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배달원 연봉 1억說, 쿠팡이츠와 배민 과다경쟁 때문"

황두현 / 기사승인 : 2020-09-03 20: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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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1건 당 1~2만 원 지급…배민, AI시스템 이용시 인센티브
현직 배달원 "실제 수수료 3500~4000원…지방은 더 열악"
라이더유니온 "산재보험·안전배달료, 자리잡아야"
'배달원의 연봉이 1억 원을 넘었다'는 주장에 라이더 유니온은 강하게 반박하며,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의 과도한 경쟁이 이런 오해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시장 평균 가격을 뛰어넘는 과도한 프로모션을 하면서 라이더의 과도한 업무를 부추겼고, 여기서 고수입을 올린 일부 라이더의 사례가 부각됐다는 것이다.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은 "배달 수수료가 높은 건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의 경쟁 때문이기도 하다"며 "전반적인 배달산업 구조의 배달료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일부 플랫폼사만 가능하고 동네배달업체는 (수수료 인상)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이 지난 6월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이츠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배달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자체 배달원인 배민라이더스와 요기요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두 곳은 시장 점유율 1, 2위 업체다. 여기에 작년 8월 쿠팡이 쿠팡이츠를 출범하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

기존의 배달수수료 체계는 건당 3500원 내외를 지급하는 구조였다. 자연스레 라이더들은 '시간효율'을 높이기 위해 한 번에 여러 건의 배달을 했고, 배달지연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쿠팡이츠는 수수료를 높게 주는 대신 한 번에 한 주문한 배달하도록 하는 '1:1 배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를테면 9월 2일 강남구의 기본배달료는 8000원인데 비가오면 1만 원으로 뛴다. 저녁 6시 이후 발생하는 피크타임 보너스와 배달할증을 포함하면 최대 1만2500원에 이른다. 시간과 동선이 늘어나면 수수료도 더 오른다. 타 업체의 3~4배에 이르는 액수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소비자들에게는 할인을 많이 제공하고 라이더에게도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이에 질세라 인공지능(AI)을 통해 라이더의 동선을 파악하고 주문을 배정해주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라이더들이 직접 주문(콜)을 받게하는 대신 효율적인 업무 동선을 제시해준다는 취지였다. AI 시스템 이용 시 라이더에게 주는 수수료도 높였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A 씨는 "AI 시스템 도입 이후 수입이 1.5~2배 정도 많아졌다"면서도 "자체적으로 판단해 AI 배차를 거절하면 다음 주문이 지연되거나 프로모션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라이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형업체나 지역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는 꿈같은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근무 중인 배달원은 13만 명 정도로 이 중 대형업체가 직접 고용한 라이더는 1만 명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더 B 씨는 "서울지역의 평균 수수료는 3500~4000원 사이로 그나마 돈을 많이 주는 편"이라며 "지방은 3000원 정도인 데다가 대행사나 배달앱 업체에 수수료를 내면 2300~2400원밖에 못 가져간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런 점유율 경쟁에도 라이더 보호에는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1년간 안전사고를 당한 라이더 비율은 38.9%였다. 하지만 라이더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0.4%에 불과했다.

라이더 유니온 관계자는 "쿠팡은 (소속 라이더의) 산재보험을 가입 해주지 않는다"며 "그나마 배달의민족은 100% 산재에 가입해 주고 있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라이더 유니온이 꼽은 대안은 '안전배달료'다. '안전운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본배달료'를 도입하자는 취지다. 기본급은 낮고 할증액이 많은 현재의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자는 것으로 대략 4000원 정도가 적정하다는 주장이다.

구교훈 라이더 유니온 기획팀장은 "화물자동차 운전노동자이 과속 ·과적을 줄이면서도 적정운임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안전운임제도'를 만든 것과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U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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