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대형사 '따라하기'…화물 사업 강화 잘 될까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9-09 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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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타개책 일환…대한항공처럼 '화물 흑자' 낼까 관심
진에어, 좌석 뜯어내 화물기로…티웨이 "화물 사업 준비 중"
여객 대부분인 사업 구조 변경과 뒤늦은 시장 개척은 부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항공사(FS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물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코로나19로 여객 운송 부문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화물 사업 강화로 실적 방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으로 2분기 깜짝 실적을 낸 바 있어 LCC들의 '화물 사업 도전'에도 기대가 모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에어는 10월 중순 여객기로 사용되고 있는 B777-200ER 1대를 개조해 국내 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 진에어 B777-200ER 항공기 [진에어 제공]


진에어 관계자는 "B777-200ER 화물 전용기 전환은 어려운 경영 환경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수익원 확보 전략 중 하나"라며 "화물 사업을 강화해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항공기는 우선 다음 달 추석 연휴까지 여객 운송에 투입되며, 이후 기내 좌석을 철거하고 안전 설비를 장착하는 등 개조 작업에 들어간다. 구체적인 운영 시점은 국토교통부 승인 단계 등 작업 진행 일정을 고려해 최종 확정된다.

LCC는 그동안 운용하는 항공기의 크기가 작아 화물 사업에 진입하기 어려웠다. 항공기 크기가 작으면 화물을 실을 공간이 없어 돈이 될 만큼 충분히 화물을 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등이 운용 중인 대형기종은 컨테이너가 들어가는 칸이 따로 있지만, LCC들이 운용 중인 소형기에는 이러한 공간이 없다.

게다가 돈이 되는 화물은 대부분 장거리 노선에 몰려 있다는 점도 LCC가 화물 사업에 도전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LCC들이 보유한 항공기로는 장거리를 운항하지 못해, 긴급 의료품 등 고수익·장거리 화물을 적재할 수 없다. 결국 LCC들은 승객들을 태운 여객기 하단부 남는 공간에 소량의 화물을 적재하는 방식으로만 화물 사업을 해왔다.

진에어가 화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LCC 중에서 유일하게 중대형기인 B777-200ER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대부분 LCC는 소형기인 B737-800을 주력기로 사용하고 있다. B777-200ER 기종은 B737-800과는 달리 화물칸 내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하고 약 15톤 규모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특히 화물 전용기로 전환되면 탑재 규모가 10톤가량 늘어나 25톤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대한항공이 화물 전용기로 사용 중인 B777-300ER의 화물 적재량(약 33톤)에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진에어는 B777-200ER 총 4대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3대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할 지는 시장 상황 등에 따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진에어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장거리 노선 운항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중대형기를 도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최대 하와이 노선까지 운항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LCC의 주무대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이며 최장거리 노선은 괌 정도였다.

▲ 우리나라와 괌, 하와이 사이 거리. 빨간 표시가 괌이고 파란 표시는 하와이다. [구글맵 캡처]


진에어 외에는 티웨이항공이 화물 사업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순 없지만, 화물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다"면서 "우선 국토부의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CC들의 화물 사업 강화가 실제 실적 견인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화물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낮은 데다, 대한항공 등 FSC처럼 영업 인프라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에어의 올해 상반기 화물실적은 21억8200만 원으로 전체 매출 중 1.3%에 불과하다. 티웨이 측은 "화물 관련 실적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들이 화물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DHL, FEDEX, UPS 등 기존 사업자들을 뚫고 들어가야한다. 대한항공은 오랫동안 화물 영업을 해오면서 고정 고객을 많이 확보했지만, LCC들은 이제 새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라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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