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퍼주기로 알던 의원들이 설명 듣고 확 바뀌더군요"

이원영 / 기사승인 : 2020-09-17 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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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계 상대로 민간 공공외교 앞장 KAPAC 최광철 대표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막대한 자원, 복수국적 앞당겨야"
"우리에겐 800만 명이란 해외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해외 한인들의 존재와 영향력을 인정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 강조되고 있는 공공외교에 해외동포들은 커다란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란 정부와 정부간의 '전통 외교'와 다르다. '외국 국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자국의 역사·전통·문화·예술·가치·정책·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증진시키고, 자국의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를 높여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높이는 외교활동'을 말한다.(위키백과)

공공외교 분야를 크게 문화·지식·정책 분야로 나눈다면 정책 분야 공공외교를 목표로 미국에서 주목할 활동을 펴고 있는 단체가 미주한인민주포럼(KAPAC:케이팩)이다. 최광철(55) 대표가 잠시 서울을 방문했다.
▲미국 정계에 한반도 평화 의제를 전파하고 있는 미주한인민주포럼(KAPAC) 최광철 대표.

KAPAC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향하는 미주 한인단체로 4년 전 출범, 현재 정규회원이 500여 명에 이르러 한인단체로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체로 성장했다.

"한국정부가 10년 전인 2010년을 공공외교의 원년으로 삼았으니 이 개념이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주제와 방향에서 정립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KAPAC은 미국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는 공공외교를 펴는 유일한 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정부 간에는 할 수 없는 일을 민간단체가 하고 있는 것이지요. 서서히 결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미국의 유대인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에이팩)의 예를 들었다. AIPAC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다. 가히 미국 정재계 인사들을 쥐락펴락한다는 소리를 듣는 단체다.  

"우리 민족이 단합이 잘 안된다고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분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은 모국 이스라엘의 이익과 안보에 관해서는 똘똘 뭉칩니다. 그것이 바로 유대인들의 힘이죠. 미국에 약 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AIPAC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죠. 재미 한인도 250만 명으로 우리도 뜻을 모으면 KAPAC을 그런 단체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깨어 있는 동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공공외교는 정부가 주체가 되었지만 앞으로는 의회든, 재외동포든 루트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재외동포들은 거주국에 살면서 투표권 등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인 동시에 모국이 있는 독특한 지위를 갖고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공공외교의 첨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생각이다.

KAPAC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면서 미국 의료체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던 지난 4월 미국 의료기관에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펼쳐 대단한 호응을 받았다. 이 캠페인엔 미 전역 한인단체, 한인교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해 3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모아 UCLA병원, 마틴루터킹병원, 시애틀 병원, 뉴욕 주지사실 등에 전달했다.
▲지난 4월 말 로스앤젤레스 UCLA 병원을 방문해 마스크를 전달하는 KAPAC 관계자들. 맨 오른쪽이 최광철 대표.<최광철 제공>

당시 미국 병원들에선 마스크 등 기초적인 방역 물품들이 크게 부족해 의료진들이 시위에 나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마스크를 전달한 것은 한인사회, 나아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최 대표는 자부했다.

"마스크를 기부하러 갔는데 UCLA병원 디렉터가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 코리안들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니 코로나를 반드시 이겨내겠다, 라며 감격하더군요. 이런 게 공공외교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뭉클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KAPAC는 지난해 연방의회를 상대로 개성공단 설명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 올해 북미이산가족상봉결의안이 연방의회에서 통과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북한포럼, 입양아시민권구제법안, 종전선언결의안 등을 발의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종전선언결의안은 차기 하원외교위원장의 유력한 후보인 브래드 셔먼 의원이 47번째로 서명하는 등 전망이 어둡지 않다고 한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북한지원 단체에서 북한에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KAPAC은 북한코로나방역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유니세프에 기금을 지원해 북한의 코로나 방역에 일조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을 북한에 대한 퍼주기로만 인식하고 있던 미국 의원들이 설명회에 참석하고 나서는 개성공단이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개방을 앞당기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인식이 180도로 달라지더군요. 이산가족문제의 시급함도 이야기를 해주면 절감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합니다. 재미동포들은 미국 의원들 입장에서 볼 때 유권자이고 후원자이고 아젠다 제시자 입니다. 이 3가지를 가진 동포들을 정치인들이 무시할 수 없지요. KAPAC은 이처럼 우리가 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안 하거나 못 했던 일들을 차근차근 해나갈 생각입니다."

최 대표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막대한 잠재력을 한국정부는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복수국적 부여 연령을 하향하는 등 모국과 동포의 간극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 돈과 시간을 써가면서 미국 대도시, 한국을 오가면서 바쁜 활동을 벌이는 그를 향해 일부에선 "한국에서 정치하려고 저런다"는 뒷말이 돌았단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한국 정치는 할 사람 많다. 미주한인으로서 할 일이 너무 많다. 더구나 나는 한국정치를 할 수 없는 미국 시민권자"라며 웃었다.

경희대 법대를 나와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MBA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민주평통 운영위원도 맡고 있다. 골프장에 쓰이는 용품을 수입, 공급하는 업체 '브라이트 라이트'를 경영하는 비즈니스맨이기도 하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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