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發 검찰개혁 시계 빨라진다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8-28 16:59:03
  • -
  • +
  • 인쇄
취임 후 고위직·중간간부·평검사 인사 마무리
특수통 중심에서 형사·공판 우대로 변화 모색
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가속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각각 두 번에 걸친 고위직과 중간간부, 평검사 인사가 마무리됐다.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가 집중되는 기조를 바꾸겠다는 추 장관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인사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중심으로 한 검찰개혁이 직제개편에 따른 검찰 인사로 이어지며 가속화할 전망이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추 장관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금까지 한 두 건의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돼 왔다면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속에 자긍심과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를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선 형사부 검사들도 민생사건을 한 달에 많게는 200건이 넘고 적게 잡아도 150건씩 처리하면서 많은 고충을 느끼고 있다"라며 "새내기 검사 김홍영이 희망과 의욕을 포기한채 좌절과 절망을 남기고 떠난 것을 그저 개인의 불운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당연시 여겨온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전날(27일) 고검검사급 검사 585명, 일반검사 45명 등 검사 630명에 대한 인사를 내달 3일자로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추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10개 특수부를 6개 반부패수사부로 축소했고, 올해 1월엔 직접수사 부서 13개를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직제개편을 추진했다. 이번에도 인사에 앞서 대검찰청 내 주요 보직을 없애고 직접수사 총량을 더욱 줄이는 식의 직제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추 장관 취임 뒤 유지돼 온 형사·공판부 경력 우대 기조는 검찰개혁과 맥을 같이 한다. 추 장관은 그동안 검찰개혁에 속도를 올리며 검찰의 직제개편,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따른 형사·공판부 기능을 강화해왔다.

이 같은 방침 속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한 특수통 검사들은 주요 보직에서 배제됐다.

앞선 고위급 인사에서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박찬호 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신자용 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신봉수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 3차장, 고형곤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이 지난 고위급 인사에서 좌천됐다.

특히 직제개편과 맞물린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선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자리가 모두 교체됐다.

반년 넘게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지검장과 손발을 맞춰온 김욱준(48·28기) 4차장이 1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 장관의 소통창구 역할을 맡아온 구자현(50·29기) 법무부 대변인이 3차장이 됐다.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의 영향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달리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해온 권순정 대검찰청 대변인은 유임 신청을 했지만, 전주지검 차장검사로 전보됐다. 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차장검사급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공공수사부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부 과학수사기획관 자리는 직제개편으로 사라졌다.

그나마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은 남았는데, 해당 직책은 이번에 부장검사급도 올 수 있는 수사정보담당관으로 격하됐다. 또 손 정책관과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김영일 수사정보1담당관은 제주지검으로, 성상욱 수사정보2담당관은 고양지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추 장관이 검찰 인사를 통해 그동안 각종 승진에서 기득권을 차지했던 특수통 검사에 대한 견제를 마무리 한 만큼,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정부의 검찰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추 장관이 직제개편과 인사를 통해 그동안 검찰 내 뿌리 깊게 박혀 있던 특수통 검사의 승진 우대 기류를 바꿨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에 매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직제개편에 따른 인사 단행에 대한 내부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느냐는 향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번 중간간부 인사 발표 직후 김우석 전주지검 정읍지청장과 이재승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 신승희 인천지검 형사2부장, 김세한 안양지청 형사2부장 등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앞서 인사 전에는 '돈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됐던 이선욱 춘천지검 차장검사와 전성원 부천지청장,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이건령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 등 7명도 옷을 벗었다.

검찰 안팎에서 줄사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형사·공판부 우대가 실제로 이뤄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2021. 1. 22. 0시 기준
74262
1328
6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