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포트폴리오 조정…군살 빼고, 먹거리 찾고

황두현 / 기사승인 : 2020-09-16 18: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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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계열사 이커머스 진출·본사 매각 '재무구조 개선' 추진
CJ푸드빌, 투썸·뚜레쥬르 이어 생산공장 처분…'사업 철수설' 일축
농심·한국야쿠르트 e스포츠 진출…하이트진로, 스타트업 발굴 나서
식품기업들이 이커머스, e스포츠 등 신사업 투자에 나서는 동시에 비수익 사업 정리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이다. 

종합식품사업을 영위하는 대상그룹은 최근 이커머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100% 자회사 디에스앤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100LABS(일공공랩스)'를 출시했다.

▲ 서울 신설동에 위치한 대상주식회사 본사 건물 [대상 제공]

식품 기업의 노하우를 활용함과 동시에 급성장한 비대면 쇼핑 시장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지난해 국내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4조58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을 비롯한 패션 분야의 성장세가 높았다.

이에 주력 사업을 통해 보유한 바이오 기술력을 바탕으로, 뷰티사업과의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일공공랩스도 런칭과 동시에 스킨케어 브랜드 '엄마의목욕탕레시피'와 '쌀롱드리' 등을 선보였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홀딩스의 핵심 계열사인 대상은 지난 7월 본사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47년간 머물던 서울 신설동 사옥을 매각하고, 서울 상봉동과 광화문 등에 분산된 타 계열사와 부서를 통합할 그룹 본사를 물색 중이다. 

사옥 매각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밝힌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상은 미니스톱 지분과 용인 물류센터도 지분도 매각한 바 있다.

대상 관계자는 "일공공랩스는 100가지 프로젝트라는 의미를 담은 만큼 뷰티 분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제품을 총망라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본사 이전 계획은 내년쯤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상과 달리 CJ푸드빌은 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군살 빼기에 나섰다. 회사의 주축 사업인 베이커리 부문을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CJ푸드빌 본사 전경 [CJ푸드빌 제공]

CJ푸드빌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레스토랑간편식(RMR) 생산처인 충북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양도하기로 했다. 앞서 진천공장 부지를 매각한 데 이어 공장마저 넘기면서 사실상 생산시설을 모두 정리한 것이다.

진천 외에도 음성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곳은 매각을 추진 중인 뚜레쥬르 제품의 생산처다. 즉 뚜레쥬르의 운명에 따라 음성공장도 철수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현재 뚜레쥬르는 주관사 선정 및 예비입찰을 진행하는 등 매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올 7월에는 잔여 지분 15%도 넘기면서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뗐다.

계속된 실적 악화로 사업 재구조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2017년 1조4275억 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소폭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0배 이상 늘어 434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뚜레쥬르가 매각되면 CJ푸드빌은 빕스, 더플레이스 등 외식업만을 영위하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업황 전망마저 어두워 일각에서는 사업 '철수설'도 나온다. 

CJ푸드빌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사업 매각 및 철수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었는 설명이다. 외식사업 침체로 다수의 비수익 매장을 정리했고, 실제로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전년보다 1/10가량으로 줄기도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진천공장 매각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 차원에서 진행했다"며 "자산 양도에 따른 재원은 외식 사업 성장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본 사업과 무관한 곳에 눈을 돌린 곳도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단 '팀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며 e스포츠에 진출했다. 2030 청년층 주목도가 높은 온라인게임을 통해 국내외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심산이다.

▲ 농심 본사 전경 [농심 제공]

리그오브레전드는 전 세계 동시 시청자가 수천만 명에 이르는 글로벌 게임으로, 프로게임단 운영은 인지도 대비 투자비는 낮은 '고효율 마케팅'으로 불린다.

이에 한국야쿠르트, 롯데제과 등도 네이밍 파트너십, 광고모델 선정 등으로 e스포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 푸드 플랫폼 기업 '식탁이 있는 삶(브랜드명 퍼밀)'에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라 퍼밀의 시장성을 높게 봤다"는 이유다.

유망 스타트업 발굴의 일환이다. 지난 5월에는 간편식 기업 '아빠컴퍼니', '스마트홈 기업 '이디연' 등과 투자 협약을 맺는 등 올해에만 네 번째다. 

조직문화가 보수적인 식품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의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른바 '언택트 경제'가 확산하면서 신사업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평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진출이나 사업 구조 개편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업종에 비해 새로운 도전에 보수적인 식품업계도 비대면 소비 확산 추세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U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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