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PS "대통령이 이런 얘기 했으면 좋겠어요"

김당 / 기사승인 : 2020-08-23 1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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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딱지 붙이기 전쟁'…판사 해임 국민청원 24만명 넘어
민주당 일부 의원, 코로나 재확산에 "판사 새X가 국정농단"
주호영∙하태경 "전광훈 방역방해죄"…"방해 1호는 이해찬"
진중권 "박주민·최강욱 또라이들, '박형순 금지법' 만들 수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진 가운데 8.15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판사를 해임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23일 오후 4시 현재 24만명을 넘어섰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법부를 공격하고 나섰다.

▲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8.15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판사를 해임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24만 명을 넘어섰다. [UPI뉴스 자료사진]


이에 야당 의원들도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에 대해 "공동선(善)에 반하는 무모한 일을 용서할 수 없으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비판 대열에 동참하는 등 특정인이나 세력에 '코로나 딱지'를 붙여 주도권을 잡으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 목사 등을 겨냥해 "방역을 방해하는 이들에 대해 단호히 법적 대응을 하고, 필요한 경우 현행범 체포나 구속영장청구 등을 통한 엄정한 법집행을 보여달라"며 "평소와 달리 위기상황에서는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걸 국민에게 꼭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 코로나 재확산에 광복절 집회 허용한 '법원 탓'

민주당 의원들이 법원을 공격하는 것은 전광훈 목사가 참여한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한 통로가 된 것으로 알려지자, 법원이 서울시의 광복절 집회 금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코로나 재확산의 '원인 제공'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광복절 집회를 신청한 보수단체 '국가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서울시가 집회 금지를 통보하자 13일 금지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는 14일 "방역수칙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집회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이후 논란이 일자 20일 이례적으로 이 인용 결정문 전문(全文)을 공개했다. 한편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법원의 집회 허용 결정이) 지난 8개월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이는 코로나 대응 시국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광화문 한 복판에서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해준 판사는 해임 혹은 탄핵을 청원한다"고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 8.15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판사의 해임·탄핵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 국민청원은 23일 오후 4시 현재 242,841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22일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형순 판사 등을 겨냥해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X)'라고 한다"며 "그런 사람들이 판사봉을 잡고 또 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판사의 판결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원욱 의원 '박형순 금지법' 대표발의

실제로 이 의원은 이날 광복절 집회 금지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준 판사의 이름을 딴 집시법과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박형순 금지법'이라는 이름을 붙여 발의했다. 감염병예방법상 교통 차단 또는 집회 제한이 된 지역이거나 재난안전관리법상 재난 지역의 경우 집회·시위를 아예 금지시키고, 법원이 허용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집회·시위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시절 이원욱 의원(오른쪽)이 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현행 행정소송법은 실질적으로 재난 사태이거나 감염병 확산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관련 감염병 분야에 전문 지식이 없는 법관의 판단에 일임하고 있는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와 관련한 집행정지 사건에 있어서는 해당 질병 관리 기관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도록 규정하여 보다 합리적인 법원의 결정을 도출하고자 한다"(안 제23조제7항 신설)고 밝혀 '박형순 금지법'임을 분명히 못박았다.

또한 집시법 개정 제안 이유에서도 "국가 재난 상황이어서 신속한 재난 복구를 위해 사회적 질서 유지가 더 시급한 경우이거나 불특정 다수의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내려진 경우에도 (집회 및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에 이를 신설하여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통해서 허용되도록 하고자 한다"(안 제5조제3호 신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두 법률 개정안에는 같은 당의 강병원∙김민기∙김영진∙김철민∙윤후덕∙장경태∙전용기∙정춘숙∙최종윤∙황희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법리와 논거를 떠나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공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초래되었다면 먼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먼저"라며 "법원의 논리는 국민의 머리 위에 있는가. 최소한 국민 앞에 송구한 기색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법원을 비판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이서 헌법상 집회를 원천 금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논리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 의원은 "헌법의 이름으로 국민을 위험에 내모는 것은 정말 잘못된 논리"라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사법부의 진정 어린 반성이 없는 한 국민은 법원의 오만한 태도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하태경 "전광훈 방역 방해죄 구속해야"…"방역방해 1호는 이해찬"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상대에게 '코로나 딱지'를 붙여 희생양을 삼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주도권 싸움은 야당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 미래통합당 주호영(오른쪽) 원내대표, 하태경 의원이 지난달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박지원 국정원장 청문자문단' 첫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8.15 광화문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석한 전광훈 목사에 대해 "공동선(善)에 반하는 무모한 일을 용서할 수 없으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22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분들 주장이 우리 당 판단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앞으로 이들과는 더 확실히 선을 긋겠다. 우리가 다가가야 할 것은 전체 국민의 생각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전 목사에 대해 "확진 판정을 받고 구급차에 타서도 마스크를 내린 채, 휴대전화를 보며 웃는 사진은 정말 못마땅했다"며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앞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역 방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구속한다고 했다"며 "전광훈 목사를 '방역 방해죄'로 구속해야 한다. 지금처럼 엄중한 시국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 의원은 "문제는 방역 기강을 먼저 무너뜨린 것은 친문"이고 "방역방해 1호 사건은 박원순 분향소"라며 "방역방해죄 구속 1호는 이해찬이고, 2호는 전광훈"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 시국에 시청광장 분향소는 당연히 불법이고, 이 불법 박원순 분향소를 주도한 사람은 장례위원장 이해찬 대표"라는 것이다.

 

진중권 "법률적 판단이 정치적 판단에 휘둘리는 것 우려스러워"

이처럼 정치권이 코로나 재확산의 책임을 두고 공방을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법률적 판단이 정치적 판단에 휘둘리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끈다. 진 전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화문 집회를 허용했다고 판사를 해임하라는 청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제약할 때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집회 신청) 10건 중에서 8건은 기각했고, 2건을 허용한 것으로 안다. 판사는 나머지 8건과 그 두 건에서는 집회를 금지해야 할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 허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판결을 내릴 당시 대형집회로 인한 집단감염 사태는 아직 보고된 예가 없었다"며 "설사 예상했다 하더라도 그 추상적 가능성이 헌법적 권리를 제약할 법적 근거는 되지 못 한다"고 했다. 이어 "그게 법의 한계이다. 그리고 장점이기도 하다"며 "만약 '비상' 사태라고 권력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게 놔둔다면, 바로 독재가 되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청와대를 향한 판사의 해임청원은 결국 행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해야 한다는 요구"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3권분립의 원칙을 거스르는 발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중의 집단행동으로 사법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 가지 걸리는 것은 판사의 이름을 건 금지법"이라며 "민주당 의원들 중에는 박주민·김용민·김남국, 당은 다르지만 최강욱 등 함량이 좀 모자라는 의원들이 다수 있다. 대깨문들 지지 받겠다고 이 또라이들이 정말 그런 법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했다.

 

진중권의 PS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진 전 교수는 또한 "소모임은 몰라도 주일에 대면예배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며 "식당, 카페, 레스토랑, 해수욕장 등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도록 허용하면서, 유독 교회에만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그들의 반론은 꽤 합리적이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주일예배에 한해서는 명령을 '권고' 수준으로 낮추고, 굳이 대면예배를 고집한다면(소수일 거라 보지만), 당국의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도록 도와주고 꼼꼼히 감독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의 민주적 해결방식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교회모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보도를 접하면, 나 역시 입에서 욕부터 튀어나온다"면서 "'아, 혐오와 차별이 이렇게 시작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에 바로 반성을 했다"고도 적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위기는 혐오와 차별, 분노의 선동이 아니라 오직 존중과 이해, 상호협력을 통해서만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적어도 이 위기 앞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ps.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끝맺었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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