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전체주의·폭정' 언급 0번…180도 달라진 주호영 연설

남궁소정 / 기사승인 : 2020-09-08 15: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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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만 5번 언급했던 7월 대표연설과 차이
부정단어보다 '상생·겸손' 등 긍정단어 다수
"협치의 시간…민주, 남 탓과 편가르기 그만"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참으로 의미 있는 제안이다. 국가적 위기 순간에 정치권은 국민을 통합하고 협치해야 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온 말이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연대와 협치를 강조하기 위해 꺼내든 '우분투' 이야기에 답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지금은 협치가 요구되는 시간"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다만, "상생과 협치는 힘 있는 자의 양보와 타협에서 시작된다"라며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늘 말로는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를 해왔다"라며 "협치와 소통은 국가 위기 극복에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연설 내내 차분한 태도로 한층 '톤 다운'된 언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독재' '전체주의' 파탄'과 같은 격한 부정적 표현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협치' '상생' '겸손'과 같은 긍정적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주 원내대표는 불과 두 달 전인 7월 2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도덕적으로 파탄난 전체주의 정권'이라며 '독재'만 5번 언급했지만, 이날은 "이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은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파괴했다는 사실이다"라며 한층 톤을 낮췄다.

아울러 7월에는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겸손'이라는 단어를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는 국민 앞에, 권력 앞에, 세월 앞에, 조금 더 겸손해야 한다"라며 "하늘의 그물은 놓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는 '공정'과 '정의'가 그 핵심 가치다"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의실 문재인 대통령 뒤편에는 '나라답게 정의롭게'라는 문구가 보인다"며 "과연 지금 나라답게 하고 있나, 정의롭게 하고 있나. 그걸 본 국민들은 '정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조소한다"라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해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트로트 가수 영탁의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차용한 것이다. "문재인-민주당 정권의 폭정을 막아낼 힘은 결국 우리 국민들 밖에 없다"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던 과거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전통적인 야당 연설처럼 대통령과 여당 비판에 연설 대부분을 할애했지만 '비난 일색'이라는 지적을 받은 7월 연설과 달리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고 예측가능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겠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과 고령자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주택을 공급하겠다"라며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수요가 많은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겪는 국민을 위로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얼마나 불안한가, 얼마나 힘드시나"라며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와 연이은 수해, 태풍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큰 위로와 함께 조금 더 견뎌 이겨내자는 말씀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 대응책으로 '전국민 자가진단키트 보급'을 꺼내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자가진단키트를 병행 사용하는 것이 선제적 코로나 방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리의 생산능력으로 한 달에 무려 4억 개까지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어 한두 달 안에 전 국민에 대한 검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정부 여당에 날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윤미향 의원의 정의연 기금 횡령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범죄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휴가' 특혜 의혹 등을 나열하며 법치주의 파괴를 경고하고 국회 차원의 '공정 사법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도 뻔뻔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추미애 장관에게 잘못된 검찰 인사를 시정하라고 지시하고, 제대로 수사하라고 법무부와 장관에 명령해 주시라"고 대통령에 요청했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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