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연봉 1억?…"말도 안 되는 위험한 얘기"

황두현 / 기사승인 : 2020-09-03 16: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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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쿠팡이츠 라이더 하루 58만 원 수입…상위 15인 35만 원 ↑
라이더유니온 "주말·할증 포함 극소수…평일에는 배달료도 못 받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배달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배달원(라이더) '연봉 1억'설까지 회자한다.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 유니온'이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에 나섰다. 특수한 상황일 뿐인 극소수 수익이 강조되면서 라이더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이 3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디어데모스·라이더유니온 제공]

지난달 마지막주 주말인 29일. 쿠팡이츠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소속 한 라이더는 그날 하루 58만5700원의 수입을 올렸다. 강남, 서초, 송파구 라이더중 최고 수입이었다. 당일 강남구에서 수입 5위는 46만 원이었다. "배달원 연봉 1억 원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가 회자하는 이유다.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봉 1억'설에 대해 "자기착취를 부르는 상당히 위험한 얘기"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업계에 진출한 이들이 고수익을 위해 장시간, 무리한 주행을 벌이면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며 "신규 라이더 다수는 조급하게 업무를 시작하면서 첫날 또는 보름 안에 첫 사고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위 15명의 수익을 두고 1억 원이라고 말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이마저도 주말이나 우천할증 등이 붙은 요금으로 매일 지급되는 게 아닌데다, 평일에는 콜수가 없어 배달료를 제대로 못 받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쿠팡이츠는 오후 6시 이후 픽업·배달·피크타임 보너스 등의 할증 요금을 배달원에게 제공한다. 우천 시에는 위험수당 격으로 추가금도 지불한다. 가령 평일 저녁 종로구의 건당 배달요금은 9300원이지만 비가 오면 1만3300원으로 늘어난다. 고수익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악천후에 더 많은 배달을 해야 한다.

배달원 A 씨는 "물리적으로 한 시간에 할 수 있는 배달량의 한계가 있다"며 "평소 100건의 주문이 피크타임에는 400건까지 늘어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100개 배달하던 사람이 150개를 할 수는 없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게다가 쿠팡이츠의 수수료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배달업 종사자 규모는 13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나머지 배달업체 소속 라이더는 건당 평균 35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여기서 배달앱사와 대행사에 몇백원의 수수료를 내고 실제수익은 3000원가량에 그친다. 게다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은 2500~3000원대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배달대행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이 수수료마저도 내려가고 있다. 이를테면 3500원에 배달수수료를 지급하는 음식점에 신생 업체가 3000원에 배달대행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식이다. 

라이더 유니온은 "경쟁 과열로 제주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료가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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