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보도에 '깜놀'했나…김여정 한달 넘도록 모습 안 보여

김광호 / 기사승인 : 2020-09-04 1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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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은든 후 7차례 공개활동과 대조
"내치 집중 상황서 나설 일 없어" 분석도

최근 국가정보원이 '사실상 2인자'라고 보고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 달여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각종 주요 회의에 참석해 곁에서 보필하던 모습이 자주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해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AP 뉴시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7월 말로 알려져있다. 7월 27일 자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전협정체결일 67주년을 맞아 군 주요 지휘관들에게 권총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날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옆에서 보필하는 모습이었다.

그 다음 날인 7월 2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전날 평양의 '전국 노병대회' 소식에서도 김 제1부부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이후 8월 한 달간 김여정은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특히 정치국 후보위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5일 열린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한동안 잠행을 이어가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7차례의 공개활동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북한 노동신문의 8월 한 달 간 보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한 달 간 모두 7차례의 공개활동을 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공개활동이 총 20차례였던 것과 비교해 볼 때 8월 들어 그 횟수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늘어난 반면 김 제1부부장이 종적을 감춘 것과 관련해 김여정의 '후계자'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달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여정이 '사실상 2인자'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해외 언론들 또한 김 제1부부장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어 김 위원장이 그의 대외활동을 제한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인자', '후계자' 등으로 거론된 그가 김 위원장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모습을 감춘 것으로도 보고 있다. 미국이나 남한 등 외부 세계로부터 2인자나 후계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김여정 스스로가 자중한다는 것이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김 부부장이 한 달 넘게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는데, 김여정 부부장이 두각을 나타내는 게 정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오후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에서 군 주요 지휘성원들에게 백두산 기념권총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오른쪽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그를 보좌하고 있다. [AP 뉴시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이자 유일한 혈육인 김 제1부부장을 '정적'으로 여기거나 제거 대상으로 여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여정뿐 아니라 현송월과 김 위원장의 배우자 리설주 여사도 공식석상에 드러나지 않자 신변이상, 출산, 숙청 등 잠적설이 나왔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숙청됐다고 알려진 김정은 고모 김경희도 6년 만에 나타나 국내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여정의 잠적 당시에도 '문책성' 잠적이냐 '휴양'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6개월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제1부부장의 신변이나 지위에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그가 향후 남북, 북미관계 등 대외정책에 힘을 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위원장의 수행 업무보다는 대남·대미 관계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느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시점에서 북한은 코로나19와 수해 피해로 인해 내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대남과 대미 분야를 총괄하는 김여정은 나설 일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더욱이 최고지도자 중심의 유일 영도체제인 북한에서 아무리 동생이라 하더라도 후계자 운운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자신뿐 아니라 최고지도자에게도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그런 점을 김 제1부부장 자신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자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 교수는 "적어도 김여정이 김정은의 현지지도나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식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1월 예정된 당 대회 등을 전후해 새로운 대미·대남 정책이 나온다면 그쯤 다시 그의 위상과 역할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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