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손실보전, 왜" vs "오히려 혈세 지키기"…뉴딜펀드 논란

양동훈 / 기사승인 : 2020-09-04 16: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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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인 정부 출자분으로 투자자 손실 보전해선 안돼"
"세금 투입해야 할 국책 사업에 펀드로 민간자본 유치"
정부의 뉴딜펀드는 투자 원금이 사실상 보장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원금보장을 명시하지는 않지만 사후적으로 원금이 보장될 수 있는 성격"이라고 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출자한 7조 원에 민간 자금 13조 원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조성되는데, 이중 정부가 10% 이상을 후순위로 출자해 투자손실을 우선적으로 떠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00억 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가 있다면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은 평균 350억 원을 출자한다. 이 중 정부 출자분은 100억 원 이상으로 구성되고, 손실이 정부 출자분 이내일 경우 민간 투자자들은 원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펀드에서 손실이 날 경우 결국 혈세로 민간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셈이다. '모든'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일부' 투자자 손실을 메워주는 구조인 거다. '혈세 투입 논란'이 불가피한 이유다.

"뭐가 문제냐"는 반론이 만만찮다. "뉴딜사업을 추진하려면 어차피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 펀드에 정부가 일부 출자하는 것은 신용보강을 통해 민간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것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거다.

특히 민자유치사업에 정부가 35%를 출자한 것과 펀드에 후순위로 출자한 것은 차이가 없고, 투자유치를 위해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보다는 원금보장 효과를 갖도록 하는 것이 '혈세'를 지키는데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형 뉴딜펀드로 시중 부동자금이 유치될 경우 초저금리로 인한 부동산시장 과열 등 부작용을 해소하는 부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투자 손실 혈세로 메워주는 방식…자본시장 원리 어긋나

정부 출자분은 결국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투자 손실을 혈세로 메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투자한 사람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투자하지 않은 다수 국민이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3일 오전 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민자사업이 손실을 볼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자들의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위험 없이 추가 수익 없다는 자본시장의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무리 공공기관 등에 투자한다 해도 손해가 날 가능성이 있는데 그 부분을 세금으로 메워주는 구조"라며 "차라리 국채를 더 발행해서 엄격하게 채무를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세금 투입되는 국책 사업…정부 출자는 민자유치 위한 장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뉴딜 펀드는) 원금 보장이 아니라 '원금보장형'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실적배당형'인데 정부가 1차적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라며 "(사업이나 투자에서) 손실이 생길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고 이런 방식으로 설계했다는 자체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업에 어떤 식으로 예산을 편성할지는 행정부의 권한"이라며 "어차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은 많은데 그것이 펀드 형태라고 해서 다른 사업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혈세 보전 여부가 아니라 사업의 지속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있다며 "한국형 뉴딜은 5~10년 이상 장기간으로 가는 사업인데, 집권 정당이나 국회 구성이 바뀌더라도 정부가 끝까지 책임을 져 줄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U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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