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코로나로 임금 줄고 돌봄 늘어…공적 지원 필요"

권라영 / 기사승인 : 2020-09-17 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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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36.5% 소득 감소…돌봄은 전체의 73.5% 담당해
"대면 여성집중 업종 일자리 크게 감소…지원 정책 없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많은 이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돌봄의 재가족화로 인해 가정에서 돌봄노동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여성 노동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코로나19 위기가 여성의 임금노동과 돌봄노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난 5~6월에 걸쳐 한 달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6일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성평등 노동으로'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웨비나(웹세미나)' 형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이후 여성 36.5% 소득 감소

조사에 참여한 318명의 여성은 40대, 기혼자, 4인 가족이 많았다. 이들의 업종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직종은 사무종사자, 고용형태는 정규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후 임금노동 상태에 대해서는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10명 중 1명꼴로 실직 후 재취업한 사례도 있었다.

직장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불이익을 경험했냐는 질문에는 53.6%가 그렇다고 답했다. 불이익으로는 업무강도가 증가했다거나 무급휴업 강요, 재택근무 사용 불허, 연차휴가 사용 강요 등이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가구소득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49.4%, 본인 소득이 감소했다는 답은 36.5%였다. 이들의 소득은 월평균 310만 원에서 261만 원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돌봄노동 시간에 대해서는 56.3%가 증가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33.5%가 돌봄 노동을 혼자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전체 돌봄노동을 100%라고 가정했을 때 평균적으로 본인이 73.5%, 배우자가 14%를 분담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돌봄 부담으로 인해 일을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이들도 36.4%에 달했다.

▲ 전국여성노동조합 제공

"돌봄에 대한 발상 전환해야…돌봄뉴딜 필요"


김명숙 성평등노동 활동가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성집중 산업에서 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고 산업 자체가 힘겨운 상황인데, 그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또 "돌봄과 관련해서 새롭게 발상이 전환돼야 한다. 돌봄뉴딜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돌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됨을 경험하고 있는데, 재난 상황에서 공공돌봄은 오히려 더 필요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스템을 마련해 공적돌봄이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여성들이 일방적으로 돌봄 전담자의 역할을 하면서 여성에게만 책임이 주어졌는데, 돌봄은 모두가 하는 것"이라면서 "양질의 상호돌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성평등 노동으로'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제공]

"가족돌봄휴가 사용 장려 위해 제도 정비하자"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대표적인 대면 여성집중 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 교육서비스업은 계속해서 전년 동월대비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짚으면서 "이 업종을 지원하는 정책이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26만4000명 정도 증가했는데, 그중에 육아, 가사로 인해 비경제활동상태에 있다고 한 사람이 21만7000명으로 크게 늘었다"면서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비경제활동여성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크게 반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돌봄휴가, 재택근무를 장려했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람은 적으며 사업주에게 이러한 책임을 강력히 촉구하는 메시지도 부재하다"면서 "유급화와 사업주 장려금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공적돌봄시스템 있어야"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지난 20년간 발전해온 돌봄정책의 현주소가 코로나19를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면서 "돌봄이 정책으로 급격하게 발달하다 보니까 과도하게 민간 의존적이 돼 돌봄 당사자들이 구매자와 판매자로 만나게 된 상황으로,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돌봄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필수적인 노동인데, 이것이 앞으로 점점 더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가족구조가 이미 변화되고 있고, 여성취업도 확대되고, 고령화로 인해서 돌봄의존성이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여성이 해왔던 무급 돌봄에 대한 무임승차는 이제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공적돌봄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이제는 감염병과 상시적으로 살아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공적시스템을 무조건 셧다운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U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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