 불법 행위를 제외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에 임했는데 노조는 거부했다"며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노조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 역시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소식지를 내고 "현안은 회사가 만든 것인데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앞서 지난해 5월 노조의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반대 파업에서 불거진 폭력 사태로 징계한 해고자 4명 중 일부에 대해 경중을 따져 재입사를 협의하겠다며 절충안을 내놨다. 파업 지속 참가 조합원 1400여 명에 대해 인사나 급여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사측은 또 노조의 주주총회장(한마음회관) 파손과 생산 손실 유발 등으로 추산했던 90억 원 상당 재산피해 중 10억 원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법인분할에 반대해 파업에 참여한 것을 두고 무더기 징계한 것은 명백한 노동 탄압이므로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오히려 지방노동위원회 부당징계 구제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노조는 노사 간의 갈등에 대해 "이 모든 참상은 현대중공업 그룹이 정몽준·정기선 세습경영에 치중하느라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서 총수일가의 배를 불리는 만행"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노사 충돌로 생긴 상호 간 고소·고발 철회, 파업 대오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과도하게 징계한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손해배상 금액을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조합비로 감당하기 어려운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한영석 사장 명의의 담화문도 내놨다. 한 사장은 "휴가 전 2019년 임금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과를 만들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휴가 이후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또 "코로나19 사태로 수주 물량 급감 충격이 이미 시작됐으며 향후 그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직 미래를 위해 노사 모두 한곳을 바라보고 함께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며 "그 중 가장 큰 일은 2017년 4월,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를 현대중공업에서 분리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장은 "이 조치를 이행하지 못했다면 경영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다"며 "사업분할 회사에 차입금을 배분함으로써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현대중공업 노사는 예정됐던 63차 본교섭에 나섰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은 다음 달 3일부터 13일까지 단체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8월 14일에 연·월차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임시공휴일인 17일을 포함해 최대 17일간의 긴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다.

노사는 그동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주 2차례 교섭을 갖고 접점 찾기를 시도해 왔다. 지난해 5월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1년 3개월 가까이 60여 차례 교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U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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